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살아남기 3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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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세번째 이야기. 먼저 출판된 1권 2권과 연결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과 주제를 두고 펼쳐지는이야기로 3권이라는 부담없이 선택하여 읽을 수 있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입문기의 초등학생 고학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집 십대 소녀들이 보내는 학교 생활과 그리 다르지 않은 재잘거림과 동아리 활동의 분주함 그리고 친구 관계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씩 들춰보며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미소를 피어나게 하고, 함께 고민하게 되고, 대견함에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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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3』에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 호르헤와 리브, 가렛이 중학교에서 다시 뭉치면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한다. '보안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호르헤는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힘도 센만큼 약자의 편에 서서 사소하게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듬직하고 의지가 되는 믿음직함을 가̡고, 리브는 열정이 넘치고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가렛은 장난끼 많고 마음이 여리지만 친구 호르헤와 리브와 함께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그들의 주변에 함께 하는 연극부원의 재스민과 그의 남자친구 지크, 운동부원의 제임스 일당들과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호르헤는, 처음으로 느낀 감정에 자신이 조금 낯설다. 말이 많지는 않지만, 할말은 항상 당당하게 하는 편인데, 재스민과 눈이라도 마추치면 인사말하는 것조차도 어려워진다.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일이며, 대답조차 자연스럽지 않다. 그렇게 호르헤는 짝사랑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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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스민을 위해 연극부에 짐나르기 도우미를 자처했지만, 호르헤는 상처만 안고 돌아온다. 또한 제임스와 친구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가렛이 맘에 걸린다. 한편, 리브는 항상 평온함을 유지하던 호르헤가 허둥지둥대며 집중하지 못하는 낯선 모습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호르헤는, 재스민을 대하는 지크의 제멋대로 행동에 실망하고, 재스민의당당한 이별 선언에 용기를 내어 본다. 재스민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호르헤는 설렘과 즐거움으로 새로운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재스민과의 만남도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해질 무렵, 호르헤는 생각지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항상 약자의 편이 되었던 호르헤가 메신저창에 여자 아이들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것이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되고, 재스민조차 호르헤와의 점심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제임스가 별로야. 사람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 느낌?

내가 말하는 건…

누가 뭐라고 안 하면,

다른 사람 괴롭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단 말이야.

그걸 재미있어 한다고.

그리고 거짓말도 하지.

자기 손 안 더럽히겠다고 나쁜짓은 다른 사람 시키기도 하고.

 


 

리브는 알고 있다. 호르헤는 절대 아니라고. 호르헤도 알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말할 수 없다. 리브와 호르헤 그리고 가렛은 지금의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제임스 일당과 친구가 되기 위한 가렛의 안쓰러운 노력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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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이성친구, 동성친구, SNS 십대는 관계를 형성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장한다. 때로는 그것이 독이 되어 자신을 잃게도 하고, 독이 오히려 좋은 약이 되어 자신을 한층 키워내는 힘이 되기도 한다. 호르헤와 리브, 가렛이 경험한 시간은 서로를 깊이 알게 하고, 친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더욱 깊이 새기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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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힘을 남에게 나누는 호르헤는, 어른의 내 눈에는 참 올바르고 건강한 십대의 모습이고,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되는 소년이다. 호르헤또한 자신을 믿어주는 리브가 있기에 더욱 단단하게 여물어갈 수 있다. 철부지같은 가렛이지만 호르헤를 위한 용기에서 우정의 깊이가 느껴진다.

 

호르헤의 공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친구들에게 주는 믿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나의 십대 소녀들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것이 사랑과 존중이며, 함께 나아가는 나눔의 미덕임을 새롭게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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