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죽이고 싶은 아이

이꽃님 글.

                                                                                                                                                                                                 우리학교 』 

 

 

뉴스 사회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내용을 살피면 '학폭' '살인' '폭력' '학대' '괴롭힘' 이 마치 유행어처럼 반복되고 있기에 이꽃님 작가의 신작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꽤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을 키우는 엄마로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어내기가 조금 두려웠다. 청소년기를 살아내고 있는 나의 아이들과 함께 읽을 생각을 하니 더욱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선 분명 이런 일도, 이런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읽고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20210711_224910.jpg

 

 

주연은 아빠가 붙여준 변호사 앞에 앉아 변호사가 말하는 대로, 변호사가 그려놓은 대로 그날의 시간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것만이 주연이를 무죄로 판결 나게 하며, 아빠가 그동안 일궈놓은 것에 티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단짝 친구 서은이와 주연.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17살 주연이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서은이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주연이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유일한 단서가 되는 벽돌엔 주연이의 지문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뿐. 주연이는 말해주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믿고 싶은 대로 자신이 서은이를 죽인 게 맞다고.

 

 

그렇게 되면, 서은이 엄마도 더 이상 서은이가 외롭게 마지막을 보냈을 학교에 매일 나와 사무치는 슬픔에 젖어있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서은이의 죽음 이후에 이뤄지는 두 소녀의 주변 인물들이 증언하는 인터뷰와 주연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서은이와 주연이의 관계를 짐작하고, 주연이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주연이란 인물과 한 발작씩 다가가는 시간을 제공한다.

 

 

두 소녀의 이야기는 연일 기사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주연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로 쏟아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기자들이 써내려간 기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진실을 덮어버리게 하는,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그 동안의 나는 어떠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묻잖아. 네가 그랬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어차피."

"뭐?"

"어차피 …… 안 믿어 줄 거면서."

 

 

주연이는 모든 것을 갖췄지만 곁에 아무도 없는 외로운 아이였고, 서은이는 어느 것 하나도 없지만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외로운 아이였다.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한 나름의 행위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되었고, 이 관계는 서은을 향한 감정이 집착으로 변형되면서 주연은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죽이고 싶을 만큼 서은이가 간절하게 필요한 주연, 정말 서은이를 향해 벽돌을 던졌을까.

 

 

『죽이고 싶은 아이』는, 우리의 현실을 매우 비슷하게 똑닮게 쓴 청소년 소설이다. 친구가 살인 용의자가 된 사건은 그들을 둘러싼, 사실 그대로인 진실보다는 믿고자 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아프고 씁쓸한 현실을 드러내면서 독자의 마음을 헤집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알고자 하는 믿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남긴 『죽이고 싶은 아이』 또다른 진실이 세상으로 드러날 날만을 간절히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고 악당 댕댕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25
방미진 지음, 김미연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최고 악당 댕댕

방미진 글. 김미연 그림

청어람주니어 』

 

 

dang1.JPG

 

오늘도 대오는 친구들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공부방에 1등 도착에 열을 올리지요. 대오의 위험천만한 횡단보도 건너기와 친구 놀리기는 친구들의 맘에 들지 않아요. 그렇지만 자신이 먼저인 대오의 생각을 바꿔주기란 쉽지 않다는 걸 친구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어김없이 1등을 외치며 공부방에 도착했지만, 대오는 현관앞에서 걸음이 딱 멈추고 말았어요. 선생님이 가슴에 안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를 본 순간, 대오는 심장이 멎는 듯한 공포가 찾아왔어요.

 

  dang5.JPG

 

 

친구들의 대장이기를 자처한 대오는, 친구들 앞에서 개를 무서워하는 모습을 절대 보여줄 수 없었어요. 그러나 곧 공부방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대오가 좀비보다 귀신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개'라는 것을 알게 되고야 말았어요. 매일 같이 놀림받던 친구가 대오를 놀릴 수 있게 된 날이 드디어 오고야 만 거죠.

 

dang2.JPG


 

공부방 선생님이 잠시 임시 보호를 하기로 하여 오게 된 강아지 '댕댕'은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지만, 어릴 적 개에게 물려본 적이 있는 대오는 댕댕이의 존재가 무섭기만 하지요. 그 맘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이해받기엔 그 동안의 행동이 자기 중심적이라 쉽게 입이 떨어지지도 않아요. 공부방조차 오기 힘들어진 대오는 댕댕이와 함께 지낼 수 있을까요?

