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 앨범 상상놀이터 9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엘런 바이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앞에 두고 설레어 본 적 있나요?

어떤 내용일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과는 다른

작가의 또다른 책이 준 여운이 되살아나는 순간,

떨리는 가슴과 설렘이 나를 감싸와요.

 

album1.jpg

 

『행복한 가족 앨범』의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는,

나에게 다정하고 사랑이 넘치는 작가로

기억되어 있어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에게서 사랑과 포용을

《이름 짓기 좋아하는할머니》에게서 관심과 긍정 에너지를

잔잔하게 흘러내리듯 전하는 글은,

독자의 마음까지 녹여내는 힘을 가졌어요.

『행복한 가족 앨범』은,

버지니아 블루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메도우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어요.

아빠 설리번과 엄마 에바, 형 레이와 동생 윌리가

여름부터 사계절을 보내면서

앨범 한 페이지에 담길 추억을

잔잔하게 담은 『행복한 가족 앨범』은,

봄비처럼 촉촉히 내려 앉아

언 땅에 생명을 불어넣어요.

 

album2.jpg

 

아빠 설리번이 발견하여 메도우 가족의 일원이 된

버려진 개는 '레이디'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가족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아요.

레이디를 가족으로 맞아하면서

사랑를 더 깊이 느끼게 된 메도우 가족,

그들의 여름은 사랑으로 채워져요.

아빠 설리번은 형제 중 하나와 낚시를 즐겨요.

한 형제를 더 잘 알기 위한다는 아빠 설리번과 떠난 윌리에게 가을은

잔잔하고 아름다운 시월의 호수와 함께 기억해요.

폭설이 내린 날,

테오도르 선생님은 스쿨버스를 놓친 윌리를 집으로 초대해요.

선생님과 특별한 겨울을 맞이한 윌리는,

테오도르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건

바로 선생님이 행복하기 때문이라는걸 알게 되지요.

선생님의 행복을 나눈 윌리는 따듯한 겨울을 추억해요.

엄마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주고 싶은 윌리는,

아침마다 창을 통해 토끼를 보며 미소짓는 엄마를 보게 돼요.

윌리는 윌리만의 노력과 애정으로

특별한 생일 선물을 준비해요.

엄마에게도 윌리에게도 설렘과 행복이 가득한 봄이 그려져요.

 

album3.jpg

 

『행복한 가족 앨범』은,

가족의 일상이 주는 소소함과 잔잔함

그리고 서로를 향한 사랑이 담긴

평범함 속에 감춰진 특별함이 베인 이야기에요.

앨범의 한 켠을 자리할 가족의 일상이

사계절과 만나 더욱 빛이 나요.

우리 가족의 앨범 한 켠을 자리할 추억 한 자락,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시간들을

가지런히 채워가고픈 욕심이 나는 겨울밤입니다.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들이 처음으로 거부하는책이 생겼다. 푸른 잔디위에 자리를 깔고 누워 있는 소녀와 그 곁으로 놓인 책과 편지가 평온함을 안겨주는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배송된 책들은 식탁 위에 놓였다가 제자리를 찾아 책방으로 들어가는데, 이 책 한권만은 내내 식탁 위에 올려져 있어, 내가 먼저 읽고 두 소녀에게 읽어보라고 권했음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지 않다고 강력하게 거절한다. 언젠가 있을 엄마의 부재를 수용하기엔 너무 어린가 싶기도 하다가 낯섬에서 오는불편함이 먼저일거라는 생각에 서가에 잘 꽂아 놓는다.

 

meyou1.jpg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은 엄마가 딸의 곁을 떠난 뒤에 일어나는 일들과 혼자 남게 되는 딸이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그대로 담아놓은 책이다.

 

지난 주에 남편님과 점심을 하면서 부모님의 노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우리의 죽음에 대해 얘기한 기억이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의 손이 필요한 나이에 부모의 부재가 주는 상실감까지, 어떠한 것도 정해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얘기하는 중에 울컥하는 마음에 목이 메여왔다. 부모는 나에게 직접적인 무언가를 주지 않는다해도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든든해지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두 소녀의 부모로 살고 있는 우리 부부 또한 그들에게 그런 힘으로 존재함이 감사하면서도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meyou2.jpg

 

엄마와 딸이 나눈 죽음에 관한 대화는, 현실로 다가오고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딸, 떠나는 엄마는 떠나기 전까지 떠나는 그 순간에도 혼자 남겨진 딸을 걱정한다. 그 마음이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에 온전히 담겨 있다.


