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에 노출된다. 나의 선택에 의한 경우도 그렇지 않은경우 속에서도 우린 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소비한 만큼 모든 관계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며, 고심 끝에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했어도 그 관계가 깨지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 그 만큼 나와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정답이 없으며, 멀고 가까운 거리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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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는, 고양이와 집사의 생활을 통해 "관계"와 "거리" 그리로 "온전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짧은 글과 편하게 느껴지는 그림이 독자에게 부담없이 읽혀지도록 유도하며, 짧은 글에서 느껴지는 여운은 꽤 길게 남긴다.

난 '고양이'란 동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고양이가 살아가는 방법을 알면 알수록, 그것이 비록 사람들이 미화시킨 것일지라도 그만이 가진 생활 방식들이 부럽기도 하고, 어쩌면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 부럽기에 많은 사람들이 애정하는 반려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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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를 위해서보다는 타인을 위해서 더 나아가 '함께'라는 관계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는다. 그것이 자신이 피곤하게 한다는 것도 못 느낄 만큼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정작 자신이 혼자 놓여지면 그제서야 피곤이 몰려와 온전한 나만을바라볼 에너지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간 그 시간, 우리는 '나'를 향해 돌릴 용기가 필요하다. 맞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무조건 GO GO! 이것이 바로 나를 위한 과감한 도전이자 나를 위한 확실한 내 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아무거나."

"네 맘대로."

"난 상관없어."

이 대답만은 하지 말아줘.

28쪽.

우리는 '우리'라는 말에 꽤 든든한 무게를 달고 살아간다. 그 무게만큼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건 누가 가르쳐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나를 재단했다. 관계 유지라는 이유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 정리가 되었다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어설펐던, 끌려다녔던 관계들이 서로를 위한 배려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게 되면서 끊어질 듯했던 끈들이 과감히 잘려나간 것이다. 이처럼 억지로 매달린다고 그 관계의 끈이 튼튼해지는 것은 절대 아닌 것이다. 나를 위한 거리, 나를 배려한 거리, 나와 너의 거리, 거리만큼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보자. 그 순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나를 돌아보는그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제발,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 따윈 하지 마.

네 대신 나설 사람도 없어.

네 목소리가 필요해.

그것도 아주 큰 소리.

그것만이 현재를 바꿀 수 있어.

명심해.

39쪽.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는 부연 설명을 구구절절 담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말을 담백하게 담는다. 멋지고 고급진 언어도 사치스러운 언어도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내가 눈치보며 주눅들어 하지 못한 말을 해야 하는 강력한 이유를 짚어주고, 관계 속에서 힘든 건 내가 남과 다른다는 명쾌한 결론을 내려준다. 다름을 인정하는 단계에서 다른 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것도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모든 관계를 가까이 두려고 하는 건 욕심이고 관계의 사치이며, 나의 에너지 방전의 원인 제공이라는 것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참지 마!

참아서 잘 되는 일보다

참지 않고 소신을 말했을 때 해결되는 일이 더 많아.

발끈하는 것이 천 마디 말보다 가치 있다는 걸

꼭 알아둬!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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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삶이 이렇다'라고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주인의 손길에 자신을 모두 내보이지 않는, 우아한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때로는 도도하게 때로는 집사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듯한 예사로운 눈빛을 건네며 집사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여유로움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 리듬을 정확히 알고 활동량을 과하게 늘리지 않으며 자신을 먼저 챙기는 조금은 이기적인, 자신을 먼저 챙기는 '나 사랑하기'를 실천한다.

우리는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적 여유와 자신을 안아줄 수 있는 긍정적 마음을 곁들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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