 

dang3.JPG

 

대오가 댕댕이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공부방 선생님은 대오가 있는 동안 목줄을 해 놓기로 했지만, 힘없이 누워 있는 댕댕이를 본 친구들의 맘은 속상하기만 하지요. 반대로 대오는 댕댕이를 놀리며 자신의 무서움을 털어버리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굴복할 댕댕이는 없을 테지요. 댕댕이의 반격을 대오는 막아낼 수 있을까요?

 

 

dang4.JPG

 

우리의 주변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을 즐기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어요. 또한 우리보다 약자라는 이유로 쉽게 버림받아 떠돌이 생활을 하는 이들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지요.


임시 보호를 맡은 선생님과 목줄로 자유를 빼앗긴 댕댕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친구들과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애써보는 대오의 모습에서 우리는 "함께"라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청어람주니어의 『최고 악당 댕댕』은, 자기 중심적인 대장 대오가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강아지와의 만남을 통해 반려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유기견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관계 속에서 "함께"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동네 한 바퀴 I LOVE 그림책
이자벨 퀸테로 지음, 지크 페냐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빠랑 오토바이타고 동네 한 바퀴

이자벨 퀸테로 글. 지크 페냐 그림.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



우리집에는 빨간색 오토바이가 한 대 있었다.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았던 강원도에서의 오토바이는 아빠의 출근용으로, 엄마가 타지에서 다녀오는 길에 아빠가 배웅나가 엄마와 짐을 실어오는 픽업용으로, 가까운 계곡으로 휴가를 떠날 때 짐을 나르는 용도로 사용된, 우리집의 아주 귀하고 편리한 자가용이었다.

 

 

아빠의 출근 시간이 좀 늦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오빠와 나를 학교까지 태워주었다. 가득찬 버스에 몸을 구겨넣지 않아도 되고, 엄마가 미리 주는 버스비로 하교할 때 친구들과 50원짜리 쭈쭈바를 하나 물고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그 때의 시간이 『아빠와 오토바이타고 동네 한 바퀴』를 보면서 새삼 떠올라 피식하고 웃음이 지어진다.

 

auto1.JPG

 

 

아빠의 허리를 꼭 안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란, 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하다.


요근래 배달서비스로 오토바이가 거리에 쏟아져나오면서 위험성이 높아져 오토바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엔 오토바이도 차도 없었던 때라 도로를 달리며 피부로 느끼는 바람과 공기, 그리고 아빠의 허리를 안고 아빠의 등에 매달린 채 느끼는 아빠의 온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auto2.JPG

 

 

목수일을 하는 아빠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트럭 소리가 나면, 헬멧 두 개를 챙겨 부리나케 뛰쳐 나가는 소녀의 다급한 손길에서 아빠의 퇴근만을 기다린 간절함이 절로 느껴진다.

 

아빠의 톱밥냄새조차도 아빠의 굳은 살도 그녀에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아빠의 넓은 등에 기대서 아빠의 오토바이에 몸을 맡긴 채 늦은 산책은 그녀의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이 되어 주기에 충분하다.

 

 

auto3.JPG

 

 

아빠와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의 곳곳을 누비는 재미는 소녀만이 알 수 있다. 가족이 함께 갔던 추억의 장소도 둘러보고, 마을 이웃들과 손인사도 나누며, 아빠의 동료들이 일하는 곳도 찾아가 인사를 하는 그 시간이 소녀에겐 분명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어 줄 것이다.

 

아빠의 퇴근만을 기다렸다가 헬멧을 챙겨오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며 오토바이 뒤에 태우는 아빠의 따듯함과 기분좋게 불어오는 마을의 냄새, 반갑게 맞이하는 이웃들의 인사는 좋은 기억으로 그녀에게 오래도록 남겨지리라.

 

 

auto4.JPG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오토바이 그리고 아빠와 딸의 저녁 나들이는, 시간을 공유하고, 장소의 기억을 떠올리며, 향기를 함께 나누는 매우 특별하고도 따듯함을 전한다.

 

『아빠와 오토바이타고 동네 한 바퀴』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있은 듯, 내가 마치 이웃들을 만난 듯 생동감있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흥분되었다가 반갑게 미소가 지어졌다가 아빠의 품에 안긴 그녀의 표정에서 행복함을 전달받게 된다.

