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의 시대 -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마이클 본드 지음,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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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우리에게 팬덤이란]

[인용문]

[17p] "무언가를 아주 많이 좋아하면 그것을 공유하고 싶어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싶어 진다"


[24p] 팬들은 항상 자신이 속한 종족에 대해 끈질기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충성심을 보여왔는데, 이는 정당 정치에서도 고질적 특성이 되었다.


이러한 대중문화 환경에서 정당은 특정 인물을 숭배하는 집단이나 다름없으며, 정당 지도자는 그 집단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25p] 미적 요소나 특정 문화 집단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정치 접근성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이념이나 정책 등 정말 중요한 것에서 눈을 돌려 지도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할 수도 있다. - 우리 편이 앞서기만 한다면 그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 걸까?


[27p] 현대 문화에서 팬덤은 새로운 종족이다. 또한 팬덤은 고유한 가치관, 어휘, 열망을 가진 하위문화다.


[29p] 좋든 싫든 사람들 모두는 생각지도 못하는 가운데 나와 남의 등급을 나누고자 애쓴다. 이때 사람들이 속한 집단은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서평]

인터넷이 발단한 현대 사회에서 팬덤의 화력은 군대에 밀리지 않는다. 때문에 간혹 과격한 팬덤은 나치즘과 다름없어 보일 때도 있다. 그것이 비단 연예인과 오락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이 자주 보인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한치의 잘못도 없으며, 반대 정단만이 순수 악이라고 믿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그들이 어떤 정책을 진정으로 살펴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집 값을 올려주고, 내게 소소한 지원금을 주니까 착한 정치인이고 차세대 대통령 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여러 가지 참사에 자신의 발을 넣고, 우리는 혁명의 단체라며 자위하기 바쁘다. 그런 그들은 모든 참사에 관심이 있진 않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대표가 대통령일 때 벌어진 참사에 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절대로 찾아보지 않는다. 


참사에는 차등이 없다. 모두가 안타까운 일이자, 우리의 현실이다. 두 번의 연평도 해전과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다들 알고 있는가? 정말 당신들이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애도한다면,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당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어떤 곳이든 나는 관심이 없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의 그 그릇된 정치관에 죽은 사람을 이용하지 말란 말이다. 죽음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좌우할 것 없이 똑같이 아주 역겨운 행동이고 버러지 같은 신념이 분명하다. 제발 죽음은 애도로서 끝내길 바란다. 그게 아니라면 두 가지의 참사에만 매몰되지 말고, 다른 참사들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에 참사는 단 두 번만 있는 게 아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참사의 주인공들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청춘이다. 아이들에게 역겨운 정치사상을 들이밀지 말았으면 한다. 그것은 절대로 정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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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박찬용 지음 / 에이치비프레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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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대량 생산일 수록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주 단순하게 기계가 만드는 건데 뭐 특별한 게 있겠어? 하는 생각이 깊었다. 그리고 맛이 매번 달라지는 식당보다는 음식의 품질이 늘 일정하게 유지되는 식당이 진정으로 좋은 식당이라는 것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도서 모던 키친에서는 혼자서 평생 알 수 없었던 내용들이 나온다. 내 세상이 얼마나 좁았는지 또 알게 해주는 도서가 한 권 더 탄생했다. 그저 단순하게 먹고, 판단했던 지난날들을 반성한다. 그리고 요리사와 배달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다들 무탈하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인용문]

여기서 만나고 알게 된 이야기 덕에 나는 공장과 주방과 농장이 모든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현대 사회의 떡집이 왜 아직도 아침부터 물을 여는지, 달라진 현대인의 식생활은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우리가 무심코 사 먹는 햇반이 어떤 하이테크의 산물인지, 값비싼 문어를 위해 누군가가 바다 위에서 어떤 일을 하며 그 경험을 일반인이 해 보면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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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민바람 지음, 신혜림 사진 / 서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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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지친 마음을 쓰다듬는 낱말]

[산문]

나는 가을부채가 되지 않기 위해 살아왔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꿈인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대외적으로 쓸모가 많은 사람으로 칭송받고 싶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닌, 나만의 고유하고 대단한 능력을 손에 쥐고 싶었고, 그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다르게 결과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말과는 달리 당장 눈앞에 보이는 증명이 없으니 스스로에게도 당당할 수가 없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났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 맞나?' 누구와도 섞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과 척을 지게 되었다. 가까워질수록 점점 멀어질만한 구실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하나 둘 밀어낸 후 드디어 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사람과 사랑이 필요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인정하고 나니 평범하지만 내게 맞는 사랑을 찾았고, 업신 여긴 사람들과의 관계도 회복되었다. 그제야 쓸모는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평범함이 참으로 특별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지금 평범한 괴로움과 행복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인용문]