엄마의 죽음과 마주하는 그 순간부터 손님들을 맞이하고 부고를 쓰고, 엄마를 떠나보내는 절차 그리고 감정 변화에 대한 표현법 등을 사실적으로 나타냈다. 다만 우리의 장례절차와 차이는 있지만, 부모를 떠나보내는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 마음에서 깊은 위로를 받는다. 엄마는, 혼자서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해결해가야 하는 요리와 청소, 사랑과 결혼, 도전과 모험에까지 엄마의 당부와 현명한 선택들에 대해 짤막하게 부탁의 글을 남긴다. 엄마는 딸에게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것을 이미 알고 있다. 딸은 이미 모든 해답을 알고 있다는 것을 엄마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meyou3-1.jpg 

 

엄마는 딸의 곁을 떠난다. 딸 또한 엄마와 분리되어 자신만의 삶을 영위해간다. 하지만 때때로 그리울 것이고 때때로 부재가 주는 슬픔에 젖어 힘이 들 수도 있다. 그 또한 엄마도 딸도 잘 알고 있다. 그리움은 맘껏 그리워하는 것만이 이겨낼 수 있음을.

 

meyou5.jpg

 

딸을 생각하며 쓴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은 한 여자의 딸이고, 두 소녀의 엄마인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앞으로 보내야 드려야 하고, 떠나야 하는 입장에 놓인 나. 그리고 그리움으로 한동안 힘들어할 나. 결코 발길을 돌리고 싶지 않아 미련을 둘 나. 나에게 이 책 한권이 주는 사무침은 꽤 깊게 자리한다.

 

 

 

meyou6.jpg

 

 

엄마의 죽음은 곧 먼 훗날 딸의 죽음에까지 이른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엄마는 죽는 순간까지도 엄마의 삶에 주인공은 딸이었는데, 딸에게는 삶의 주인공이 딸임을 잊지 말라 한다. 끝까지 엄마일 수 밖에 없는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실은, 내가 죽기 한참 전부터도, 주인공은 계속 너였어.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 I LOVE 그림책
트로이 커밍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al1.jpg 

 

 

반려동물의 시대라고 할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집에도 고슴도치 '기쁨이'가 막둥이로 한껏 사랑을 받으며 지내고 있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났다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hal2.jpg

 

동그란 눈망울을 가진 "아피"는 함께 공간을 나눠 쓰며 가족이 되어 줄 가족을 찾고 있어요. 아피를 받아줄 가능성이 제일 높은, 노란 집에 사는 분께 부탁을 드려요. 그런데 이미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개 알레르기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해요. 핑계같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매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줄 아피는 잘 알아요. 아피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주기를간절한 마믕로 바라며 편지를 써요.

 

hal2-1.jpg

 

아피는 이제 지쳤어요. 주인들은 여러 이유로 아피와 함께 생활할 수 없다고 해요. 아피는 배변 훈련도 잘 되어 있고, 뼈다귀 장난감도 가지고 있으며, 바닥을 지저분하게 쓰지 않을 자신도 있어요. 정육점의 고기도 잘 지킬 자신이 있는데, 아무도 그의 가족이 되어줄 마음이 없다고 해요. 아피는 울고만 싶어지는 밤이에요.

 

hal3.jpg

 

아피는 절망해요. 너무나 춥고 외롭고 슬퍼요. 도시 속에 혼자 남겨진 아피는 오늘밤이 너무나 길고 길어요. 아피는 이대로 도로 한 켠을 집으로 여기며 혼자서 외롭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hal6.jpg

 

 

아피의 편지를전달하는 우편 배달부는, 아피의 속상한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매번 거절하는 이들의 편지를 전달하는 밋시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아요. 밋시의마음이 독자의 마음이 아닐까요?

 

hal7.jpg

 

 

일요일 아침, SBS "동물농장" 프로그램을 보면, 반려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현실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사랑으로 키우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케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또는 인적이 드문 산에 두고 가버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 새로운 가족을 찾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연도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어요.

외로워서, 가족이 필요해서 함께 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반려동물은 가족이 되고,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무와 책임이 이루어져야 해요. 그들도 소중한 생명이며, 감정이 있다는 걸 잊는 거 같아 마음이 아파요.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 는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유기동물을 소재로 삼아 반려동물에 대한 심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이제는 반려 동물을 사오지 말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리고 키워줄 것을 추천하고, 중성화수술로 집을 잃을 새로운 유기동물이 생겨나지 않도록 신중할 것을 당부해요. 스스로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라고 쓰인 편지를 들고 마을을 다니는 아피의 모습이 우리가 등을 돌린 유기동물의 모습이에요.

