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1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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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관찰하는 시간,채우는 일보다 내려놓는 일이 먼저였던 책


✍🏻 저자 :미셸 에켐 드 몽테뉴 Michel Eyquem de Montaigne 

🏢 출판사 : 클래시카


🎯 완벽을 포기하면 삶이 가벼워진다니, 이미 여러 번 들어본 위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그 말이 단순히 긴장을 풀라는 조언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몽테뉴는 나를 더 나은 인간으로 고치기 전에, 지금의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일이 먼저라고 말하고 있다. 변덕스럽고 모순되며 때로 비겁한 인간을 굳이 감추지 않는 태도. 나는 그 낯선 정직함 앞에서 자꾸고개를 끄덕인다. 


🔖 “여기에서 내가 그리려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몽테뉴가 자신을 모범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대목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결점을 고치려 하기보다 들키지 않으려 애쓴 순간이 더 많았다. 타인의 정돈된 장면과 내 편집되지 않은 하루를 비교하면서,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시험을 혼자 계속 치르고 있었던 셈이다. 그가 자신의 게으름과 비겁함까지 적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편안했다. 평가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 단순한 태도를 나는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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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가장 뜻밖이었던 장면은 “달리기를 멈추고, 잠시 고양이와 놀아라”라는 제안이었다. 비교를 억지로 참으라는 말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고양이의 눈에는 내가 매달리는 성취도, 남보다 뒤처졌다는 불안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사회의 기준을 없앨 수는 없지만 그것을 유일한 기준으로 떠받들 필요도 없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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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을 쓴 채 얻은 칭찬은 왜 금방 공허해지는가. 책은 인정받은 것이 진짜 내가 아니라 내가 연출한 장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몽테뉴와 라 보에시의 우정은 서로에게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일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깊었다. 그런 관계를 평생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바깥보다 먼저 나와의 관계를 생각했다. 아무도 채점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시험지를 만들고 점수를 매기는 사람. 그 심판관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오늘의 나는 이러했다고 적을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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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많이 해내고, 한계를 돌파하라는 문장은 너무 흔하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한계를 넘는 힘보다 한계를 알아차리는 감각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오늘의 몸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마음은 어느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몽테뉴가 탑으로 물러난 것은 세상을 버린 행동이 아니라 자기 삶의 보폭을 다시 재는 일이었다. 한계는 고정된 벽이 아니라 날마다 조금씩 움직이는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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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주의를 없애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지 않는다. 몽테뉴가 그랬듯 질문을 던지고, 흔들리고, 다시 앞의 생각을 고쳐 쓴다. 그래서 빠른 해답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된다고 느껴질 수 있다. 현대적인 사례와 몽테뉴의 사상을 연결하는 과정도 때때로 설명이 앞서서, 그의 원문이 지닌 거칠고 복잡한 결을 더 만나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성과와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자주 몰아붙이는 사람, 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 누구에게도 증명하지 않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려운 사람. 이런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지금 내가 짊어진 것 가운데 정말 내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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