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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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안부를 전하며』  헤르만 헤세 × 빈센트 반 고흐 - 한 사람은 끝까지 세상에 말을 걸었고, 한 사람은 끝내 자기 안으로만 갇혔다.


🔺 저자 : 헤르만 헤세, 빈센트 반 고흐  

🔺 출판사 : 모티브  

🔺 엮은이 : 홍선기


🎯 나는 원래 예술가들의 삶을 묶어낸 책을 '조금 쉽게 경계하면서도 이내 깊이 공감하고 마는 모순적인 호불호가 요동친다. . 너무 쉽게 비극을 소비하거나, 죽음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책들을 여러 번 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 첫 장부터 조용했다. 헤세와 고흐를 병렬로 놓고도 누구의 불행을 과장하지 않고 오히려 살아남은 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 헤세의 어린 시절과 초기 원고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데미안』 이전의 불안이 먼저 보인다. 아직 문장이 완성되기 전인데도 이미 자기 안을 끝없이 해부하고 있었다. 특히 “둘 중 하나는 다른 한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니”라는 아버지의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 장면을 다시 떠올렸다. 


🔖 반대로 고흐의 편지는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읽기가 힘들었다. 물감값을 부탁하는 문장 뒤에 이어지는 짧은 안부들. 그 안에는 체념과 미안함이 동시에 묻어 있었다. 그런데 또 어떤 페이지에서는 “밤이 낮보다 더 풍부하게 색채가 넘친다”는 문장이 나온다. 그렇게까지 삶이 무너져가던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색을 끝까지 바라봤을까. 


🔖 이 책이 특별했던 건 단순히 두 예술가를 비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둘 다 신학자의 아들이었고, 정신의 균열을 겪었고, 시대와 부딪혔다. 하지만 헤세는 계속 타인에게 편지를 보냈고, 고흐는 점점 더 자기 안으로 들어갔다. 책은 그 차이를 ‘안부가 향한 방향’이라고 말한다. 그 표현이 이상할 정도로 잔인하면서도 정확하다. 


🔖  무엇보다 좋았던 건 홍선기의 시선이었다. 단순히 자료를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붙들고 살아낸 사람의 호흡이 느껴졌다. 헤세 학회와 반 고흐 뮤지엄 자료들을 끌어오면서도 문장이 과하게 학술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특히 ‘반 고흐를 죽인 안부’라는 장 제목은 읽기 전보다 읽고 난 뒤에 더 오래 남는다. 제목 하나가 사람 마음을 이렇게 오래 흔들 수도 있구나 싶었다.


📌 헤세는 수만 통의 편지를 썼고, 고흐는 끝내 자신안에서만 맴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의 우리는 둘 모두에게 위로를 받는다. 아마 그래서 예술은 시대를 건너 살아남는 것 같다.이런 책은 너무 빨리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오래 혼자 버틴 시간이 있는 독자라면 이책을 꼭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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