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프리카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5
정환정 지음 / 갤리온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작은탐닉을 알게 된 것이 벌써 1년전이다. 그 해 어린이날에 정말 어린이인 막내를 제치고 서점을 허우적거리면서 책을 골랐는데, 그 중 한권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였다. 자연스러운 글과 사실적인 사진때문에 제법 마음에 들었다. 마음도 넉넉하고 그래서 별점도 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의 작가가 블로거라는 것을 알았고, 파워블로거라는 개념도 알았다.

  책 이야기에 서론을 좀 더 길게 하자면, 작은탐닉 시리즈는 블룩 형식을 띠고 있다.(적어도 내가 본 이 두 권은 블룩이다.) 블룩Blook이란 블로그Blog책Book의 합성어로 개인이 블로그에 연재한 글을 모아 출판한 책을 말하는 신조어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위험이 적고, 그렇기때문에 요즘 이런 블룩이 꽤 인기라고 한다. 블룩이라는 말도 처음 듣고, 블룩은 니가 말한 책밖에 못봤다 한다면... 최근 모블로거의 요리책을 나는 봤다! 하고 말할꺼다.

  이번에 내가 본 책도 블룩이고 아프리카을 여행한 블로거의 사진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내가 아는 아프리카는 뭐가있을까? 우선 세렝게티, 야생동물, 사파리, 검은피부, 코끼리, 뜨거운 햇빛, 개발되지 않은 땅, 열악한 환경. 유니세프.

  자 이제 책에 있던 이야기들을 떠올려보자. 첫이야기는 아프리카의 '바다'다. 바다가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아프리카에 바다가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사진을 한참동안 봤다. 나만 그런건지 몰라도, 아프리카의 바다는 유독 푸르고 짙고 깊어보인다. 

  책은 글쓴이의 여행담이 솔직담백하게 담겨져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공포라던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동경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담겨있다. 오히려 살짝 시니컬하다라는 느낌도 든다.

  책에 대해서 길게 말하자니 내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서 간단하게 몇가지로 나눠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나는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사진에 따른 에피소드. 그 에피소드들을 내가 아는 아프리카내가 모르는 아프리카로 나눠 이야기를 해보겠다.

  여행에 관한 글을 보면 사진이 참 멋들어진다. 어디 어떤 여행기를 봐도 늘 감동한다. 그러는 중에도 이 사진들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찬란한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 확실히 선명하다. 발췌를 위해서 내가 책 속의 사진을 다시 찍은 것이라 그렇지, 아래 글쓴님 블로그에 링크타고 들어가보면 더 선명하고 이쁜 사진들이 많다. (꼭 한 번 들어가서 사진을 보길 바란다.) 그 사진들만 보면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동물들 사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사진들 속의 야생동물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못생긴 기린의 정면모습까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글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앞서 언급한 듯, 글쓴님 성격이 '님좀짱인듯ㅋ'이런 느낌이다. 시니컬하고 할 껀 해야한다는 느낌? 그래서 사진도 당당하고 선명한건가 싶다. 글에서 그런 느낌이 묻어나는 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지 모르겠다. 짤막한 에피소드형식으로 엮어져 있는 이 책은 글을 읽을 수록 참 재미있다. 참 멋있게 늙은 이탈리아 아저씨 이야기도 재미있고, 악어가 옆에 있었는데도 몰랐다는 아슬아슬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프로의 의무라며 끝까지 카메라를 놓치못한다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이 부분들을 다시 읽자고 덤비면 페이지까지 찾아낼 수 있다.

  그의 글에서 나오는 몇 명의 외국인 친구들과, 야생 동물들, 사파리, 가이드... 보통 여행기를 보면 난 질투가 난다. 내가 하지 못한 것들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그 이면의 질투 말이다. 하지만 드물게 질투가 나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그만큼 여전히 나에게 먼 나라인 것 같다. 책 한 권가지고는 내 의식을 변화시키기는 무리인지도 모른다

  웃긴게... 카이로는 아프리카라고 생각했으면서 이집트를 아프리카라고 생각하지 못한 내가 너무 바보같다. 카이로의 박물관이 별로라는 것도 놀랐다. 박물관인데- 정말 글처럼 창고에 얼기설기 문화재를 둔 것 뿐일까? 아프리카에 가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에피소드에서는 소외감도 느꼈다. 당연히 나는 모르는 일들이겠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글쓴님의 이야기중에서 여행자에 대한 부분이 있다. 여행가는 한 번 왔다 그냥 가는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곳의 어려움이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고-그러면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뭔가를 줘서는 안된다고 했다. 공부를 하겠다고 펜을 달라고 하는 아이는 그 펜을 들고 다른 뭔가로 바꾼다고(분명 먹을것이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카메라만 들고있어도 자연스럽게 포즈가 나오고 모델료를 요구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것이지. 여행가도, 현지인도... 그렇게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꿈의 아프리카는 돈에 때타지 않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과 선한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점점 멀어진다.

  아프리카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없는데, 솔직히... 사파리는 정말 한 번 가고싶다. 아, 야생동물이여, 아, 고양이과의 맹수들이여. 하지만 실제로 보면 오만 정내미가 쿵! 하고 떨어질지도 모른다;;

한비두비, 세상을 보다 : http://blog.naver.com/j1446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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