[15p] 철 지나 쓸모없어진 물건을 '가을부채'라 한다. 전성기가 지난 사람의 신세. '가을부채'라고 하는 건 '한발 늦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17p] 조바심을 바꾸어 말하면 절박함이기도 하다. 그 마음 덕분에 항상 치열하게 살 수 있었다.

[19p]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지만 기회비용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삶을 풍요롭고 깊이 있게 만든다. 당장은 잃은 것 같아도 멀리 보면 얻은 것일 수도 있고, 얻었다고 여길 때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있기도 하다.

[23p] 삶의 본질은 바림과 닮았다. 서서히 짙어지고 서서히 옅어지는 일. 흐릿하고 애매모호한 것들의 연속. 모든 것에 모든 것이 조금씩 섞여 있는 상태. 나도 '사이'에 있는 사람이다.

[32p] 내가 관대한 문지기가 되기를 바란다. 속마음을 보이지 않겠다는 다짐이 숨 쉬기 불편할 만큼 마음을 조이지 않기를, 풀쳐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걸 기억하기를 바란다.

[35p] 신체뿐 아니라 정신과 사회적으로까지, 게다가 '완전히' 안녕해야 한다니. 좀 너무들 한다 싶다.

[37p] 병과 비장하게 싸워 이겨내는 생활도 있지만, 완치를 기대하기보다 자신을 도닥이며 조금씩 나아가려는 태도도 있다. 낫지 못할 병과 평화롭게 반려하는 생활도 있다.

[47p]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건 부정적 요소에 직면할 힘을 그만큼 많이 가졌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파고들어 자신과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게 아닐까.

[57p] 나는 오늘도 해결되지 않는 깊은 고민들 속에 있다. 아마 언제나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늘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 사소한 행복이 마지막 전구의 불빛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

[67p]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한 건 아무도 없다고 느길 때의 날카로운 자유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품어주는 관계의 안정감이었다.






[2부 나아갈 길을 열어주는 낱말]

[산문]

한자리에 고여 있는 느낌이 강해졌을 때 퇴사를 결심했다. 맞지도 않는 회사에서 육 년이라는 시간을 버텨냈으니,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해볼 차례였다. 그런데 세상은 역시나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욕망이 아닌, 나 하나 바꾸자는 계획이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사도 허술했고, 마음가짐도 단단하게 여물지 못했다. 퇴사 후 받고자 했던 목수 교육은 재밌었지만 생업으로 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면접을 다니며 본 사장님과 팀장님들은 손가락에 저마다 큰 흉터와 혹은 절단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겁이 많은 나는 그런 상처를 얻으면서까지 목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퇴직금을 야금야금 까먹으며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섯 시에 일어나서, 여덟 시까지 책을 읽었다. 그리고 여덟 시에 커피를 내려 마시며 정오까지 글을 쓰고, 독서를 했다. 정오 알람이 울리면 책상에서 일어나서 밥을 먹고 쉬면서 유튜브를 시청했다. 제일 상단에 뜬 영상은 편집자 K의 출판사 취업 관련 영상이었다. 그때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읽고, 쓰고, 내 글을 고치는 것이었다. 어차피 하기 싫은 일인데 그나마 잘하고, 흥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좋지 않은가. 생각보다 너무 우연히, 생업으로 삼고 싶은 직업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인용문]

[74p] 어떤 일이든 하면 하는 만큼 정직하게 익숙해진다는 것. 불공평한 이 세상에도 괜찮은 점이 있다면 그것이다. 분야마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긴 해도 몸에 밴다는 것 자체는 믿고 나아갈 수 있다.

[75p] 이제는 글을 쓰면서도, 마음을 치유하면서도 조바심이 날 때면 생각한다. 내가 나를 기다려주자고. 늘지 않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길이 든다고. 익숙해지고도 실수를 하듯이 간간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사는 것도 당연하다고.

