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말을 하다 : 영웅 이야기 말을 하다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말을 하다 : 영웅 이야기』- 명화가 입을 열자, 흩어졌던 신화가 이어졌다,그림과 말풍선 사이에서 다시 만난 영웅들의 얼굴 


✍🏻 저자 : 박찬영 

🏢 출판사 : 리베르


🎯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는 이름이 많아서 오히려 제대로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제우스, 메두사, 트로이 목마, 오디세우스까지 장면은 익숙한데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자주 헤갈린다. 이 책은 그 틈을 명화와 말풍선으로 메운다. 기자와 편집자로 오래 일한 박찬영저자는 이 여러 고전의 흐름을 다시 엮고, 그림 속 인물에게 직접 말을 시키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조금 가벼운 입문서처럼 보였는데 몇 장 넘기다 보니 이야기를 외우게 하기보다 장면을 눈앞에 붙잡아 두려는 책에 가깝다. 특히 한 장면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읽은 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화가가 무엇을 강조했는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방패에 비친 모습으로 접근하는 장면은 익숙한 영웅담인데도 다시 보게 됐다. 힘이 센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잘린 머리의 피에서 페가수스가 태어나는 순간까지 이어지니 승리와 탄생이 한 장면 안에 겹친다. 


🏛️─────────🏛️ 



🔖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결말을 이미 아는데도 대들보를 부수면서까지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이는 대목에서 자꾸 시선이 간다. 카산드라는 경고했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고, 10년 만의 평화가 오히려 판단을 느슨하게 만든다. 밤이 되자 목마 속 병사들이 내려와 성문을 연다. 거대한 전쟁의 끝이 화려한 결전이 아니라 믿고 싶은 마음과 방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묘하게 현실적이다.


🏛️─────────🏛️ 



🔖 오디세우스가 거지의 모습으로 자신의 활을 잡는 장면은 귀환보다 확인에 가깝게 느껴진다. 구혼자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활은 주인을 알아보는 듯하다. 열두 개의 고리를 통과한 화살 한 발로 오랜 부재의 시간이 갑자기 접힌다. 다만 그 직후 벌어지는 구혼자들의 죽음은 통쾌함만으로 읽기 어렵다. 집을 되찾는 일과 복수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거칠다.


🏛️─────────🏛️ 



🔖 아이네이아스와 투르누스의 마지막 결투에서는 영웅에게 주어진 운명이 얼마나 공정한가를 자꾸 묻게 된다. 신들의 도움을 받는 아이네이아스와 점점 외면받는 투르누스의 조건은 처음부터 같지 않다. 아이네이아스는 그를 살려주려다가 팔라스의 허리띠를 보고 다시 칼을 든다. 새로운 나라를 향한 서사가 복수로 끝나는 순간, 영웅담의 빛나는 표면 아래 분노와 폭력이 그대로 남는다.

🏛️─────────🏛️ 


📌 300여 점의 명화에 말풍선을 입힌 방식은 복잡한 계보와 사건을 따라가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만 빠른 전개와 대화 중심의 구성 때문에 원전의 문장이나 인물의 내면을 더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신화가 이름 암기에서 자꾸 멈췄던 사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큰 흐름부터 잡고 싶은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그림을 본 뒤 다시 이야기를 읽으면 처음과 다른 장면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