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 -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영국 로컬 서점 해부도
시미즈 레이나 지음, 이정미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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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영국 로컬 서점 해부도  


🔺 저자  : 시미즈 레이나 

🔺 옮긴이 : 이정미 

🔺 출판사  : 모두의도감  


🎯 나는 아직 영국에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영국의 서점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에 가까웠다. 오래된 벽돌 건물, 클래식한 서가, 조용히 책을 고르는 사람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이미지들이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도 예쁜 사진과 설명이 담긴 여행용 도감 정도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몇 장을 넘기지 않아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분명한 결심 하나를 하게 되었다. 내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영국을 가게 된다면, 관광지보다 먼저 서점을 돌겠다고. 


🔖 이 책의 출발점은 아주 솔직하다. 인터넷 서점이 더 싸고, 더 빠른 시대에 왜 굳이 서점에 가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1990년대부터 런던에 살며 서점이 쇠퇴하던 시기와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서점의 부활을 낭만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협정이 무너지고, 자유 경쟁이 시작되며 서점이 줄어들던 시절의 분위기부터 차분히 짚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 영국에서 독립 서점의 수가 다시 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명확한 변화로 다가온다. 책과 비스킷이 가장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사람들은 결국, 머물 수 있는 장소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공간’이다. 서점의 내부를 단순히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왜 그렇게 배치했는지, 그 배치가 사람의 움직임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구불구불한 서가, 일부러 불편하게 설계된 동선,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책들. 리브레리아의 사례를 읽으며, 책을 찾는다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탐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건 쇼핑이 아니라 경험이다. 


🔖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지점은 사람의 존재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서점들은 모두, 점원이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동네의 안내자에 가깝다. 아이에게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취향을 묻고, 대화를 통해 책을 권한다. 특히 ‘북 테라피’ 이야기는 이 책의 정수를 보여준다.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뒤 책을 고르는 시간은, 지금의 소비 구조에서는 거의 사라진 풍경이다. 내가 영국에 간다면, 이 서점들 앞에서는 절대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을 거라는 걸.


🔖 배 위에 떠 있는 서점, 기차역을 개조한 중고서점, 식물원 안의 서점까지. 이곳들은 모두 ‘들르는 장소’가 아니라 ‘머무르는 장소’다. 저자가 말하듯, 영국에서 서점은 우체국이나 병원처럼 동네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공간이다. 서점을 중심으로 느슨한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인식한다. 이 장면들은 여행 정보가 아니라 삶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 이 책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남겨두고 싶다. 사례가 풍부한 만큼, 한 곳 한 곳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조금 더 오래 머무르고 싶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서점을 사랑하는 독자뿐 아니라 언젠가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참고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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