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완결판
리처드 바크 지음, 공경희 옮김, 러셀 먼슨 사진 / 나무옆의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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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꼽히는 『갈매기의 꿈』 을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 보았다. 완독한 기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갈매기 조나단이 간절히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는지, 그의 삶은 어떤 빛깔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읽었는지조차 가물할 정도로 나에게 남은 기억이 거의 없다. 더 늦기 전에, 제목조차 나에게 잊혀질까 마음먹고 읽기로 하였다.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지음

나무 옆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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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는 해안에서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아주 간단한 비행을 하며 일생을 마친다. 그러나 갈매기 무리 중 단 하나만이 간단한 비행이 아닌, 드넓은 하늘 위 공중에서 무얼 할 수 있고,무얼 할 수 없는지 알고 싶은 궁금증을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 비행을 시작한다. 그가 바로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이다.

조나단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갈매기 무리에서 버림받아야 하는 상황 앞에서도 비행을 그만두지 않는다. 비행은 조나단이 이루고픈 의지이자 스스로가 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기에 무리에 낄 수 없다는 것으로 그만 두려는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을리 만큼 그 각오가 대단하다.

어머니가 물었다.

"왜 그러니, 존? 왜 그래? 여느 새들처럼 사는 게 왜 그리 어려운 게나, 존? 저공비행은 펠리컨이나 알바트로스에게 맡기면 안 되겠니? 왜 먹지 않는 게냐? 얘야, 비쩍 마른 것 좀 봐라!"

"비쩍 말라도 상관없어요, 엄마. 저는 공중에서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다예요. 그냥 알고 싶어요."

갈매기의 꿈. 15쪽


조나단은 해안에서 벗어나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속도를 내며 하강하는 자신을 매우 객관적으로 살핀다. 날개의 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쯤에서 속도를 늦춰야 하는지 그리고 더이상 날개에 힘을 주지 않고 바람에 몸을 맡겨야 하는지를 수없이 반복하며 스스로 터득해 나간다. 그에겐 스승은 없다. 바람과 자신의 두 날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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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순간, 조나단은 그 무엇도 필요치 않다. 친구도 갈매기 무리도. 그에게 비행은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삶이었던 것이다.


1,200미터 상공을 지날 즈음, 조나단은 한계 속도에 도달했고, 바람이 소리치는 철벽 같아서 더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제 그는 시속 344킬로미터로 곧장 강하하고 있었다. 그 속도에서 날개가 펴지면 몸이 산산조각난다는 것을 알기에 조나단은 침을 삼켰다. 하지만 속도는 힘이었고, 속도는 환희였으며, 속도는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갈매기의 꿈. 27쪽


조나단의 비행은 스스로 터득한 날개짓과 속도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되었고, 그의 비행을 배우고자 찾아오는 또다른 갈매기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열심히 연마하면 공중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조나단은 확신한다. 그것은 이번생의 우리에게는 배움이지만, 다음생에게는 도전이고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거라고 조나단은 믿는다.


우리는 이번 생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다음 생을 선택한단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은 이번 생과 똑같아.

한계도 똑같고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도 똑같지.

갈매기의 꿈.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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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은 많은 갈매기들의 수근거림에 당당하려 한다. 그것만이 그가 갈구한 자유를 느낄 수 있으며, 날개를 가진 새가 누릴 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나단은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평범하고 그 누구보다 특별하거나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고.


다만, 조나단은 자신의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자신이 꿈꾸는 삶의 모습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것이 다르다고 말해 준다. 조나단의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며, 우린 모두 원하는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말이다.


그들 역시 특별하고 재능이 있고 성스러운가? 그대들보다 나을 게 없으며, 나보다 나을 게 없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딱 하나의 차이는 그들은 본디 자기가 누구인지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갈매기의 꿈. 99쪽


조나단 리빙스턴은 수많은 갈매기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그의 비행기록은 수많은 갈매기들에게는 영웅이고 신이다. 그를 위한 의식을 치르면서 그를 숭배할 뿐 그가 비행을 위해 수많은 실패와 노력을 기울인 것은 어느 틈엔가 지워지고 말았다. 그들의 허례의식을 과감히 지우고 비행을 시작한 이들이 있다. 조나단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가슴에 담고 날개를 펼치는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켜내고자 하는 삶을 위해 기술을 연마한다. 알고 있는 것과 수행하는 것은 깊이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들은 몇번이고 거듭해서 "이건 비행이 아니고 진실이 무엇인지 찾는 길일 뿐이야."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래서 그들은 '제자'를 거부하면서도 스스로 제자가 되었고, 조나단이 부족에게 가져다준 메시지를 수행했다.

[중략]

갈매기 앤서니는 조나단의 이름을 덮은 의례와 의식을 거부한 채 자신의 길을 갔고, 그렇게 행동하는 젊은 새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들은 삶의 허망함으로 애달팠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정직했고, 삶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직시할 만큼 용기 있었다.

갈매기의 꿈. 130쪽 / 136쪽


조나단 리빙스턴이 펼쳐낸 비행기록은 다음 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조나단이 갈매기 무리로부터 벗어나면서까지 이루고픈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에게 비행은 삶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그 꿈은 조나단에게 시작이었고 한계와 부딪히는 도전이었다. 또한 다음 생을 살아갈 우리들을 위한 긍정의 메시지였으며 비록 같은 삶을 앞에 놓고 태어났을지라도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며,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말한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로 유명한 책 『갈매기의 꿈』 성인이 된 지금 다시 읽기로 한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말하고 싶다. 수없이 반복된 비행 연습으로 삶을 변화시켜가는 조나단처럼 내 삶에 귀 기울이고 간절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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