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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 ㅣ I LOVE 그림책
트로이 커밍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평점 :
반려동물의 시대라고 할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집에도 고슴도치 '기쁨이'가 막둥이로 한껏 사랑을 받으며 지내고 있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났다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동그란 눈망울을 가진 "아피"는 함께 공간을 나눠 쓰며 가족이 되어 줄 가족을 찾고 있어요. 아피를 받아줄 가능성이 제일 높은, 노란 집에 사는 분께 부탁을 드려요. 그런데 이미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개 알레르기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해요. 핑계같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매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줄 아피는 잘 알아요. 아피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주기를간절한 마믕로 바라며 편지를 써요.
아피는 이제 지쳤어요. 주인들은 여러 이유로 아피와 함께 생활할 수 없다고 해요. 아피는 배변 훈련도 잘 되어 있고, 뼈다귀 장난감도 가지고 있으며, 바닥을 지저분하게 쓰지 않을 자신도 있어요. 정육점의 고기도 잘 지킬 자신이 있는데, 아무도 그의 가족이 되어줄 마음이 없다고 해요. 아피는 울고만 싶어지는 밤이에요.
아피는 절망해요. 너무나 춥고 외롭고 슬퍼요. 도시 속에 혼자 남겨진 아피는 오늘밤이 너무나 길고 길어요. 아피는 이대로 도로 한 켠을 집으로 여기며 혼자서 외롭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아피의 편지를전달하는 우편 배달부는, 아피의 속상한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매번 거절하는 이들의 편지를 전달하는 밋시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아요. 밋시의마음이 독자의 마음이 아닐까요?
일요일 아침, SBS "동물농장" 프로그램을 보면, 반려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현실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사랑으로 키우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케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또는 인적이 드문 산에 두고 가버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 새로운 가족을 찾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연도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어요.
외로워서, 가족이 필요해서 함께 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반려동물은 가족이 되고,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무와 책임이 이루어져야 해요. 그들도 소중한 생명이며, 감정이 있다는 걸 잊는 거 같아 마음이 아파요.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 는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유기동물을 소재로 삼아 반려동물에 대한 심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이제는 반려 동물을 사오지 말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리고 키워줄 것을 추천하고, 중성화수술로 집을 잃을 새로운 유기동물이 생겨나지 않도록 신중할 것을 당부해요. 스스로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라고 쓰인 편지를 들고 마을을 다니는 아피의 모습이 우리가 등을 돌린 유기동물의 모습이에요.
우리가 보듬어줘야 하는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용기를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