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하는 일
채수아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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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일 -상처를 지나 다시 사랑을 배우는 시간


🔺 저자: 채수아

🔺 출판사: 모모북스


🎯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졌다. 너무 많이 쓰였고, 너무 쉽게 말해지는 말 같았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꾸준히 글을 써온 저자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17년의 시집살이와 무너진 마음을 지나온 기록이라니, 어쩐지 조심스러웠다. 나는 이 이야기가 나를 어디까지 데려갈지 알지 못한 채 첫 장을 넘겼다.


🔖 17년의 시집살이, 무너진 마음의 기록  


“영혼의 자서전”이라는 말이 유난히 오래 남았다. 17년의 시집살이, 몸과 마음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던 시간, 우울증 약을 먹으며 하루를 버텨야 했던 고백은 담담하지만 묵직하다. 왜 그렇게까지 견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했다. 어머님의 한 많은 삶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사랑은 때로 자신을 소모하는 방식으로 찾아온다는 사실이 아프게 와닿는다.


🔖 교실에서 다시 배운 사랑의 언어  


전직 초등 교사였던 저자는 아이들에게서 오히려 사랑을 배웠다고 말한다. 꾸밈없는 아이들의 마음, “백 점이야, 백 점!”이라며 건네는 한마디가 사람을 살린다. 교실은 그녀에게 또 다른 치유의 공간이었다. 상처로 주저앉은 마음이 아이들의 환한 눈빛 앞에서 조금씩 숨을 돌린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말 한 줄에서 시작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 화해라는 기적, 용서의 순간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나도 잘못한 게 많은 것 같아”라는 한 문장이다. 오랜 갈등 끝에 건네진 이 고백은 얼어붙었던 관계를 녹인다. 서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시간은 기적처럼 다가온다. 끝이라고 믿었던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관계를 보며 묻게 된다. 과연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용서해 본 적이 있었을까.


🔖 당신은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88편의 이야기로 한 사람이 자신을 회복해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당신은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깊다. 나를 향한 사랑과 타인을 향한 사랑은 둘 다 소중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사랑은 때로 무너지지만, 다시 사랑으로 일어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끝내 부정하지 않는다.


📝 이 책은 사랑을 미화하지 않는다. 상처와 후회를 그대로 통과해온 뒤에야 비로소 사랑을 말한다. 다만 때로는 감정의 반복이 조금 더 압축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바닥을 지나온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진심을 갖는다. 나는 특히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어본 적 있는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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