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스펙이다 - 연애·결혼·인간관계를 위한 핵심 역량 인생수업
조동춘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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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스펙이다』- 사랑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감정이 지나간 자리에서 관계를 다시 배우는 일


✍🏻 저자 : 조동춘

🏢 출판사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사랑’과 ‘스펙’이라는 두 단어가 쉽게 붙지 않다. 스펙은 쌓고 관리하고 증명하는 것인데, 사랑까지 그렇게 바라봐야 하나 싶었다. 저자가 말하는 스펙은 조건이나 자격이 아니라 관계를 감당하는 능력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는 공부와 일에는 꽤 많은 준비를 한다. 부족하면 배우고, 실패하면 원인을 찾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방법도 바꾼다. 이상하게 사랑에서는 그렇지 않다. 좋아하는 마음이 충분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믿다가 관계가 흔들리면 사랑이 식었다거나 인연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랑을 잘한다는 건 대체 어떤 모습일까. 다정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싸우지 않는 사람인지, 아니면 갈등이 생긴 뒤에도 상대와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지.




🔖 책에서 사랑은 뜨거운 감정보다 구조에 가까워진다. 열정, 친밀감, 책임이라는 세 축 가운데 하나만 크게 남으면 관계도 기울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며 ‘좋아한다’와 ‘함께 살아낼 수 있다’는 꽤 다른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벽돌을 쌓는 건축에 빗댄 대목은 낭만을 조금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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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의 언어’. 사랑을 너무 경영의 언어로 바꾸는 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상대의 침묵을 곧바로 ‘나를 무시한다’고 번역하는 대신 사실과 내 해석을 나누어 보라는 설명까지 읽으니 의도가 선명해졌다. 상대를 내 방식에 맞게 개조하는 대신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한다는 말도 같은 방향에 있다. 관계에서 내가 확신해 온 해석 중에는 사실이 아니라 불안이 붙여놓은 이름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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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을 다룬 부분에서는 정답을 빨리 내놓는다.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해결책부터 건네는 일이 도움처럼 보여도,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그 자리에 조금 더 머물러 주는 사람일 수 있다. 책은 경청을 맞장구나 대화 요령이 아니라 상대의 주파수를 읽는 ‘안테나’에 비유한다. 해결사가 되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판단을 늦추는 것. 말하지 않은 마음까지 알아내라는 요구라기보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듣는 연습처럼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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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부에서 사랑은 연애와 부부관계를 넘어 부모와 자녀, 다음 세대로 넓어진다. 아이에게 완벽한 정답을 주는 대신 ‘실패의 운동장’을 허락하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묻는 장면은 앞에서 말한 사랑의 실력과 이어진다. 대신 결정해 주는 사랑보다 스스로 판단할 공간을 남기는 사랑. 여러 철학자의 개념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부분은 조금 빽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랑을 한 사람의 자립과 안목을 돕는 일로 확장하는 방향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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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의 ‘스펙’이 처음과 다르게 읽힌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갖추는 조건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을 함부로 해석하지 않고 갈등 앞에서 자기 방식부터 돌아볼 수 있는 능력에 가깝다. 다만 경영·데이터·시스템 같은 표현이 반복되면서 사랑의 모호함이나 설명되지 않는 감정까지 지나치게 구조화하는 듯한 순간도 있었다. 철학과 심리학의 여러 개념이 빠르게 이어지는 대목 역시 조금 더 천천히 머물렀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에도 연애 기술 몇 가지를 건네는 책과는 방향이 분명히 다르다. 사랑을 시작하는 법보다 관계를 살아내는 법이 궁금한 독자, 특히 익숙한 갈등을 운명 탓으로만 돌리고 싶지 않은 독자가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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