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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집중력은 잘못이 없다 - 무질서한 뇌를 이해하고 일상을 다시 설계하는 성인 ADHD 심층 솔루션
반건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6년 9월
평점 :
『당신의 집중력은 잘못이 없다』― 의지를 탓하던 자리에서, 삶의 리듬을 다시 묻다
✍🏻 저자 : 반건호
🏢 출판사 : 라이프앤페이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데도 좀처럼 시작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분명 중요한 일인데 다른 생각에 밀리고,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어느새 마감이 코앞이다. 이런 상황을 설명할 때 우리는 얼마나 쉽게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라는 말을 꺼낸다.
반건호 교수는 41년 동안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의 경험과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성인 ADHD를 이야기한다. 그가 바라보는 ADHD는 단순히 주의가 산만하거나 집중 시간이 짧은 상태가 아니다. 행동을 시작하고 멈추는 시점, 감정이 움직이는 속도,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까지 연결된 복잡한 문제다. 집중하지 못한다는 결과는 쉽게 보이지만,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뇌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 ADHD를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로만 이해하면 설명되지 않는 행동이 많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 시작하지 못하고, 사소한 자극에 주의가 옮겨가며, 때로는 좋아하는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서로 다른 모습이 하나의 진단 안에 있다는 사실부터 다시 살펴보게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만 보고 성격이나 태도를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성급할 수 있는지. 그렇다고 모든 미루기와 산만함을 ADHD로 해석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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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웠던 부분은 소뇌를 단순히 운동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보지 않는 설명이다. 판단이 끝났는데도 행동을 멈추지 못하거나,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현상을 저자는 뇌 회로의 연결과 타이밍 문제로 살펴본다. 특히 충동성을 무조건 참을성 부족으로 해석했던 시선이 달라진다. 머리로 이해하는 일과 적절한 순간에 행동하는 일은 같지 않다. 다만 복잡한 인간의 행동을 하나의 뇌 영역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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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머릿속까지 조용한 것은 아니다. 저자가 설명하는 내적 과잉행동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과 긴장, 쉽게 멈추지 않는 정신적 움직임을 가리킨다. 이 대목에서는 집중력보다 속도라는 단어가 더 크게 다가온다. 생각을 없애려 하기보다 생각의 흐름을 조절할 장치를 마련한다는 접근도 그렇다. 짧은 언어 표식이나 타이머, 반복적인 생활 리듬이 그 예다. 머릿속을 무조건 비워야 한다는 요구보다 언제 멈추고 다시 시작할지를 배우는 편이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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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소개하는 10주간의 행동수정 프로그램은 알고 있는 방법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에 가깝다. 참여자들의 일상 기능이 개선되었다는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대조군이 없고 참여 인원이 적다는 연구의 한계도 함께 제시된다. 나는 오히려 이런 설명에서 신뢰를 느낀다.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를 약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는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계속 조정해야 하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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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읽고 생각나는것은 부록에 등장하는 한 사람의 인생이다. 자신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직업과 가족, 좋아하는 일을 함께 꾸려가는 모습. 다만 뇌과학적 설명과 치료 사례가 풍부한 만큼, 서로 다른 생활 조건에서 실천 방법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도 조금 더 살펴봤다면 좋았겠다. 나는 이 책이 ADHD 당사자뿐 아니라 누군가의 행동을 쉽게 판단했던 독자에게도 읽히기를 바란다. 사람을 고치려는 시선과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선은 출발점부터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