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스티브 비덜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라는 제목을 본 순간 내가 읽어야, 읽어줘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책에 대한 나의 첫느낌이다. 출산을 앞두고 10여 년 동안의 사회생활을 접으며 전업주부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단지 횟수로 3년에 접어드는 나에게 완전한 내 편이 되어주는 책이라는 느낌에서 였다.


일을 원하고, 일을 하고자 하는 나에게 직장은 6개월이라는 꽤 긴 육아휴직을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해 왔다. 많은 선배맘들은 백일까지만 엄마가 키우고 그 이후엔 조부모나 보모 또는 보육시설에 맡겨도 큰 지장이 없으니 직장에 나오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다른 동료들보다 3개월이나 더 주는 육아 휴직을 포기하지 말라고, 가정에서 다시 사회로 나오기는 쉽지 않는 일이라는 말로 나에게 많은 갈등을 안겨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를 두고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나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에 이르렀다.

그 때, 아빠라는 존재에 행복을 느끼며 출산의 그 날만을 기다리는 신랑은 나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시키는 고백을 해 왔다. 신랑을 출산하면서 건강을 잃으신 어머님은 어린 신랑을 데리고 병원을 다니시느라 아이의 투정을 받아줄 여력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투정을 받아주며 사랑을 베풀어주시기에 본인의 몸이 따라주지 않으셨다. 엄마의 사랑에 항상 목말라 있었다는 신랑은, 내 아이에게만은 엄마의 손으로, 엄마의 따스한 가슴을 느끼며 자라게 해 주고 싶다고 나에게 아이를 길러줄 것을 간곡히 부탁해 왔다.

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만큼 아이의 탄생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었기에 내 일을 과감하게 접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러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육아가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전업주부들이 갖는 갈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정의 재정을 책임진다는 명목으로 육아에 소홀히 하는 아빠와 끊임없이 엄마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아이 사이에서 때로는 지치고,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 3년의 시간을 전업주부로 살아온 나이고, 현실이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말귀를 알아듣고, 배변 훈련도 되어 있으며, 22개월 정도 되었으니, 어린이집을 포함한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다시 내 일을 시작해 볼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 때마다 포기하는 것은 아빠가 아닌 엄마인 내 자신이다. 엄마인 내 품에서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깊은 잠에 빠진 이 아이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 팔은 내 아이를 안았지만 눈은 다른 아이를 바라보는 이에게 맡긴다는 것이 아직 내 마음속에서는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나 싫은 일이다. 나의 이 소중한 아이를 누군가 시간 때우기 식으로, 월급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만지고 애정을 쏟는 척 하는 것에 아직은 나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이런 나의 마음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나의 우려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배신감과 허전함, 그리고 불안감을 안겨주는지 실험을 통한 연구로 발표된 사례를 보여주기에, 지금 내 품에 안겨있는 내 아이를 3살까지 또는 좀 더 긴 시간을 엄마와 함께 하는 것이 엄마와 아이 그리고 아빠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나의 생각에 행복한 육아로 새로운 시작을 하도록 든든한 응원가를 들려준다.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이대로 있다가는 전업주부로, 아줌마로 눌러앉게 될까 두렵고, 언젠가 부딪혀야 하는 사화에 적응하지 못할까 하는 두려운 것이 솔직한 나의 마음이라 하더라도 내가 원하고,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배변 훈련 중 실수로 바지에 쉬를 한 아이에게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고 환하게 웃으면서 바지를 갈아입히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난 행복하게 내 아이를 안아주고 눈을 마주치며 오랜 시간 함께 하련다고 마음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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