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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 - 신동신의 두 번째 시집
신동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 없는 것을 향해 먼저 걸어가는 시,아직 오지 않은 존재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마음
✍🏻 저자 : 신동신
🏢 출판사 : 하움출판사

🎯 고양이는 있고 강아지는 아직 없다는 말. 가볍게 웃고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아직’에서 눈이 멈춘다. 없다고 끝내지 않고 조금 더 기다리는 시간, 그 사이에 놓인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졌다.나는 그가 말한 스크롤 속 물상들을 천천히 따라가 보기로 했다.

🔖 “어디까지 가봤니 오늘은”이라는 첫 질문에는 선택지가 없다. 답이 없어도 된다고 해놓고, 시인은 계속 부르고 손짓한다. 존재하는 고양이와 아직 오지 않은 강아지 사이에는 결핍보다 움직임이 먼저 있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고 있음은 없음을 지운다는 사실”을 읽으며 나는 부재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다리는 사람을 앞으로 밀고, 닫힌 방의 스위치를 켜게 한다. 당신에게도 아직 대답하지 못한 채 남겨둔 질문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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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끄러미라는 말을 물뿌리개 밑에서 배웠다」에서는 깨진 물뿌리개와 새 물뿌리개, 반은 마르고 반은 살아 있는 화분이 나란히 놓인다. 물은 흘러나오고, 시선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늦은 것 같기도 하고 아직 늦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상태. 나는 이 시를 읽다가 ‘물끄러미’가 단순히 바라보는 말이 아니라, 손을 뻗기 직전의 망설임처럼 느껴졌다. 시인은 생활 속 작은 고장을 버리지 않고 오래 들여다본다. 그때 사물은 물건이 아니라 말을 기다리는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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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집의 꽃은 예쁘게 피어 있기만 하지 않는다. 병실에 놓이고, 무덤 속 4월을 깨우며, 때로는 사람의 멱살을 잡는다. 「목련꽃 스위치」와 「꽃피는 6인실」, 「바람개비 돌리기」를 지나며 꽃은 어머니의 몸과 죽음, 돌봄의 피로를 함께 품는다. “4월은 어둡다”는 문장은 봄을 거꾸로 세운다. 피어야 밝아질 것 같은 계절이 오히려 더 깊은 상처가 되는 순간. 어머니는 죽어서도 바람개비처럼 돌고,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한다. 감정을 크게 말하지 않아서 더 가까이 들리는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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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망의 곡선, 비를 끌고 가는 바람, 허물어진 벽이 차례로 등장한다. 벽은 막는 사물이지만 여기서는 인사를 하고 움직이며 관계를 다시 잇는다. 날망에 놓인 의자는 쉬어가는 자리이면서 기억을 바라보는 자리다. 시인은 곡선을 지우지 말라고 한다. 반듯하게 정리되지 않은 가족의 시간과 고향의 흔적까지 그대로 두자는 말처럼 읽혔다. 바람도 목적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비를 끌고 가고, 사람을 지나가게 하고, 사라진 자리에서 다시 소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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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한 마리에 강아지는 아직 없어요』는 귀여운 동물과 계절의 풍경을 모은 시집이 아니었다. 고양이, 나무, 물뿌리개, 냉장고, 와이파이, 꽃, 벽 같은 것들이 사람 대신 외로움과 부재를 말한다. 익숙한 단어끼리 낯설게 부딪히고, 현실의 한복판에 갑자기 환상 같은 장면이 끼어든다. 처음에는 기발한 조합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죽은 어머니와 사라진 관계 앞에 서게 된다. 감정이 바로 오지 않고 뒤늦게 닿는 시들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이미 사라진 존재와 여전히 대화를 나누는 사람, 일상의 사물에서 이상한 위로를 발견하는 이런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강아지는 아직 없지만, ‘아직’이라는 말 덕분에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나는 그 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가만히 앉아 있는 장면을 한동안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