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대하소설입니다
김경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경은 대하소설입니다』- 문명의 시작은 한 민족의 발걸음에서 시작되었다. 


🔺저자 : 김경신 

🔺출판사 : 하움출판사


🎯 성경은 대하소설입니다라는 말이 너무 크게 들렸기 때문이다. 성경을 신앙의 언어로만 읽어 온 사람에게도, 역사와 신화의 겹으로 읽어 온 사람에게도 이 제목은 쉽게 지나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이 성경을 해설하려는 책인지, 아니면 성경 바깥에서 성경을 다시 상상하려는 책인지 궁금했다. 특히 히브리인과 한국인의 뿌리를 연결하는 대목은 낯설었고,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읽게 된다. 호기심이 밀려왔다.


🔖 “히브리어 성경은 대하소설입니다.” 책은 성경을 교리의 틀 안에만 두지 않는다. 아담, 아벨, 노아, 아브라함, 이삭, 요셉, 유다, 욥까지 이어지는 인물들은 한 사람씩 불려 나와 오래된 장면 속에 다시 세운다. 나는 이 흐름이 조금 낯설었다. 성경 속 이름들이 갑자기 역사소설의 인물처럼 다가왔다. 읽다 보면 이 책은 설명보다 밀고 나가는 힘이 강하다. 맞고 틀리고를 바로 따지기 전에, 먼저 거대한 이야기속으로 빠져든다.



🔖 저자는 히브리인이 한국인이고, 히브리어가 한국어라는 관점을 반복해서 펼친다.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 고어와 히브리어의 소리를 나란히 놓는 방식은 분명 독특하다. 나는 그 주장 앞에서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는 못했다. 다만 이상하게도, 말이라는 것이 민족의 이동과 기억을 품는 그릇일 수 있다는 생각은 남았다. 한 단어를 붙잡고 오래전 사람들의 발걸음을 떠올리는 일. 그건 조금 쓸쓸하고도 집요한 독서다.


🔖 아브람이 단까지 진격하고, 멜기세덱을 만나고, 전리품을 사양하는 장면은 성경 속 짧은 기록을 넓게 펼쳐 보인다. 이삭이 에서와 야곱을 두고 축복을 다시 바라보는 장면도 그랬다. 익숙한 이야기를 읽는데도 결이 달랐다. 성경을 읽을 때 놓쳤던 감정, 아버지의 호흡, 장자의 서운함 같은 것이 문장 사이에 끼어 있다. 당신이라면 이 낯선 해석 앞에서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나는 그 지점에서 자꾸 멈췄다.



🔖 이 책의 장점은 밀도보다 방향이다. 저자는 성경을 아주 크게 본다. 한강 문명, 요하 문명, 가나안, 이집트, 메소포타미아까지 시야를 넓히며 성경 인물들을 민족 이동과 문명사의 장면 속에 배치한다. 그래서 읽는 동안 작은 성경 공부를 하는 느낌보다는 거친 지도 위를 걷는 느낌이 강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주장 자체가 강한 만큼 근거를 더 차분하게 확인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너무 빠르게 단정되는 문장 앞에서는 독자로서 숨을 고르게 된다. 하지만 그 과감함 때문에 끝까지 읽게 되는 힘도 있다.



📌 『성경은 대하소설입니다』는 얌전한 책은 아니다. 성경을 익숙한 신앙 언어로만 다루지 않고, 고대사와 언어, 민족의 이동, 저자의 상상력을 한꺼번에 끌어와 다시 읽는다. 그래서 편하게 동의하며 읽는 책이라기보다, 계속 표시하고 접어 두며 읽게 되는 책에 가깝다. 어떤 문장은 흥미롭고, 어떤 문장은 과감하고, 어떤 문장은 더 많은 확인을 요구한다. 전문 독자의 눈으로 보면 사료와 해석의 경계가 더 분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성경을 하나의 장대한 서사로 다시 열어 보려는 시도만큼은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성경의 자리를 한 번쯤 흔들어 보는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