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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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의 짧은 이야기들은 나에게 모험심과 도전의식을 심어준다. 용기있게 도전해라. 노력한자는 실패도 없다. 평탄했던 때에 선택한 고생길은 여전히 이해못하지만, 그 용기 그 자신감이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녀는 우리 어머니와 동갑이다. 40이 훌쩍 넘은 나이. 그런데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 아직 그녀 나이 반인 내가 더 두근거린다. 그렇다. 그녀는 겨우 아침 먹고 점심 먹고 바로 후식땡하는 커피 한잔의 시간일 뿐이다. 아직 저녁때까지 몇 시간이나 남았고 저녁먹을 시간 저녁 먹고 한가롭게 하늘을 볼 시간까지, 창창 남은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하는 일상적인 생활을 포기(?), 미련을 버렸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집에서 할매로 불릴 만큼 무슨 일이든 추진하는게 미덥고, 활발하지도 않고 생각하는 것도 다소 부정적인 나는 그녀의 열정이 언제나 부럽다. 그런 긍정적인 생각이 부럽다.

  이번 책은 월드비젼 구호팀장인 한비야의 이야기가 있다. 월드비젼은 NGO(Nongovernmemtal Organization)로 인권이라는 큰 틀안에 세계 난민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책 뒷편에 비중있게 실어놓은 긴급구조에 대한 글은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이 일을 알려주고 싶은 것인지, 또 참여방법이나 궁금했던 구호자금의 출처(?)등을 알려주어 선입견을 없애준다.

  월드비젼처럼 사람을 긴급구조하거나, 굶어 죽고 있는 사람을 구해주거나, 물을 나눠주거나, 전쟁이나 자연재난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아는 방법이라고는 얼마전에 읽은 일본의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토토의 눈물' 밖에 없고, 1년에 한 번 하는 기아체험24, 아주 가끔 공중파에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밖에 없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그럼 구조활동이 필요한 나라는 아프리카(말라위, 잠비아등...) 밖에 몰랐는데 전쟁, 내전으로 고통받는 아시아쪽 나라(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네팔, 팔레스타인, 이스라엘등...)도 긴급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나 진취적이고 저돌적인 그녀인 만큼 책에 가식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의 빠르고 정확한 발음의 말투가 귀에서 들리는 듯 했다. 이 나라는 이렇고 이렇고 하니 도와야 하고, 저 나라는 저렇고 저렇고 하니 도와야 하고.. 그러면서 월드비젼을 통해 딸 3명도 생겨 후원해주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면서(불평은 하지만 불만이 보이지는 않는다.) 언제나 웃으면서... 그래서 한국인 특유의 정때문에 난민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반군이니 정부군이니 상관없이 좋은 사람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지만 규칙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것이 되려 내가 안타까웠다. 그렇고 그런 상황이 아니고 만났다면 다 좋은 친구로 만났을 텐데 말이다. 

  특유의 밝고 환한 그녀의 성격은 일의 고비에서 언제나 빛을 낸다. 뒤끝없이 사람 대함에 그래서 생판 모르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그녀를 좋아하고 스스럼없이 따르는 것일테다. 글의 처음 언제나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고 움직이던 그녀가, 일을 시작하고 조직에 속하게 되어 초심으로 하나하나 배우고 실수를 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에 내 마음에 와닿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작게나마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만 연신 들었다.


  어쩌면 그녀의 로맨스가 될 수 있었던(^^;) 네팔의 라주 대령이야기와 한국 방송국 PD들과 함께한 곳의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불쌍한 장면, 가장 안타까운 장면을 찾고 요구하는 PD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는데 그것이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고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하기 위해서란다. 그러고보면 난 TV에서 난민들의 모습을 봐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그 고통을,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니 사람마다 틀리긴 하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가 갔다.


  "나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는 없다."
 

  각 나라의 힘든 점,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이미 우리는 그 나라들의 고생문을 잘 알고 있다. 외면하려거나 내가 힘드니 무관심하다거나 하는 일로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다. 내가 그 나라의 어려운 점을 안다고 특별히 도움되는 일은 없다 하더라도 그 관심이 그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한비야의 긴급구조를 보면 아주 나쁜 놈은 없다. 다 나쁜 놈이거나 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이해관계가 잘못되어, 손익의 관계때문에, 그 나라의 아주아주 독특한 생각방식때문에(나는 어거지라고 부른다.), 죄없는 아이들이 죽고, 소년병이 되거나, 부모님이 죽어 고아가 되고, (우리나라 돈으로)단 몇 푼이 없어서 아이들을 병으로 죽게 한다. 우리나라만 해도 식량이 남아도는데 그렇게 따지면 다른 나라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한 쪽에는 굶어 죽고, 열강들의 이해타산으로 애궂은 전쟁, 내전으로 고생하고...(우리나라도 포함된다!) 아주 나쁜 놈은 없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은 정말 이해가 안된다. 밉다=ㅅ=;;

  아직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긴 하지만 언젠가 이런 구조활동이 그냥 자연재난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에게만 그치는 날이 오길 바란다.(긴급구조활동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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