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곽동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했던 대한민국,당연했던 풍경을 다시 바라보니, 조금 다른 나라가 보였다
✍🏻 저자 : 곽동우
🏢 출판사 : 미다스북스

🎯 저자는 자신을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는다. 오히려 감정보다 이성으로 판단하는 편이라고,독서문화 전문가이자 인문 강연가로 여러 현장을 거쳐온 곽동우 저자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만 바라보지 않는다. 지하철의 빈자리, 분리수거, PC방,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처럼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장면을 끌어온다. 그래서 읽는 동안 대한민국을 평가한다기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새삼 둘러보게 된다.
🔖 “앉을 수 있지만 앉지 않는 선택.”임산부 배려석 이야기를 읽다가 이 문장 앞에서 잠깐 멈췄다. 매일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자리라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빈자리를 효율이 아니라 약속의 문제로 바라본다. 누가 지켜보고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비워 두는 자리. 홍익인간이라는 큰말보다 이런 작은 망설임에서 공동체의 모습이 먼저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 🔹
🔖 1960년대 경제개발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은 익숙했지만, 숫자 뒤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머리카락을 잘라 수출하고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갔으며 중동의 모래바람 속에서 일했던 사람들. 그렇게 모인 시간이 지금의 산업과 기술로 이어졌다. 다만 책도 압축 성장의 그늘을 비켜가지 않는다.

🔹───────── 🔹
🔖 PC방을 한국인의 경쟁력과 연결하는 부분은 의외라서 재미있다. 스타크래프트 시절의 임요환과 이영호를 지나 세계적인 e스포츠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한때 그저 게임하던 공간으로 여겼던 PC방이 다르게 보였다. 빠른 판단, 반복 훈련, 전략을 수정하는 습관이 디지털 환경의 경쟁력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천재성이 꼭 교과서 안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 생각보다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 🔹
🔖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한국 노래를 부를 때,로제의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고, BTS의 음악 앞에서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같은 박자로 움직이는 장면. 이제는 익숙한 뉴스처럼 보다가 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묘했다. 예전에는 우리가 세계의 음악을 받아들였다면 이제 한국어가 번역되기 전에 먼저 리듬으로 건너간다. K-POP의 힘을 기록이나 순위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함께 참여하게 만드는 힘’으로 읽은 부분이 좋았다. 어느 순간 한국 문화는 보여주는 것을 넘어 같이 노는 언어가 되어 있었다.

🔹───────── 🔹
📌 이 책은 대한민국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만큼 몇몇 대목에서는 성취의 원인을 ‘한국인다운 힘’으로 묶는 속도가 조금 빠르게 느껴졌다. 실패와 갈등, 성장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더 깊게 맞물렸다면 자부심이라는 말의 무게도 한층 단단해졌을 것 같다. 그래도 비판하는 일에는 익숙하면서 내가 사는 나라의 괜찮은 면을 말하는 데는 왜 머뭇거렸는지 묻게 한다. 대한민국을 무조건 좋아하자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지나 여기까지 왔는지 한 번쯤 차분히 확인하고 싶은 독자가 읽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