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감정들의 사전
이아코포 멜리오 지음, 최보민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 없는 감정들의 사전』 - 마음속에 있었지만 말이 없었던 순간들 

Tutte le parole del mondo: Dizionario delle emozioni intraducibili 


🔺 저자 : 이아코포 멜리오  Iacopo Melio
🔺출판사 : 서교책방
🔺 옮긴이 : 최보민



🎯 감정을 설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분명 느끼고 있는데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그냥 넘겨버리는 순간이 많다. 이 책은 단어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이름 없이 떠다니던 마음들을 발견하는 책에 가깝다.



🔖 저자는 감정표현불능증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며 말로 설명되지 못한 감정들을 꺼내놓는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릴 때의 조급함, 겨울 끝에 만나는 따뜻한 햇살, 비구름 사이로 열린 파란 하늘을 볼 때의 경이로움. 모두 경험해본 감정인데 막상 이름을 붙이려 하면 쉽지 않다. 읽다 보니 나 역시 설명하지 못한 채 지나간 감정들이 적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 세계 여러 언어에 존재하는 감정의 이름들이 담겨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산코파였다. 과거에서 배워 현재에 적용한다는 의미를 가진 아칸어다. 지나온 시간은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루는 재료라는 말에 공감한다.


🔖 코모레비라는 일본어도 좋았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단어 하나만으로도 풍경이 만들어졌다. 단순히 자연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라 가장 어두운 시기에도 빛은 존재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 마음에 남았다. 짧은 단어 하나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 아네모이아와 리브스뉴타레 역시 흥미로웠다.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 그리고 삶을 깊이 사랑하며 충만하게 살아가는 사람. 이 책은 행복과 슬픔처럼 익숙한 감정보다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던 미묘한 감정들을 보여준다. 



📌 이아코포 멜리오는 인권 운동가이자 작가답게 사람의 감정과 삶을 세심하게 바라본다. 다양한 언어 속 단어들을 소개하지만 결국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사람이다. 같은 감정을 누군가도 느끼고 있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단어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상한 위안을 받게 된다.흥미로운 단어들이 많아 더 긴 이야기로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감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설명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다시 만난 기분이 들었다.자신의 감정을 더 섬세하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언어와 마음의 관계에 관심 있는 사람,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오래 품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번은 읽어보길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