[81p] 등단 시기가 이르면 힘이 빠졌고, 드물게 나와 비슷한 나이에 등단한 경우면 희망과 조바심이 동시에 생겨났다. 점차 그런 자신이 지질하게 느껴졌다. 내 삶의 속도를 남들과 견주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 내가 늦지 않았다는 증거를 꼭 바깥에서 찾아야 할까. 이미 오랫동안 그런 삶의 태도 때문에 글 쓰는 일을 미뤄온 것이었다.

[92p] 사람이 항상 아름답게 살 수만은 없는 법인가 보다.

[95p] 내가 잃어버린 것을 누군가가 채워주길 막연히 바라는 마음.

[98p] 어떤 경험을 하든 내 것이 된다는 약속. 그것만은 인생이 사람에게 지키는 의리가 아닌가 한다.

[104p] 한 사람의 생각은 제한된 정보로 지극히 주관적인 사고 과정을 거친다. 감정 영향도 크게 받는다. 그러니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면 거기에 완전히 젖기보다 가능성을 두루 열어두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내 생각이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어, 이 생각도 곧 달라질 수 있어,라고.

[119p] 일상이 몸을 죄어올 때가 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성과 없이 제자리에만 머무는 것 같을 때는 그 자리에서 서서히 땅에 묻혀가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지금을 답답하게 느끼는 건 일상이 비좁게 느껴질 만큼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뜻일지 모른다.

[123p] 약자라는 피해의식에 빠져서 배려를 잃을 때도 인간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 그리고 뭔가를 해야 할 때 하지 않는 것 역시 잘못된 일이 될 수 있었다.

[125p] 죄책감만큼 사람을 옭아매는 감정이 있을까. 죄책감은 후회되는 일의 모든 원인이 나에게서 비롯된 것처럼 믿게 만든다.

[133p] 한자리에 고여 있는 느낌이 들수록,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없다고 느낄수록 사소한 일들의 의미를 느껴보는 것은 중요하다.






[3부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낱말]

[산문]

어떤 관계든 끝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 끝에 의연해졌다. 그렇게 틀어진 관계를 다시금 붙잡는 일은 절대 없었다. 그래야만 내가 덜 다친 상태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이 나에게 독이 될 줄은 몰랐다. 끝이 어렵지 않으니 쉽게 절연했고, 내게 필요한 관계도 어렵지 않게 끊어냈다. 그렇게 성장에 목말라 분주하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의문이 들었다. 스스로의 감정을 죽이면서까지 혼자여야만 할 이유는 없었다. 그 상태로는 어떤 성장을 이루어내든, 결국 흥미를 잃고 말았다. 흥미가 사라지니 지속할 힘도 증발했다. 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 방황했고, 가장 잘하는 일도 등한시했다. 그런 방황을 잡아주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나는 계속해서 그릇된 길로 향하게 되었다. 그렇게 점차 어두워지기만 할 때 알베르 카뮈의 결혼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는 사랑과 욕망을 만나러 나아간다. 우리는 교훈을 찾지 않고, 위대함의 씁쓸한 철학도 찾지 않는다. 태양과 입맞춤과 야생의 향기 외에는 모두 쓸모없어 보인다. 나는 여기서 굳이 홀로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종종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여기에 오곤 했고, 그들의 표정에서 사랑의 얼굴이 짓는 해맑은 미소를 읽어냈다. 이곳에서 나는 질서와 절제 따위는 남 줘버린다. 나를 송두리째 휘어잡는 것은 저 자연과 바다의 위대하고 자유분방한 사랑이다. - 알베르 카뮈 《결혼》


덕분에 지금은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에 대해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즐거운 노력을 한다. 그리고 다시금 그들의 사랑을 망각할 때 카뮈의 결혼을 읽는다. 믿지 못하겠지만, 놀랍게도 이 거장의 글 속에 내가 보인다. 그렇기에 읽고, 행동하고, 내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힘을 쓴다. 그것이 조금 지칠 때도 있지만 행복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 글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친다.


[인용문]

[142p] 어떤 관계든지 훼손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긴 시간 훼손되지 않기란 불가능하니 길어지면 모두 망가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 관계는 그런 게 아니었다. 훼손된 흔적을 지워야만 건강하게 지속되는 게 아니라, 시간 위에 함께 남기는 흑적 그 자체였다.

[143p] 관계 안에서 완벽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답도 없다. 그러니 말끔했던 처음과 같이 되돌리려 애쓸 필요가 없다.

[152p] 맞은바라기에서 당신은 나를 보고 있다. 나도 당신을 본다. 멀어지니 당신의 얼굴이 잘 보인다.

