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 개념과 역사 - 에코 라이브러리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광현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에코의 (이론서를 포함해서) 다른 저서들을 연상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실망할 것이다. 에코 특유의 유머와 다양한 사례 적용, 이야기꾼적 재질 같은 것은 이 책에서 전혀 얻기 힘들다. 또한 저자 자신이 말하고 있듯이 이 책은 그의 후기 저작이 다루고 있는 기호학적 문제영역들(기호학의 영역과 한계 - [기호와 현대예술] - 나, 해석의 가능성과 한계성의 문제들 - [열린 예술작품]과 [해석의 한계] - 등을 다룬다)에 천착하기 보다는 이 저작이 쓰여지던 때 까지 이어져온 기호에 대한 이론적-철학적 배경과 전개과정을 다루고 있다. 탐구서라기보다는 개론서에 가깝다.

하지만 여지껏 나온 개론서 중에서 에코의 이 저작 만큼 충실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쓰여진 저서도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이 책의 진짜 메리트는 맨 마지막 장의 '기호의 철학적 문제들'이다. 특히 퍼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는데, 이 장을 잘 읽어 둔다면 기호학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 사람에게 더 근본적인 토대와 포괄적인 지평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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