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치세
짜오지엔민 지음, 곽복선 옮김 / 출판시대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당 현종은 여러가지로 흥미있는 인물이다. 신라가 고구려 등의 압박으로부터 힘겨워하며 구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한국사에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면, 중국사에서도 그는 영국 엘리자베스 1세와 비견할 만한 시대의 주역이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왕위를 뺏었으며(?) 문학으로는 시선 이백와 시성 두보를 배출한 시대의 황제였고 그의 치세 초반기에는 국가의 부와 사치가 극에 달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의 치세에서 환관으로서는 역사에 길이 오명을 남긴 고력사를 키웠으며 반란으로는 역시 중국역사에 큰 사건으로 기록될 안록산의 난이 일어났었고, 또한 오왕 부차와 서시의 사랑에 필적할 만한 양귀비의 사랑을 남긴 황제이다.

저서 '개원의 치세'는 그 황제가, 역사상 꼭 오점만을 남기고 사라진 황제는 아니었단 점을 보여준다. 현종은 장기간의 집권기간 중 초, 중반은 현군이었고 후반기에는 암군으로 변한 황제였다. 개원이란, 그 현종의 치세기간 중 좋았던 시절의 연호이다. 책이름이 보여주듯이, 저자는 이 책에서 현종의 개인적 역량과 뛰어남을 보여줌으로써 후세에 남아있는 현종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조금이나마 고쳐보고자 한 듯 하다.

그러나, 중국역사를 사랑하는 한 독자로서 제목부터 매력적이었던 이 책은, 중국인 저자의 '아~ 찬란했던 대중국이여, 아~ 문화가 월등했던 대 한족이여'하는 비전문가적이고 감상적인 어투로 일관, 독자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입맛 쓰게 한 것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저술의 기반은 나름대로 실증적이어서 읽을 만 했지만 그 내용들을 풀어나가는 저자의 사관은 중국인이란 벽을 끝내 넘지 못한 듯 하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덮은 지금 느끼는 것은, '아.. 큰 우물에도 큰 개구리가 있구나, 하지만 저자라는 큰 개구리를 넘어서면, 당현종은 덕분에 잘 느꼈다'라는 느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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