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 삶의 벼랑 끝에서 침묵을 택한 어느 은둔자의 이야기
피코 아이어 지음, 최지숙 옮김 / 서사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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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괜찮아진다는 말은 끝까지 살아보겠다는 쪽에 가까웠다.삶의 소음이 걷힌 자리에서 비로소 들리는 것들

Aflame: Learning from Silence 


✍🏻 저자 : 피코 아이어   Pico Iyer
✍🏻옮긴이 : 최지숙
🏢 출판사 : 서사원


🎯 결국 다 괜찮아진다는 말. 힘든 시간을 지나는 사람에게 너무 쉽게 건네지는 문장. 피코 아이어가 말하는 ‘괜찮음’은 그런 쪽이 아니었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가족의 질병까지 지나온 사람이 32년 동안 한 수도원을 오가며 조금씩 알아낸 것. 옥스퍼드와 하버드를 거쳐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수많은 매체에 글을 써온 사람이 결국 향한 곳이 더 많은 세상이 아니라 침묵이었다는 것도 묘했다. 나는 이 책에서 답을 얻는다기보다, 사람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자리에서 어떻게 다시 하루 쪽으로 몸을 돌리는지를 보고 싶다.



🔖 처음에는 제목이 조금 너무 다정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라는 말이 삶의 거친 부분을 너무 빨리 덮어버리는 위로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코 아이어가 산불로 집을 잃고, 아버지의 죽음과 딸의 암을 지나 32년 동안 수도원을 오갔다는 사실 앞에서 그 문장의 무게는 달라진다. 이 책의 고요는 평온한 사람의 고요가 아니었다. 견딜 것이 있었던 사람이 겨우 찾아낸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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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원에 들어가면 마음도 조용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다. “모든 갈등이 내면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바깥의 소음이 사라지자 피하고 있던 것들이 더 선명해진다. 관상이 불안을 없애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삶을 조금 다르게 보게 할 뿐이라는 대목에서 고요는 상처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만든 고통까지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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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의외였던 건 고독에 관한 이야기였다. 혼자가 되기 위해 찾아간 수도원에서 저자는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배운다. 방에 놓인 꽃 한 송이, 손으로 쓴 인사말, 함께 걷는 길과 식탁의 웃음 같은 작은 장면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삶을 위한 훈련입니다”라는 수도사의 말도 ,비워낸다는 것은 세상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줄 자리를 만드는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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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에 시프리안이 “만약 아직 괜찮지 않다면, 그건 아직 끝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하는 장면, 낭떠러지 옆 좁은 길, 안개 너머의 불빛이 함께 있어서인지 그 말은 낙관적인 구호로 들리지 않았다. 괜찮아짐은 상처가 없었던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아닐 것이다. 상처받고도 다시 사랑하고, 끝을 생각하면서도 오늘을 살아내는 쪽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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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코 아이어의 문장은 수도원의 침묵을 설명하면서도 자꾸 사람에게 돌아온다. 상실을 빨리 극복하라고 재촉하지 않는 태도는 좋았다. 요즘 마음이 너무 시끄러워 무엇부터 붙잡아야 할지 모르겠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 당신에게도 지금 필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잠깐의 침묵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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