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 콜라
진 양 지음 / 영언문화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완전 처음으로, 로맨스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 겠다 생각하고서는 책방 아주머니에게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인데, 사실 이 책 읽고 살짝 실망 했다. 내가 느끼고 싶었던 것들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아는 아주 오랫동안 사귀어 온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다. 그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뒷바라지 했으며 하여튼... 그렇게 사귀어온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서 영국에 있는 학교의 한국어 강사로 추천되어, 겸사겸사 외국으로 나와 일을 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된 크리스토퍼, 알렉스, 조셉...(또 한 명 더 있는데).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는 사람은 이 사총사와 크리스토퍼를 좋아해서 미친듯이 쫓아다니는 산드라, 해서 다섯명. 하지만 산드라는 청아에게 딱 찍혀 제 분에 못 이겨 수업을 나가게 되고 청아는 넷과 함께 한국어 수업을 강행한다.
 

  ...여기서 살짝 불만인데, 청아에게는 교사라는 자각이 없었던 걸까, 처음 본 크리스토퍼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고 종내에는 사귀고 결혼하기까지 된다. 그러니깐 내 불만은 적어도 크리스토퍼가 학생인 그 순간에 그런 마음을 먹고 제 처신 못해서 산드라에게 그렇게 휘둘리고 하는 게 정말 보기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드라가 많이 독하고 못된 여자이기는 한데(그냥 못되면 차라리 밉지라도 않지, 뒤도 많이 구리고 하여튼 자신감이라고는 제 부모의 돈밖에 없는 여자이다.) 청아가 너무 산드라에게 휘둘린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학생들과 나이차가 별 나지 않기는 하지만)교사의 신분을 보장받은 상태인데...
 

  어쨌든 그렇게 얄밉던 산드라가 결국 제 꾀에 제가 넘어가 구렁텅이에 빠지고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는 부분이 정말 통쾌했다.

 
  그러고보니 청아는 제 스스로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했지만, 정작 그 남자친구는 청아를 잊지 못해 빌빌 거리는 게 좀 싫었구나. 그 남자친구가 드라마를 핑계로 영국까지 와서 청아와의 관계를 간신히 끝내는 그 부분이 싫었다. 물론 그 남자친구의 연예인이 되고나서의 미적미적거리는 태도, 오히려 더 멀어진 관계.. 같은 것을 이해하고 청아가 소외받는 느낌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 헤어지는 부분이 좀더 남자가 납득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깔끔하게 끝낼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 하.지.만, 그 둘은 소꿉친구였고, 헤어져도 친구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그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모든 로맨스소설들이 그러했듯이 완전 행복하게 끝나는 끝부분, 그리고 그 행복함을 더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에필로그 부분들. 영국의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돈이며 권력이며 모든 것을 버린 크리스토퍼는 한국의 어머니에게 돌아가게 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어머니가 아주 유명한 여배우이긴 하나 아무래도 영국 귀족의 재력과는 비교되지 않겠지..?) 그리고 둘은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알렉스와 조셉의 결혼식 날 비행기를 타는데, 키스하는 너만 있으면 된다고 하던 크리스토퍼. 하지만 언제나 전용비행기를 타왔던 크리스토퍼가 일반 비행기를 타면서 불편해하고 하는데, 보는 내가 엄청 막막했다. 그렇게 넘치는 생활을 하다가 이제는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 비행기에 사람이 많이 타고 있는게.. 좀...ㅎ, 청아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내 얄팍한 기억속에는 크리스토퍼의 잘생기고 멋진 외모만 있고, 능력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던 것 같은... 있다면 다행이지만,) 설마, 크리스토퍼! 연예인이 되서 돈을 벌려는 건 아니겠지? 청아가 외로워 할꺼야 -ㅅ-;;
 

  자유분방한 알렉스가 조셉을 좋아하지만 좋아한다 말 못하고 다른 그.. 친구와 약혼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될 때 그 고민이 귀엽고 좋았다. 알렉스는 귀여워~ >ㅅ<♡


  조셉의 바보같은 짝사랑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재미있을텐데, 크리스토퍼도... 청아때문에 엄청 삽질 해줬으면 더 고마웠을 텐데, 대부분 청아의 생각, 청아의 고생만 너무 나와있어서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었고(ㅎㅎ),  전체적으로 살짝 지루한 감이 있다. 뭔가 질질끈다는 느낌. 하지만 내가 외국학교에 교사가 되어 그 곳 학생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걸 상상하면 행복했다. 그러니깐 이런면에서는 청아는 아주 멋있다.


 

  덧 : 갑자기 생각난 부분인데, 영국에 도착해서 학교로 찾아가던 청아는 학교 앞에서 내려 비가 와서 질척한 입구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부분이 있다. 이때 크리스토퍼는 그녀의 곁을 잘 빠진 차를 타고 쌩~하니 지나가고,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알렉스는 그녀와 함께 맨발로 진흙으로 질척거리는 길을 걷는다.
 

  나중에 불미스럽게(..로 기억하는데) 한국에 온 청아의 집앞에 맨발로 기다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뭔가 청아가 했던 말을 다시 하면서 로맨틱했던 기억이 나는데, 혹시 보신다면 이 부분은 체크! >ㅅ<//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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