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란 무엇인가 - 늙음을 혐오하는 사회에 맞서다 박홍규의 사상사 2
박홍규 지음 / 들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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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란 무엇인가』  늙음을 숨기지 않고 자유롭게 늙어가는 법을 묻는 노년 사상 에세이


🔺 저자 : 박홍규

🔺 출판사 : 들녘


🎯 ‘노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어색해하며, 괜히 부모 세대의 주름을 피하고 내 미래의 늙음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건강한 노년, 생산적인 노년”이라는 말 뒤에 숨은 차별과 혐오를 천천히 벗겨내며, 늙는다는 것의 의미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라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요구하는 느낌이었다.



🔖 늙음을 혐오하는 사회를 마주하다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노년’과 ‘늙음’이라는 말을 돌려 말하며 피하고 있는지부터 짚어 준다. “젊어 보이세요”라는 칭찬 뒤에 깔려 있는 늙음 혐오와, ‘활기찬 노년’만을 이상으로 내세우는 사회의 시선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노년을 감추고 미화하는 대신, 그냥 늙고 언젠가 자연스럽게 죽어가는 존재로 받아들이자는 제안이 오히려 이상하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 사상가들의 눈으로 다시 읽는 노년


고대 동양과 그리스, 기독교, 도연명과 키케로, 정약용과 톨스토이, 헤밍웨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가들의 노년을 따라가며, 늙음이 어떻게 이해되고 이용되어 왔는지 보여준다. 존경받는 어른의 노년 뒤에 감춰진 특권과 위계, 가난한 노인들의 보이지 않는 현실이 함께 드러난다. 덕분에 ‘위대한 노년’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압박에서 조금은 벗어나, 각자의 나이 듦을 상상해 볼 수 있게 된다.


🔖 가난하고 약한 노년을 위한 시선


한국 사회의 높은 노인 빈곤율, 병원에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 가족에게 떠넘겨진 돌봄의 부담까지 책은 피하지 않고 직시한다. 노년을 개인의 노력과 효율의 문제로만 돌리는 담론을 비판하며, 늙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노년 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을 한 덩어리로 부르지 말 것”이라는 말이 오래 남는다.


🔖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늙음을 꿈꾸며


저자는 도연명, 정약용, 톨스토이처럼 노년에 이르러 삶을 다시 창조하려 한 인물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노년의 가능성을 읽어낸다. 더 많이, 더 오래, 더 생산적으로 살라는 강요에서 벗어나 각자가 자기 속도로 나이 들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면서도 단단하다. 노년을 특별하게 포장하기보다, 그저 자기 방식대로 조용히 살아도 괜찮다는 말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작은 위로가 된다.


💬 이 책을 읽고 나니, 노년이라는 단어가 예전처럼 막연한 공포의 이미지로만 다가오지 않았다. 여전히 두렵지만, 동시에 조금은 덤덤하게 “나도 언젠가 그 시기를 살아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부모 세대의 주름을 바라보는 눈빛도, 내 미래를 떠올리는 상상도 조금씩 달라질 것 같다.


📌 이 책은 늙어가는 몸과 마음 앞에서 자유롭고 싶다고 조용히 바라는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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