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고 싶었는데 그전에 죽겠다 싶었다
최이솔 지음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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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완벽하게 지배한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완벽은 타인의 기준에 부합할 필요는 없다. 나만의 완벽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해야 한다. 나에게 완벽이란, 할 수 있는 루틴, 즉 습관을 이야기한다. 하루 습관은 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루 습관은 어겨지기 마련이고, 그러면 아예 하지 않는 게 인간이다. 나는 그래서 주 단위로 습관을 정립하려고 노력한다. 주 4회 운동(근력 2회, 달리기 2회)을 하고, 주 10시간의 독서 하는 것. 그리고 주에 단 한 번이라도 1시간 이상 소설을 구상하거나 쓰는 것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매주 일요일은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파악하고 보완한다. 전체적으로 취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엔 운동이 가장 어렵다. 퇴근 후 남은 시간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 땐 반드시 할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자기합리화 후 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으니까. 어떻게든 정신력으로 해내는 방법이 가장 원활하고 보편적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돌아보는 일이다. 게으른 사람이 더 쉬고 싶어서 하지 않는 것은 나를 돌아보는 게 아닌 좀먹는 것이다. 내 기준에 맞춰 충분히 노력했고, 어떤 일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계속해서 주저앉게 될 때, 그때가 바로 쉬어야 할 때가 아닐까?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열심히만 살아가고 있다. 몸과 건강을 담보로 ‘갓생’을 살아가는 건, 누구를 위한 인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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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벌레라니 - 예쁜꼬마선충으로 보는 생명
이준호 지음, 임현수 그림 / 이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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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선충 연구의 사회적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예쁜꼬마선충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완전한 무에서 비롯된 무지는 찾아볼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대단히 미시적인 호기심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결국 엄청난 복잡성으로 확장되어 사회에 작고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어쩌면 미국 증시의 우상향보다 세계 과학 발전의 우상향이 더 가파르다고 볼 수도 있다.

사소한 호기심과 끈기로 과학적 파급력에 집착하는 이준호 교수에게 존경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책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번씩 계속 펼쳐볼 생각이다. 이준호 교수의 노벨상 수상과 꼬마선충의 더욱 활발한 연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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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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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는 읽었던, 읽지 않았던, 읽기 싫었던 책까지 전부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에서 소개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다른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을 ‘그냥 소설로서 읽은’게 아쉬워졌다. 조금 더 넓은 사고로, 해체하듯 읽으면 얼마나 더 재밌을지 기대된다. 또 리영희 작가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그리고 스티브 존스의 《진화하는 진화론》은 아예 알지 못했던 책이다. 유시민 작가의 소개로 겉을 핥아보니 속까지 파헤치고 싶다는 생각이 팽배해졌다. 강한 피로함이 느껴지는 한나 아렌트의 아이히만부터 전체주의는 읽기 싫었지만,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스스로 맹신하는 진영의 책만 읽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세상은 반쪽 눈으로 살아가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 넓은 세상, 짧은 생을 그렇게 산다는 것은 앎의 기회를 내다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중도라는 사상 아래 반쯤 감았던 양 눈을 번쩍 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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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필법 교양 100그램 3
유시민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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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읽고, 쓴다

인간은 날마다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책이라는 마지막 안전장치를 집안 곳곳에 살포해 놓았다. 자기 전에 집어 들고, 무료할 때 넘기고, 아무 생각 없이 종이 냄새를 맡으면 마치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억울한 감정에 울화가 치밀 때, 무기력함에 자조적인 자아가 기어 올라와도 나는 책을 펼쳤다. 반대로 뜻하지 않았던 기쁨이 밀려올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기분이 좋은 날 다시 책을 폈다. 불안을 적당히 물리치고, 행복한 오만함도 진정시키는 독서는 나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왔다. 책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나는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죽고 싶다.

박진권


그래서, 공부

어느 날 좋아하지 않는 작가의 책을 집어 들었다. 평소 그 작가의 강연이나 토론 장면이 방송에 나오면 금세 채널을 돌릴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싫어하는 감정은 아니었지만, 굳이 따지자면 중간보다 아래임은 분명했다. 어쩐지 치우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애써 싫은 티를 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관심 없는 작가의 책을 집어 든 그날부터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하고 싶은 것을 위해 7년 차에 접어든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겨우 책 한 권에, 심지어 그다지도 좋아하지 않았던 작가의 글 때문에 보편적인 경로에서 탈주했다.

회사는 푼돈으로 개인의 시간을 유린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곳이 얼마나 안락하고, 꽤 괜찮은 곳이었는지 알게 됐다. 나에겐 일은 덜 하면서 똑같이 벌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퇴사 초기에 느껴졌던 고양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새 후회가 밀려왔다. 혹시 그냥 남들과 똑같이 부품으로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밀려왔다. 평소 후회에 잡아먹히지 않았던 나는 이 생소한 감정에 휩쓸려 무너질 뻔하기도 했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목공을 배우고, 출판 관련 수업을 들었다. 잠시지만, 서점에서 알바도 해보고 인터넷 기자 생활까지 했다. 긍정적인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이기만 하지도 않았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기쁘고 설레기만 했다. 내가 만약 아직도 그 의미 없는 부품에 낀 상태로 온몸이 갈리며 돌아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현재는 동 나이대에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연봉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 또래의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없으면 덜 쓰면 되는데, 덜 쓴다고 불행하진 않다. 심지어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꽤 구체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혹자는 식장 들어가기 전까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 ‘모른다’라는 평생 이어진다. 결혼 하기 전에도, 하고 나서도, 결혼 생활 중에도, 10년, 20년, 30년 차에도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헤어짐(이혼)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충분하게 행복하다. 돈이 많지 않아도, 작은 집이어도, 국산 준중형 세단이어도, 나는 일상을 살아간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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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 왕국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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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요즘 사회는 세대 구분 없이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다. 모두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본인의 조작 실수 또는 부주의를 기계의 결함으로 돌리고, 자신의 비리를 아래 직원에게 덮어씌우고, 본인의 연차마저 직접 말하지 못해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이상 현상까지. 나라와 사회를 탓하고, 세계를 원망하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더러운지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곳곳에 추잡한 얼룩이 묻어있다. 내 영혼은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했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 정직하게,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몸부림친다.


글 박진권


말 그대로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선택한 것의 결과를 마주하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가 아무리 매섭고, 고통스럽더라고 끝까지 버티는 것을 말한다. 혹여 버티지 못해 떨어져 나가더라도 외부를 탓하지 않고, 자신의 실책으로 가슴속 깊이 묻어두는 것이다. 그것이 썩어 없어질 때까지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저 남 탓만 할 뿐이다.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회사의 체계가 무너지고, 정치인들은 모든 문제에서 회피만 한다. 부모는 자식을 방치하고, 자식은 키워준 부모를 쉽게 버린다. 책임감 없는 사회는 성장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책임감은 인간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그것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본능에 충실한 짐승에 가까울 것이다. 본래 동물에 속해있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인간이어서 보는 혜택이 있다면 책임감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감수해야 옳다. 겸손함도, 친절함도, 책임감이 없다면 모두 허례허식일 뿐이다. 개인의 삶과 말 그리고 선택에 책임질 수 없다면 그것은 자아가 없기에,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는 내가 혐오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기에 더 책임감 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닌, 한심한 사람이기 싫어서다. 나의 더러움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순간, 책임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인간이 되어간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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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전집 북펀드]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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