헬로우, 관자 - 깊이 생각하고 빨리 결정하라
류예 지음, 하진이 옮김 / 미래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깊이 생각하고 빨리 결정하라'

  헬로우, 관자》를 읽었다. 큰 땅덩어리만큼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땅이라 중국이라는 나라를 흥미롭게 생각한다.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역시 역사나 영화같은 건 좋아한다. 중학교 1학년 때던가 고등학교 1학년때던가... 세계사를 배웠고 중국의 역사가 제일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중 고대 나라(은, 주나라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와 대륙통일을 한 진나라, 그 사이의 '제자백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때 선생님이 수업 때 이야기 하기는 큰 땅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 많은 이념과 사상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제자백가. 백가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百은 '일백'이라는 뜻이 있지만 '많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관자는... 잘 모르는 사람이다. 포숙아는 들어도 봤도 좀 알고 있는데, 관자(관중)은 그다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5가지 헬로우 시리즈중에서 관자를 선택해봤다. 탁월했던 것 같다. 게다가 책표지에도 '깊이 생각하고 빨리 결정하라'. 나는 행동보다 심사숙고라는 말을 좋아할 만큼 깊은 생각을 좋아한다.(기본적으로 철학적이다 하는 말과 친하지는 않지만)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일을 후회한 것도 미련을 가질 것도 틀린 가능성도 작기 때문에 좋아하고, 생각하는 것 만큼 잡아먹은 시간은 빠른 결정, 빠른 행동으로 커버하면 된다. 미리 다 앞일과 계획을 다 생각해놓고 짜놓으면 다 쉬운 일이다. (덧붙여 빨간색도 좋아한다! 표지의 글과 색깔이 벌써 반은 먹고 들어갔다.)

  이 책의 내용 자체는 좀 지루한 감이 있다. 끝부분에서는 이야기가 다소 반복되는 감이 된다. 나도 모르게 끝부분에 가서는 책이 후닥닥 넘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책 구성이 참 독특하다. 내용이 아니라 구성이 읽는데 지루함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주제를 관자의 말(한문)로 표현하고 해석을 단다. 그리고 이 말에 맞는 관자가 있었던 시대의 일을 사례로 든다. 이때 보통 관자와 포숙아, 제 환공의 이야기로 이뤄진다. 한 번 더 사례를 들고 현대사회 CEO의 역할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주제를 다시 상기시킨다. 이러니 한 번 본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그 중에서 제일 마음에 와닿은 주제가,

1. 처세의 금기사항 네 가지 : 불가능한 일은 하지 않고, 얻을 수 없는 이익은 추구하지 않으며, 오래 유지할 수 없는 지위는 차지하지 않고, 재차 실행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p.24)  

2. 소인배를 멀리 하라 : 군자에게 잘못을 저지를지언정 소인배의 미움을 사지 말라.   (p.47)

3. 무리와 결탁하여 사리사욕을 꾀하지 말라 : 선왕先王은 파벌을 만들거나 사람들을 끌어들여 동맹을 맺지 않는다.  (p.74)

4. 인색하지 마라 : 재물을 쓰는 데 인색한 사람은 가까운 사람도 잃게 된다.  (p.179)

5. 게으름을 떨쳐내라 : 게으른 사람은 뒤처지기 마련이고, 근면성실한 사람은 신에 비길 만큼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p.197)

 

  "게으름을 떨쳐내라"부분의 사례를 간단하게 이야기해보겠다. 20살의 청년이 굶어 죽어 염라대왕에게 갔다. 염라대왕은 그가 평생 3천냥으로 부족함 없이 가지고 있는 능력 잘 개발하여 살 것인데 일찍 죽어 궁금했다. 그래서 신하 한 명 한 명 에게 물어본다. 재물신은 청년의 글재주가 빼어나 성공할 것 같아서 문곡성(문文을 관장하는 신)에게 3천냥을 주었다 했다. 문곡성에게 가서 물어보니 글재주도 뛰어나지만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잘하기 때문에 장군으로 크게 성공할 것 같아 무곡성에세 3천냥을 주었다 했다. 이게 또 무곡성에게 가보니 청년은 문무 모두 겸비했지만 너무 게을러서 탈이라고했다. 그래서 무곡성이 돈을 토지신에게 주었다 했다. 그리고 토지신에게 갔다. 토지신은 청년이 너무나 게을러서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 같아서 아예 청년 아비의 밭에 묻어두었다고 했다. 밭은 집 대문 바로 옆인데, 청년은 아비가 죽고 한 번도 밭을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삽질 한 번이면 3천냥을 얻고 굶어죽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염라대왕은 잘죽었다 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전설의 고향'보다 더 무섭고 오싹했다.

  내 최대의 적 게으름, (그렇게 우유부단하지는 않다. 결정을 해야한다면 아주 확고하게 하는 편이다.) 정말 무섭다. 부지런해져야지!!!

  특이한 점은 관중은 주인이 바뀌었는데도 죽지 않았다는 점이다. 꺽이지 않는 나무처럼 보통은 따르던 왕이 죽거나 하면 충신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따라서 죽어버린다. 하지만 관중은 "오늘 군주께서 패업을 이뤄달라는 소신의 청을 들어주셨으니, 소신 역시 명을 따라 재상에 오르겠습니다.(p.19)" 하며 제 환공을 도왔다고 한다. 맞는 말이기는 하나 뭔가 묘한 것이... 이래서 최고의 재상이구나 싶다.

  읽은 것을 토대로 내가 지킬 것, 내가 버려야 할 것을 잘 가려 효과적이고 같은 일 두 번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너그러운 윗사람, 일 잘하는 아랫사람, 모두에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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