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먼나라 이웃나라 - 전9권 세트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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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권 까지는 유럽의 여섯개 나라를 다루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들이라서 읽는데 부담이 없고 재미있습니다. 이원복 교수가 직접 오래 살다온 지역들이기 때문인지, 그냥 지루한 역사책처럼 역사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이런 일들이 현재의 이런 성향을 낳았다는 식의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초등학생이 미리 읽어둔다면 중학교에 가서 세계사 시간에 졸지 않고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죠! 만화로 그렸기 때문에 더 현실감있고 상상하면서 읽기에 쉽습니다. 진정한 교육만화란 바로 이런 것이죠.

7,8권에서 다룬 일본, 일본인들에 관한 내용은 전편에 비해서 조금 지루합니다. 정말 '먼나라 (이면서) 이웃나라' 인 일본은 두 권에 나누어 담을 만큼 다른 것에 비해 자세하게 이야기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우리는 일본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책이 내용이 생소해 지루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일본인들이 왜 그런 이상한 행동들 (역사교과서 왜곡이나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등등의)을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지 조금 이해하게 되죠-. 물론 그 행동들이 잘 했다고 하는게 아니라, 왜 그러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일본과 앞으로도 끊임없이 부딪히게 될 우리나라로선 일본을 이해하는 게 꼭 필요하니 이 책은 교양을 넘어서,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9권은 바로 우리나라에 대해서 썼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식민사관과 유교적 이념, 지나친 민족주의등이 뒤섞여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고치지 못합니다. 또, 그런것들이 머릿속에 뒤엉켜 있기 때문에 정작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뚜렷한 주관이 서 있지 않고 이런 저런 생각이 모순되게 머릿속에 있죠. 하지만 지은이인 이원복 교수는 그런 것들을 단순하고도 명쾌하게 정리해 내죠! 정말 전 뭔가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서점에서 책 분류는 어린이 도서에 있었지만, 어른들도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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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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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문호라 평가받는 괴테의 작품 중 잘 알려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발표되었을 당시엔 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큰 호응을 일으켰다고 하지만, 현대에는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약혼자가 있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어도 요즘엔 그 시대만큼 죄악시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너무나 나약하기만한 베르테르의 모습은 정말 읽는 내내 짜증이 나더군요.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러기에 쉽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롯테 처럼 약혼남이 있는 경우엔 더더군다나 그렇죠. 하지만 그것으로 그렇게 고민스럽다면, 자살이 아닌 다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롯테도 베르테르를 아주 싫어한 것은 아니었으니, 열심히 결혼하기 전에 구애를 해도 되었을 것이고, 롯테가 베르테르를 좋아하지만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면 깨끗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누구나 열정적인 사랑은 쉽게 하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쉽게 잊기 어렵겠지만, 그것을 죽음으로까지 이끄는 건 정말 현명하지못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작품은 비극적일 때 더 가슴에 남기 마련이고, 또 이 작품은 고전이니까 지금과는 물론 맞지 않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베르테르의 행동을 보면서 감동하고 그를 추모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고전문학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베르테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가 롯테를 사랑하던 날들의 이야기는 현대 소설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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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1
안능무 평역, 이정환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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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작년 2월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표지가 바뀌었군요.. 아마 개정판이니 문체도 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잘 번역해 놓았을 거라 생각합니다.만화로 그린 봉신연의가 있다는 이야긴 나중에 들었지만, 그렇게 만화로 그려진다는 것은 유명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는 걸 이야기 해주는 것이겠죠. 만화만 읽었다면 원작 소설도 읽어보는 게 만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더 자세한 내막도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고전 소설이나 소설이 아닌 다른 이야기들이라도 옛날에 쓰여진 것들은 내용이 독특하고 중국적인 색채가 물씬 풍겨나기 때문에 나름의 매력이 있죠. 봉신연의도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사 시간에 동양의 역사는 주로 중국의 역사를 다루는데, 이런 것을 배울때 이런 소설 하나쯤 제대로 읽어둔다면 크게 도움이 되겠죠-

꽤 오래전에, 초등학생들이 읽기엔 조금 어렵기 때문이었는지 소년 봉신방 이라는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이 크게 인기를 끌었었죠. 전 그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생략된 부분도 많고 전체적으로 주목하는 사항 자체도 달라서 다른 작품 같기도 합니다. 어릴 때 그 책을 읽어본 독자분들이라면 꼭 제대로 번역해 놓은, 원작을 읽어보세요.

