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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ㅣ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평점 :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 살아 있음의 슬픔을 견디게 하는 문장들
🔺 저자 : 다자이 오사무 太宰治 osamu dazai
🔺 역은이 : 박예진
🔺 출판사 : 리텍콘텐츠

🎯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은 언제나 고독과 절망, 그리고 너무 솔직해서 피하고 싶어지는 인간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예상보다 차분했고, 문장은 비극을 과장하지 않은 채 조용히 곁에 앉아 말을 건네는 쪽에 가까웠다. 익숙한 명문장이 아닌 낯선 문장들 속에서 그의 사유를 더듬어 건져 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읽는 동안 나는 위로받기보다,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에 오래 머물렀다.
🔖 무너지며 써 내려간 문장의 체온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들 속 문장들을 엮어, 그의 내면을 한 겹씩 드러낸다. 문장은 설명보다 고백에 가깝고, 해석보다 체온이 먼저 느껴진다. ‘문장의 기억’이라는 제목처럼, 문장 하나하나가 지나간 감정의 잔상처럼 남는다.

🔖 병든 마음을 숨기지 않는 용기
『인간실격』과 『사양』에 드러난 다자이의 고백은 비극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나약함을 고치려 들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쪽을 택했다. 이 책에서 반복되는 문장들은, 병든 마음 역시 인간의 일부라는 사실을 조용히 인정하게 만든다.

🔖 고독이 인간을 증명하는 순간
다자이의 삶은 유흥과 방황, 반복된 자살 시도로 얼룩져 있었지만, 그의 문학은 끝내 인간을 포기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했듯, 그는 자기 파괴를 통해 인간을 긍정한 작가였다. 고독 속에서도 신뢰와 가능성을 붙잡으려는 문장들이 오래 남는다.

🔖 살아 있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말
“인간답지 못하면 어때. 살아 있기만 하면 되는 거야.”라는 문장은 이 책의 정서에 가깝다. 삶을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 대신,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해주는 태도가 이 책 전반을 흐른다.

📝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삶을 긍정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괜찮지 않은 상태에서도 살아 있는 자신을 부정하지 말라고 속삭인다. 어두운 밤에도 완전히 꺼지지 않는 작은 문장 하나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조용한 등불처럼 곁에 머문다.


📌 이 책은 흔들리면서도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