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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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 조용히 써 내려간 문장 하나가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 저자 : 김종원

🔺 출판사 : 큰숲


🎯 나는 요즘 생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문장이 떠오르는데, 정작 그것을 붙잡아두지는 못하고 흘려보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필사’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았다. 단순히 따라 쓰는 행위일 뿐인데, 그 시간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천천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일시적인 것들은 결코 나를 구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마주했을 때, 나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위로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잠깐의 감정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순간적인 격려나 자극이 아니라, 결국 나를 붙잡는 것은 내가 반복해서 쌓아온 것들일지도 모른다. 


🔖 이 책의 필사 루틴은 단순한 따라 쓰기가 아니었다. 괴테의 문장을 읽고, 니체의 말을 받아 적고,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을 천천히 곱씹는 동안, 나는 단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옮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실천만이 내 생각을 증명한다”는 문장을 쓰는 순간, 멈춰 있던 내 하루가 조금 움직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남겨진 질문 때문이었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내 삶으로 끌어오게 만든다. 나는 어떤 언어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나는 정말 나를 믿고 있는가.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되는 순간이 반복되면서, 그 시간이 점점 익숙해진다. 어쩌면 변화는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멈춤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국 내가 살아갈 세계를 만든다면, 나는 지금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 걸까. 이 책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게 만든다. 필사를 반복할수록 문장은 점점 나의 것이 되는 것 같고, 어느 순간 그것이 내 생각처럼 느껴진다. 



📌 이 책은 거창한 해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깊이 있는 사유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철학을 ‘입문’이 아닌 ‘탐구’로 접근하는 독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삶을 다시 붙잡는 출발선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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