중국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다뤄지는 전투나 그 밖의 다른 사건들이 우리나라의 것들과는 그 다뤄지는 크기나 시점 자체가 다릅니다. 중국의 다른 문학작품들도 많이 그렇다는 이야길 하듯이 말이죠. 우리나라의 문학과는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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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 전5권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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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자크는 이 책 이외에도 많은 비슷한 종류의 책을 썼지만, 제가 볼 때는 이 책이 그 중에서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모세에 대해서도 나오니까요. 무엇보다도 람세스 2세는 워낙 대단한 왕이었기 때문이겠지만요.

이집트는 우리나라보다 북한과 더 친했던 탓일까요, 이집트에 관해 보통 알고 있는 것이라곤 피라미드와 투탄카멘왕의 전설같은 것들- 몇 안되는 것 뿐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람세스와 같은 (비록 고대 역사에 얽힌 것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이집트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양의 아들이라고 불렸던 파라오들 이었지만, 진정 태양의 아들로 불릴 수 있었던 파라오는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전 다른 파라오들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람세스도 그 중에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가졌던 강한 기상과 용맹, 그리고 언제나 현명했던 그의 처신은 닮고 싶었고요. 이런 멋진 파라오였던 람세스의 세 친구들 역시 각자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었죠.

소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친구는 역시 모세였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따라서 그는 파라오의 친구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 이점도 포기했고 위험까지도 감수해 바다를 건넙니다. 대충 내용이야 물론 알고 있던 것이었지만, 소설로 그의 생각을 더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었기에 조금 더 가슴에 직접 와 닿았습니다. 물론 모세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자신이 믿는 것을 잘 추진해 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 역시 대단하다고 평가받을만 하죠. 바다가 갈라졌다는 이런 기적은 별로 신뢰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분량이 조금 많은 편이고, 이야기도 끈기 가지고 읽지 않는다면 약간 지루할 수 있겠지만 모두 읽고나면 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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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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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라는 제목을 제가 처음 접한 건 어떤 CF 에서 였죠. 그만큼 이 책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접근했었습니다. 무언가 이 책에는 이 심오한 제목만큼이나 대단한 내용이 들어있을 거라고 믿었죠. 이게 소설인지도 모른채 무턱대고 책을 샀으니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라- 처음 듣는 작가 이름이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일본인이었으니까요. 일본인이 쓴 소설은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또, 80년대 대학생들의 베스트셀러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더욱더 궁금해졌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아마 이 점에서는, 저와 비슷한 고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에서 책에 대해 큰 관심이 없고 그냥 유명한 책들을 몇권 뒤적인 정도라면 이렇게 생각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위에서 제가 말한것 과는 다른 종류의 책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주인공은 젊은이지만- 그와 엮인 다른 나이 많은 사람들까지도 포괄해, 상실에 관해 다루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나 표현은 솔직히 나어린 이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게 단점입니다. 물론 소설이 어떤 형식을 취하든지 그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자유고, 이렇게 껍데기가 어떤 가에 대해 논하는 것은 굉장히 수준이 낮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어쨌든 처음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펼친 제게는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_-;; 그런 껍데기에 주목하지 않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지, 이 주인공들의 삼각관계(연애에서 생각하는 그런것과는 조금 다릅니다.)속에서 보통의 인간들은 과연 어떤 식의 대인관계가 형성되는가 등등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나름대로 성공한 독서일 것입니다.

앞서 80년대의 대학생들이 왜 이 책을 그렇게도 좋아했는가에 대해서도 짧게 생각해 보았는데요. 아마도 이 책에서 느껴지는 조금은 신비스러운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나오코에게 느낄 수 있는 내면 속의 깊은 검은빛 우울감은 그 시대의 지식층이라 할수 있는 대학생들에게 크게 공감대를 형성시킨 것 같다고 말이죠. (그 시대는 암울했으니까요.) 지금도 읽어보면 재미있고, 또 많이 생각할 것들을 던져주지만 그 때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책은 괜찮은 편인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소설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그것들과 동떨어져 생각해 볼때도 말이죠. 하지만 어느정도는 책을 읽기전에 저 처럼 나이가 좀 어리다면, 약간의 생각은 해 두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책을 두고 이렇게 말하는 게 구시대적 사고방식일꺼라 생각은 들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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