 

주말 저녁, 아빠의 등에 매달려 오토바이를 타고 강을 끼고 달렸던 그 때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기분을 만끽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킹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트 오즈월드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하이킹

피트 오즈월드 글.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

 

 

hiking7.jpg

 

하얀 색 바탕에 하늘빛과 연두빛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 줄을 타고 최선을 다해 산을 오르는 아빠와 아들 두 사람, 안정감있어 보이는 아빠와 아슬아슬하지만 얼굴 가득 미소와 호기심이 가득찬 아들.

 

두 사람의 모습에선 생동감이, 그들이 밟고 있는 자연을 닮은 HIKE 글자에선 여름의 청량함이 전해지면서 아빠와 아들의 하이킹을 응원하게 된다.

 

 

hiking.jpg

 

 

 

주말 아침, 아빠의 기상 알림에 동그랗게 뜬 아들의 눈에는 앞으로 일어날 시간에대한 설렘과 들뜸으로 가득차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외치고 싶을 만큼 신이 났다.


아빠와 떠나는 하이킹, 아들은 미리 준비한 계획과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 집을 출발해 하이킹 장소를 향한다. 함께 계획을 세우고,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지를 정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는 과정부터 하이킹은 시작되었고, 장소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시작되고, 보이는 것 듣는 것 모든 것이 배움이 되며, 함께 하는 시간은 추억이 된다.

 

 

 

hiking3.jpg

 

 

자연 속을 걷는 것,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운이고,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을 아무런 대가없이 마주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며, 자연이 베풀어주는 것들을 마음 먹은 만큼 배워갈 수 있는 최고의 학습장이다.


몇 년전 세번째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사려니 숲을 산책하는 길이었다. 수많은 잎들 중 하나의 잎이 유독 눈에 띄었다. 잎들 사이에 선물상자를 접어놓은 듯 네모지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나는 너무 신기해서 아무 생각도 없이 잎을 접혀진 대로 고이 풀어내다가 아차 싶었다. 풀어낸 잎 속에는 알들이 고이 싸여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 놀라 순간 멈칫, 아무 말도 생각도 모두 멈추게 되었다. 다시 접혀진 방법을 떠올리며 잎을 접어놓았음에도 처음과는 달리 힘이 없어 잎이 열리기라도 할까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도 이렇게 자연을 표현한 책을 만날 때면 우리가 간 뒤에 바람이나 새의 날개짓으로 잎이 펼쳐지지는 않았을까, 그 때의 알은 잘 부화되었을까, 누구의 귀한 알이었을까 등의 물음을 갖게 된다.

 

hiking4.jpg

 

 

자연에서 우리는 뜻밖의 상황으로 인해 위험을 안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도 하며, 위기 속에서 도전이란 용기를 배우기도 한다. 자연이 그것을 우리에게 선물하듯 시간은 서로가 함께 있었음에 가능했다는 긍정과 믿음의 선물이 되어 준다.

 

hiking5.jpg

 

 

아빠와 떠난 하이킹, 지도를 보며 길을 찾고, 미리 준비한 묘목을 심고, 곤충을 관찰하고, 길에 새겨진 숲 속 친구들의 발자국의 주인을 찾아보는 사소한 활동은, 큰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 호기심을 안겨주는 배움의 첫걸음을 떼게 해 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귀한 시간을 안겨준다. 그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대가없이 주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자연으로 떠난 아빠와 아들의 하이킹은, 자연이란 공간 속에서 아빠와 아들이 서로를 향해 눈빛을 나누고, 서로를 향한 손을 잡고,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마신 공기의 온도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 때 마주한 사소한 일들도 그들만이 공유한 시간이 되며, 그 시간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나누는 새로운 경험을 나누게 된다. 그것이 추억이 되고, 그 추억이 서로가 함께 한 시간들을 기억하게 만들어 준다.

 

 

hiking6.jpg

 

 

『하이킹』은 자연이란 배경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하이킹을 모습을 단순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이다. 아름답게 꾸미려고 하지 않았으나 아름다움이 절로 느껴지고, 우리와 별다른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닌데 특별하게 느껴지게 하는 매력을 가진 그림책이다.


