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와의 안전 이별 - 보복 없이 손해 없이 나르시시스트와 멀어지는 법
레베카 정 지음, 고영훈 옮김 / 생각정거장 / 2026년 5월
평점 :
예약주문


『X와의 안전 이별』- 보복 없이 손해 없이 나르시시스트와 멀어지는 법 

SLAY the Bully: How to Negotiate with a Narcissist and Win 

🔺 저자 : 레베카 정 Rebecca Zung Esq. 

🔺 옮긴이  : 고영훈 

🔺 출판사 : 생각정거장



🎯 누군가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처럼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제목은 강했고,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 흔해졌다. 그래서 처음엔 조금 경계했다. 누군가를 악인으로 규정하고 관계를 끊어내라고 말하는 방식의 책이라면 오래 읽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 입고 오래 지쳐 있던 사람의 마음을 먼저 바라보게 한다. 나는 그 태도가 꽤 오래 남았다. 


🔖 어린 시절 이야기가 예상보다 길게 나온다. 사실 처음엔 의외였다. 협상 전략이나 심리 기술 같은 이야기가 바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레베카 정은 자신이 왜 이런 관계를 이해하게 되었는지부터 천천히 꺼낸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놀림받던 장면, 집 안에서 오래 혼자였던 시간, 설명할 수 없는 위축감 같은 것들. 그 흐름을 읽다 보니 어느 순간 ‘관계에서 계속 무너지는 사람’의 감각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 이 책은 상담서처럼 위로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현실적이다. 특히 “보통 아닌 사람에게 보통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반복될 때 조금 서늘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관계가 틀어지면 대화와 이해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저자는 그 방식 자체가 오히려 더 깊게 끌려 들어가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지점에서 이 책은 감정보다 구조를 본다. 과대형, 은밀형, 악성 나르시시스트를 나누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 사실 관계가 무너질 때 사람은 대부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견디거나 스스로를 의심한다. 그런데 저자는 반복해서 기록하라고 말한다. 문자, 메일, 말투, 약속, 감정의 흔적까지. 처음엔 조금 차갑게 느껴졌는데 뒤로 갈수록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나르시시스트는 기억을 흔들고, 상황을 바꾸고, 결국 상대가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게 만든다고 한다. 


🔖 ‘당신의 삶으로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르시시스트를 이기는 방법보다 중요한 건 그 관계 밖의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가 가까워질수록 이상하게 복수의 감정보다는 회복의 감정이 더 남는다. 이 책이 오래 남는 이유는 단순한 심리 분석 때문이 아니다. 무너진 사람이 다시 자기 편이 되는 과정을 계속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이 책이 관계 때문에 자꾸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 사람에게 먼저 닿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다투는 것보다 더 힘든 건, 결국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게 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런 시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몇 페이지는 쉽게 넘기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어떤 문장 앞에서는, 잠깐 멈춰 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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