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청산 가자 1
김진명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아무 생각없이 봤다. 책을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내 손에 딱 도착할때까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바로 뜯어 읽지도 않고 거의 보름쯤 책꽂이에 예쁘게 놓아두기만 하고 눈팅만 했지, 뭐. 김진명씨가 누군지, 작가라는 것은 알지만.. 어떤 글을 쓰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심하게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책을 읽기는 처음이었다.

  이 책은 책 표지 글을 읽어봐도 알겠지만 '북한 핵'이니 하는.. 그런 정치적인 글이다. 정치라니! 그나마 좀 어렸을 때는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눈에 불을 키고 알려들었지만, 대학 입학 후 1년, 2년.. 취업 못하고 좌절하는 주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정치적인 면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지고 비례로 전혀 관심 없던 경제적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좋은 예로 중,고등학생때는 선거나 투표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건만 막상 민증이라는 족쇄가 나를 감싸는 시점부터는 딱 투표에 관심이 떨어졌다. 집에서 몇 발짝 되지도 않지만 가는 것 조차 귀찮다. 어차피 될 사람 되고 될 사람 비리 저지르고, 다 똑같은데 뭐.. 하는 생각때문에.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고2 이후로는 정치적인 책, 정치와 관련된 책을 손끝도 대보지 않았다. 2007년 베스트 셀러! 라는 말에 끌려서 책을 주문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김진명'씨라는 이름만으로도 지갑을 여는 독자가 많다기에... 나도 그 지갑을 여는 독자가 되어 볼까 하는 이상한 질투심에 책을 구입하고 드디어 읽게 된 것이다.
 

  딱 한마디로 말하자면,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이야기와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을 좋아하는 나는 그냥 심각함 없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꼽으라면 의문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지만 권태감을 느끼던 '문선'을 들 수 있지만, '문선'이 도와준 '효원'도 정말 매력적인 여자이다. 아니, '샨'도 매력적인 사람이다. '샨'과 '조셉'은 마치 영국 추리소설의 홈즈와 왓슨같은 느낌이 들지만 '샨'의 저돌적인 추진력에 정말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리고 가장 한국의 젊은이로 나온 선거대행사의 '노을'. '노을'과 '가네히로'. 특히 '가네히로'는 남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대화는 그 자체로 알아듣기 쉽기는 하지만 한편 돈이라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이유를 납득을 할 수는 있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다. (뭐 내가 속물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


  국내의 정치상황을 깔끔하게 집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노을'과 '가네히로'를 보면서 그럴 듯한 모습에 쏙쏙 빠져든다. 그때 전혀 정치적으로 관심 없었으므로... 뭐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만, 땅부자에 환멸하는 국민들이 땅부자 후보에게 투표를 한다는 말에 찔끔.. 했다. 그때 나도 분명 그 후보를 찍고 싶었다(하지만 그때는...고등학생이었다는 것.)

  하지만 의외였던 인물이 '김정일'. 그저 독재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외에는 다른 타이틀을 붙여본 적 없는 사람이라서, 책에는 생각외로.. 너무... 인간적이어서 좀... 놀랬다. '김정일'이 나오는 부분은 두어번 다시 읽기도 했다. really? 개인적으로 여러부분 찝어주고 싶은 장면중에 '문선'과 '김정일'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또 말이 나온 김에 흥미진진한 장면을 꼽자면, '문선'이 '효원'을 돕는 부분, '문선'을 환대하는 '김정일', '샨'의 저돌적인 전략. '노을'의 심적 갈등을 꼽고 싶다. 

  특히, 극중 '노을'은 '문선', '효원', '샨', '김정일'과는 무관하다. 그렇지만 책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노을'의 심적 갈등은 정말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한국의 젊은이였지만, '앙가주망'과 일본인 한국인인 '가네히로'와의 대화로 없던 애국심이 단번에 나오는 것이 아닌.. 그래도 스스로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고 하던 '노을'이 맘에 들었다.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게다가 줄거리를 최대한 손대지 않고 말하자니 그저 좋아하는 인물 소개를 했을 뿐인데...

  정치이야기가 싫다면, 그냥... 소설로써만 봐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난 끝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읽고서는 울어버렸다. 그것도 강의시간 중간에.... (죄송해요, 교수님...)그럴 수 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것 때문에 슬프고... 이야기 중에 모든 것을 다 알아도 남한과 북한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때도 울컥하고. '노을'이 도덕적으로 바른 선택을 할때도 울컥하고.


  [ 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


  읽다 보면 나처럼 관심없던 사람들조차 매료시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는 딱히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이 무엇에 대한 질문이고 해답인지.. 잘 모르겠다. '문선', '샨', '김정일'의 은밀한 이야기를 엿보면서도... 글쎄.. 그저 긴박함만 느꼈을 뿐, 사실 심각한 것은 느끼지 못했다. 읽으면서 점점 흥미를 가지고 매료된다면, 이 책의 역할을 충분하다.

  이 책을 읽는 4일 동안 모처럼 마음깊이 즐거웠다.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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