『하이킹』은 우리가 살면서 힘들어지는 순간, 포기하고 싶은 순간과 마주서게 될 때, 나의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추억이란 책장 하나가 펼쳐지듯 가볍게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함을 안겨준다. 아빠와 그리고 아버지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의 작은 집에서 I LOVE 그림책
일라이자 휠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숲속의 작은 집에서

일라이자 휠러 글.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큰 고목이 우리를 반기듯 양팔을 한가득 벌린 채 서 있어요.

그 사이로 들어서면 우리 집이 보여요.

크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고 말끔하지도 않은 오두막,

바로 우리집이에요.


오솔길을 따라 들어오면, 우리 가족의 모습이 한 눈에 보여요.

엄마는 막내를 업고 빨래를 널어요.

둘째 오빠는 마당을 쓸고 동생은 쓰레받이로 담아내고,

숲에서 나무를 해오며 손수레에 동생을 태우고 돌아오는 셋째 오빠,

함께 하는 모습이 참 따듯해 보이죠.

난 우리 가족이 참 좋아요.

 

 

house1.JPG

 

 

아빠가 천사와 살게 되면서

우리는 새로 살 곳으로 숲속 오두막을 선택했어요.

 


맘에 꼭 들지는 않아요.

더운 여름인데도 오두막은 텅 비어 춥게만 느껴지고

보물이라고는 전혀 없는,

난 맘에 드는 게 없는데

큰오빠는 괜찮을 거라고 말해요.

텅 빈 내 마음을 큰오빠가 채워주려나 봐요.

 

 

house2.JPG

 


우리 가족은 모두 아홉이이에요.

엄마와 여덟 남매. 조금 많죠?

엄마는 우리를 위해 매일 일하러 나가요.

그럼 우리는 엄마를 기다리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지요.

오빠와 언니가 동생들을 보살피고

동생들은 오빠와 언니 곁에서 작은 힘을 보태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지요.

 


house3.JPG

 

 

무더운 여름에 찾은 오두막은, 추웠어요.

낡은 오두막을 정리하고, 숲에서 나는 열매를 따고

우리가 심은 씨앗을 키우면서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어요.


엄마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하기란 부족하지만

우리는 누구도 불평하지 않아요.

숲이 주는 선물을 감사하게 받을 줄 알았고

엄마의 노력도 우리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house4.JPG

 


숲에서 우리는 성장해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숲을 통해 배우는 것도 점점 많아졌거든요.

그리고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방법도 배웠고,

겨울을 위해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지요.

가끔은 레이 오빠와 마브 오빠가 사냥에 성공해서

푸짐한 저녁을 먹기도 했어요.


"숲의 왕과 왕비를 위한 만찬"

참 근사하지요.

 

 

house5.JPG

 

 

엄마는 우리가 모두 잠들면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향해 속삭인데요.

엄마가 하는 말을 들은 적은 없지만,

천사와 함께 살고 있는 아빠에게

우리 소식을 전하며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을 거에요.

 


우리 모두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으니까요.

엄마의 마음에서 겨울이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오두막, 숲속의 작은 집

우리집은 여전히 근사하지 않지만

따듯하고 다정해요.

내 맘에 따듯한 봄햇살이 스며들듯이 말이에요.

 


숲속 작은집에서

우리는 함께였기에 봄을 맞이할 수 있었고

함께 였기에 따듯할 수 있었답니다.

 

 

house6.JPG

 

할머니를 통해 들은,

할머니의 아버지 그리고 그의 부인과 자식들의 이야기를 담은

『숲 속의 작은 집에서』 는, 대공항시대였던 193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할머니가 전해주는 진짜 옛날 이야기가

손녀의 손을 통해 세상으로 나오게 된 그림책 『숲 속의 작은 집에서』는

힘들었던 시간을 가장 좋았던 기억으로 추억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면 참 좋을 것 같아요.


7명의 동생을 둔 우리 엄마,

동생들 뒷바라지로 꽤 긴 시간을 보냈지만

동생들의 엄마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고 말하는,

그 따스함과 정성 그리고 책임감이

오늘 밤만은 버거움이 아닌 따듯함으로 기억하고 싶어지네요.


숲속 작은 오두막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과 함께 성장하며 수확의 기쁨을 누리듯

함께 하기에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는 감사함을 담고 있어요.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 포근한 그림과

가족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표현이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의 열기를 한풀 꺽어주는

청량함을 안겨주네요.


엄마와 함께 읽으면 참 좋은 그림책으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참 좋을 그림책으로

『숲 속의 작은 집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