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이윤서 지음 / 더블: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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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100일의 명화』-멈춰 서서 그림을 본다는 것


🔺 저자 : 이윤서  

🔺 출판사 : 더블:엔


🎯 나는 미술책을 읽을 때마다 자꾸 겁부터 났다.  사조 이름은 어렵고, 설명은 길고, 그림은 아름다운데 정작 나는 뭘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 첫 장부터 ‘하루 한 작품씩’이라는 말 때문이었을까.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것 같다.특히 편집자의 말에서 “100일이 지나 다시 돌아오면 처음엔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인다”는 문장이 궁금하게 만들었다.정말 우리는 그림을 보는 걸까, 아니면 그림을 통해 지금의 나를 보고 있는 걸까.



🔖 책은 그림의 구도나 기법보다 먼저 그 장면 안의 감정을 보여준다.밀레이의 「눈먼 소녀」 에서  “소녀의 처지가 절망적으로 보이는 건 우리 생각일 뿐”이라는 문장이 조용히 들어왔다. 나는 늘 그림을 ‘해석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자꾸 감정을 먼저 건드린다. 설명보다 시선이 먼저였다.


🔖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에선 거대한 진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물감 한 점이라는 설명.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빛을 진짜라고 믿는다. 그 대목을 읽다가 문득 사람 마음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보다 기억과 감정으로 더 크게 남는 순간들. 그림은 현실을 복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빈칸을 상상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문장이 좋다.



🔖 이중섭의 소 이야기는 단순한 작품 설명으로 읽히지 않았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시간, 끝내 이루지 못한 기다림, 그리고 소를 통해 자기 자신을 그렸다는 해석까지 이어질 때는 거의 한 편의 짧은 인생 기록처럼 느껴졌다. 명화를 읽고 있는데 자꾸 사람 인생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 “사랑은 변하잖아요.”  이 짧은 제목 하나로 시대와 감정이 다 들어와 있었다. 책은 그녀를 비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자유를 원했던 사람의 흔들림을 조용히 따라간다. 그래서 더 씁쓸했다. 그림보다 그림을 그리던 사람의 시간들이 어쩌면 나는 명화보다 인간의 흔적을 읽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이윤서 작가는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고, 강의해온 사람답게 어려운 미술사를 생활의 언어로 풀어낸다. 설명하려 들기보다 같이 걷는 방식에 가깝다. 이 책의 목적은 분석보다 ‘계속 그림 곁에 머무르게 하는 것’에 가까워 보였다.미술관에 가면 설명부터 읽던 습관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 먼저 오래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날의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부터 조용히 확인하게 될 것 같다.그림을 잘 모르겠다고 느끼는 사람,  명화를 좋아하고 싶은데 자꾸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주길 바란다. 생각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림 같은 하루들을 지나오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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