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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로사회 - 몸과 싸우지 않기로 했다
해준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6년 7월
평점 :
『건강피로사회 - 몸과 싸우지 않기로 했다』- 건강을 챙기다가 삶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몸을 더 잘 관리하는 법보다, 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묻는 책
✍🏻 저자 : 해준
🏢 출판사 : 힘찬북스(HCbooks)

🎯 25년 넘게 트레이너로 일해 온 저자의 책이라는 점. 첫 장면부터 체중계가 나온다. 더 정확한 숫자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숫자에 하루의 기분을 맡겨버린 사람의 이야기. 건강을 잘 챙기려는 마음과 몸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갈라지는 걸까.
💪 숫자가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고, 목표를 이룬 뒤에도 다음 목표가 바로 생긴다. 읽다 보니 건강을 잘 챙기는 법보다 내가 건강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지가 더 자주 눈에 들어온다. 그 질문이 예상보다 불편하다.

💪 목표 체중에 도달한 사람이 곧바로 바디라인을 고민하는 장면은 꽤 익숙한 구도로 보였다. 부족함을 해결하면 만족이 올 줄 알았는데, 부족함의 대상만 바뀐다. 저자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결승선 자체가 없는 구조를 짚는다. 건강을 향한 노력이 어느 순간 나를 계속 평가하는 일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성실함이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멈춤도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여기서 생긴다.

💪 식단과 운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더 지치고,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대목에서는 ‘관리’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몸을 고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몸의 신호는 방해물로 취급하고 있었던 셈이다. 배고픔과 피곤함을 이겨야 할 대상으로 만들면 몸과 나는 같은 편이 되기 어렵다. 숫자가 감각을 대신하는 순간, 건강은 삶의 배경이 아니라 하루를 점검하는 규칙이 되어버린다.

💪 쇼펜하우어의 욕망과 니체의 관점이 등장하지만, 철학을 과시하려는 쪽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목표를 이루어도 곧 다른 결핍을 찾는 몸 관리의 습관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특히 운동이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쉬어도 된다고 허락했을 때 오히려 다시 움직이고 싶어지는 역설. 건강이란 더 강하게 붙드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붙잡고 있던 기준을 조금 옮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의 강점은 건강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위해 삶 전체를 긴장시키는 태도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다만 철학자의 문장이 현재의 건강 강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독자에 따라 연결이 다소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25년 현장에서 몸을 지켜본 사람이 자신의 확신까지 다시 묻는 태도는 설득력이 있다. 숫자와 루틴에 지친 독자라면, 정답을 찾기보다 자기 몸과의 관계부터 다시 보고 싶은 순간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