우리가 보듬어줘야 하는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용기를 보여주세요.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 LOVE 그림책
몰리 아이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그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질 때가 있어요.

그림이 의미하는 메시지는 모르지만 보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어요.

은은하게 적셔오는 그림에서 마음까지 편안해질 때가 있어요.

바로, 바다가 좋아 인어가 되고 싶었다는

'몰리 아이들'이 쓰고 그린

『펄』 이 나에게 딱 그래요.

 

pul1.jpg

조개 속에서 손바닥 위에 놓인 작고 동그란 무언가를 내려다보며

한없이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어의 모습이

깊은 심해의 잔잔함과 평온함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인어가 지켜내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이라는 것은

눈빛에서 충분히 느껴져요.

 

 

pul2.jpg

인어들은 드넓은 바다를 보호해요.

산호초를 보호하고

거대한 생물을 보호하며

바다와 한 몸이 되어 가지요.

 

 

pul3.jpg

소녀 인어 '펄'은, 간절히 하고 싶었어요.

바다의 거대한 생물을 보호하는 일 말이에요.

누군가를 도와줄 만큼 컸다고 자신하거든요

 

pul4.jpg

엄마 인어는, 펄의 손에 아주 작은 모래알을 내려놓아요.

펄이 보호할 것은

산호초도, 거대 생물도 아니에요.

수백만, 수천만개 중 하나인 작은 모래알이에요.

펄은 이렇게 작은 걸 보호하려고 힘을 키운 게 아니었어요.

자꾸만 몸이 무거워졌어요

 

pul5.jpg

펄은 자신의 손에 놓인 모래알이 실망스러웠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손바닥의 작은 모래알에서 빛이 나기 시작해요.

점점 밝아지는 그 빛은,

펄의 마음에도 빛을 내고

몸도 가벼워져 물 위로 떠오르는 건 일도 아니지요.

펄은 알아요.

작다고 모두 작은 것은 아니라는 걸요.

빛은 주위를 비추는 힘을 가졌다는 것도 알아요.

소중히 다룬 펄에게도 빛을 비춰요.

 

 

pul6.jpg

펄은 이제 알아요.

모래알의 존재를요.

몰리 아이들의 『펄』 은 바다와 인어를 소재로 하여

빛과 꿈을 노래한

세상에 또다른 빛을 내고 있어요.

작다고 단언하지 마세요.

그 속에 숨겨진 큰 꿈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뿐이에요.

펄의 소중하고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깨어나는 그 순간의 기쁨을 맞이할 그 때까지

우린 기다리고 또 기다려요.

우리의 맘이 온전히 담겨지는 그 날

우리에게 '꿈'이라는 빛을 담고 내릴 거에요.

온전히 환한 빛을 내면서요.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I LOVE 그림책
스테파니 파슬리 레드야드 지음, 제이슨 친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눔'은 아주 쉬운 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미덕 중 하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적든 많든,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나눔은 '함께'라는 의미를 알고 있어야 실천할 수 있다.

 

 

 

 

pai1.jpg

 

테이블 앞으로 우루루 모여든 친구들 앞에

파이 하나가 놓여져 있다.

방금 구워낸 듯한 먹음직스러운 파이 하나.

파이의 고소한 향에 다들 테이블 앞으로 뛰어왔지만,

어느 누구도 손을 데지 않고 기다린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매단 채로.

 

 

 

pai3.jpg

파이 하나는, 친구들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그럼 책은? 공은? 나무는?

그렇다.

원하는 만큼, 여러 조각으로 파이를 나눠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듯이

책도 공도 나무도 함께 나눌 수 있다.

 

 

 

pai4.jpg

ϻ

 

처음 만난 친구와 내 친구를 나누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연물도 과감히 나누고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까지도 나눈다.

서로의 입에서 흥얼거리는 노래도

내리쬐는 햇살도

넘어진 친구의 아픈 마음도 나눈다.

ϻ

pai5.jpg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까지도 나눈다면

우리에겐 그 순간에 함께 했던

바람도 하늘도 즐거운 마음까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된다.

 

 

pai6.jpg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는

나눔에 대해 전하지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 어떤 지식도 교훈도 가르침도 주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나누고, 언제 나누고 있는지를

담담하게 채워넣었다.

혼자일 때는 절대 느끼지 못하는 "함께"의 순간을

"나눔"이라는 미덕으로 채워가는

의미있는 시간을 담아낸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미소와 따스함이 전달된다.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