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비평 - 토도로프 저작집 3
츠베탕 토도로프 지음, 김동윤 외 옮김 / 한국문화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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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로프는 오늘날 문학연구의 주류를 형성하는 시각을 200여년 전의 낭만주의적 세계관에서 찾고 있다. 칸트의 미적인 것의 자율성론에 기대는 이 세계관은 '문학이란 문학 자체속에서 목적을 찾아내는 언어'라고 본다. 여기서부터 점차적으로 문학의 성찰에 있어서 진리와 가치에 대한 초월적 모색을 중지하고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주의와 상대주의로 나아가게 된다.

문학 전문가들은 문학이 어떤 진리와 가치를 모색하기 위한 도구로 상정하지 않고 오직 문학의 내재적 구조나, 문학과 세계 사이의 역사적 상응관계에만 천착하고자 한다. 전자가 구조주의적 접근이요, 후자는 역사주의적 접근이다.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일일까? 문학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나름대로 얻고자 했던 소박한 독자들의 태도가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어야 하는 것일까?

토도로브는 대신 '대화적 비평'을 이야기한다. 이는 '보편적 가치들에 대하여 결정적으로 등을 돌리지 않고서도 그 가치들을 미리부터 확보해둔 가치로서가 아니라 타자와의 가능한 합의의 토대로서 제시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화'는 진실의 소유가 아니라 진실의 모색을 위한 과정이다. 진실은 도덕적인 것도 부도덕적인 것도 아니다. 진실은 가치가 아니다. '진실을 열망하고 그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도덕적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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