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사상과 역사
존 에렌버그 지음, 김유남 외 옮김 / 아르케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시민사회(론)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주로 현장 조사식이나 리포트식의 저작이 대다수인데 이 책은 2500년간 서구 정치의 역사 속에서 시민사회 이론을 역사적, 정치적, 이론적으로 분석한다. 크게 시민사회 이론을 1)고전적 공화주의 이론, 2)근대적 국민국가의 대두 과정에서 파생된 시민사회론, 그리고 마지막으로 3)정부(국가) 부문에 대해 자율적인 중간 영역으로서의 시민사회론 등으로 나눠서 고찰한다.

그리고 저자는 현재 미국에서 유행하는 (자발성과 봉사, 지역자치에 포커스를 맞추는) 신토크빌주의적 시민사회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미국 사회는 프로테스탄트들이 자발적으로 촌락공동체를 형성하던 수준의 사회에서 오래 전에 벗어났으며 현재 미국 시민사회를 좀먹는 문제의 핵심은 경제적 불평등인데 신토크빌주의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자가 비판하는 타겟은 협소한 반국가주의적 관점에 매몰된 (미국의) 시민사회론이다.

매우 훌륭한 책이다. 정보도 많지만 동시에 일목요연하고 핵심을 찌른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책인데 번역은 거의 재앙에 가깝다. 이 책은 필히 원서를 구해서 보시라. 그리고 아르케는 필히 다른 역자를 섭외해서 완전히 다시 새로 책을 내시라. 부끄럽지도 않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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