[156p] 언제나 내 귀찮음과 맞아떨어지는 엄마의 배려를 내심 반겼기 때문이다.

[180p] 말도 주워 담을 수 있다. 적어도 주워 담으려는 노력을 보여줄 수는 있다.

[193p] 나는 사람들의 사소한 선의가 좋다. 이런저런 일에 마음을 다치다가도 작은 다정함에 위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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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을 따라서
권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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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모든 것의 시작]
[줄거리]
작은 슈퍼를 운영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은세는 슈퍼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배달 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은동이는 그것이 항상 불만이었지만, 언니 은세처럼 과하게 티를 내지는 않았다. 은동이는 또래의 아이들처럼 닭장속 닭이 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배우라는 꿈을 안고 아카데미에 등록하기 위해 돈을 모았다. 은동이 수입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할머니였다. 은동이는 '제 이름 석자도 모르는 빙신'이라는 말로 자조를 시작하는 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적당한 삵을 받았다.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할머니는 결국 제 이름 석자와 제 아들 이름 석자를 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할머니의 한글 실력이 늘어갈 때 마다 은동이의 배우 아카데미 학원 수강료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인용문]
[51p] 누군가에게는 장난전화처럼 보이겠지만, 곧 합류할 세계의 안부를 묻는 중요한 일이었다. 오늘은 한발 더 나아갈 생각이다. 나는 닭이 되고 싶지 않았다.
[56p] '괜찮아, 할 수 있어' 마음속으로 나를 다독였다. 그러다가 눈이 쏟아졌고, 그게 마치 성공의 계시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착각이든 뭐든 간에 내 안에 희망의 기운이 꽉 찬 건 분명했다. 그런 마음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72p] 학교가 내 세계의 전부였다면, 나느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이 안도감을 주었다.

[서평]
간절하게 소망했던 꿈이 있다. 그것은 남들처럼 한 가지의 꿈은 아니었다. 14살 땐 일본 만화를 보며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 꿈이었고, 15살 땐 한적한 카페의 사장이 되는 것이 소망이었다. 그리고 16살 땐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17살 땐 학교의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곳에서 탈출하는 게 염원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의 제도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게 버거웠다. 어릴 때 꾸던 꿈을 너무도 오랜 시간 유지한 탓일까, 남들 다 하는 적응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버티고만 있었다. 그래서 적응이 필요 없는 진정한 내 삶을 사는 것이 절실했다.

자율학습이라는 이명 아래 강제적으로 동의서를 제출해야만 하는 고등학교가 이상했다. 그것에 대한 불합리함을 토로하면 되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자유, 평화를 외치는 군중들은 많았지만 정작 주변에 그런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의 어른들은 자신들의 성향을 드러내기 바쁘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사상을 주입할 시간에, 자율학습이 아닌 강제학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인지시키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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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도미노 알맹이 그림책 67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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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

"이건 세상에서 가장 큰 도미노 놀이야. 저 작은 참새가 망쳐 버리면 안 돼!" 

흥분한 사람들은 총까지 꺼내 들었어요.


사람들은 참새가 총에 맞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참새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날아갔어요.

참새에게도 빨간 도미노가 생겨 참 다행이에요.

모두가 기분 좋은 날이었어요.






[서평]

동화 속 사람들은 작은 참새가 자신들의 엄청 큰 도미노 놀이를 망칠 것이라 지레 짐작한다. 우리의 현 상황과 참으로 비슷하다.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나와 다른 남은 적이다라는 고리타분한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다. 너는 나와 다르니 증명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또 해명을 주석처럼 달고 살라며 윽박지른다. 세상은 '보통 사람은 이러니까 혹은 대게 그러니까'라는 명제로 이루어져 있는 듯하다. 나는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동화 속 참새가 된 것만 같다. 때문에 편견에 맞서 독수리가 되고자 했다. 그게 어렵다면 까마귀라도 되려고 노력했다. 그러하면 적어도 내 앞에서 직접적으로 차별의 언어를 살포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러나 본질은 해결되지 않았다. 내가 싫다고 면전에 이야기할 수 없다 뿐이지, 나를 싫어하는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말들에 상처받은 내 마음도 딱히 치유되진 않았다. 나이가 들어 굳어진 뇌에 동화 속 참새가 말한다. 나쁜 일은 잊고, 좋은 일을 만들어 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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