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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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서열을 읽고 나니, 사람보다 내 시선이 먼저 보였다. 

✍🏻 저자 : 이클립스

🏢 출판사 : 모티브


🎯 사람 사이의 관계를 승패와 우위로만 설명하는 책이라면 금방 피곤해질 것 같다. 늑대의 ‘알파’ 개념이 뒤집힌 과정을 읽다가 예상이 빗나갔다. 힘센 한 마리가 무리를 누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관계와 관찰의 문제였다. 책은 누가 위에 있는지를 가르치기보다, 내가 왜 어떤 사람 앞에서 저절로 작아지고 또 누군가를 너무 빨리 판단하는지 그 보이지 않는 계산부터 들춰낸다. 이건 남의 서열만 구경하며 읽을 책은 아닌 듯했다.




🔖  힘센 수컷이 왕이 되는 단순한 판을 예상했는데, 드 발의 관찰은 정반대로 흘러간다. 싸운 뒤 다시 껴안고 털을 골라주는 화해, 그리고 혼자 강한 루이트가 결국 고립되는 장면. “당신이 무너질 때 함께 손해 보는 사람”이라는 기준을 대입하니 힘을 개인의 능력으로만 보던 시선이 조금 어긋난다. 강함보다 연결이 자리를 지킨다는 설명은 꽤 현실적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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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 들어서자 책이 남의 서열을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촌스럽다, 세련됐다, 유치하다는 말은 상대를 평가하는 동시에 내가 어느 세계의 기준을 익혔는지 드러낸다. 무엇이든 즐길 수 있다는 태도조차 새로운 지위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대목도 묘하다. 취향은 자유롭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유를 말하는 방식에도 조건이 붙는다면 나는 무엇을 순전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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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주의’가 처음부터 칭찬의 언어가 아니었다는 대목에서 익숙한 단어가 갑자기 낯설어진다. 능력에 맞게 자리를 정하는 것과 그 결과를 사람의 가치처럼 굳혀버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위에 선 사람이 자기 자리를 전부 자신의 능력으로 얻었다고 믿는 순간, 아래에 있는 사람의 실패도 개인 몫이 된다. 시험과 직업과 지위가 촘촘히 이어지는 사회를 떠올리면 이 논리는 멀리 있지 않다. 공정하다는 말이 누구의 확신을 키우는지도 다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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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서열을 읽고 이기는 기술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부버의 ‘나와 너’를 지나며 계산하지 않는 만남을 꺼내고, 높은 자리에 선 사람도 더 높은 무언가를 바라본다고 적는다. 앞의 날카로운 판독법과는 속도가 달라진다. 서열의 게임을 피할 수 없더라도 모든 관계를 그 안에 둘 필요는 없다는 것.몇 등인지보다 누구 앞에서 계산을 멈출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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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볼 때 서열부터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이클립스는 드 발, 부르디외, 마이클 영, 부버 등 서로 다른 학자의 논의를 일상의 언어로 빠르게 이어 붙인다. 덕분에 복잡한 개념에 들어가는 문턱은 낮지만, 24명의 관점을 한 권에 연결하는 만큼 각각의 논의를 더 오래 붙잡고 싶은 독자에게는 전환이 빠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서열에서 이기는 법’보다 내가 언제 사람을 재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책으로 읽고 싶다. 이유 없이 누군가 앞에서 움츠러들거나, 타인의 인정과 비교에 자주 흔들렸던 독자라면 꼭 읽어주길 바란다.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의외로 순위가 아니다. 나는 누구와 있을 때 상대를 위아래로 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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