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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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컨트리』  Broken Country  사랑과 상실 그리고 끝내 마주한 책임의 온도  

🔺 지은이 : 클레어 레슬리 홀  Clare Leslie Hall 

🔺 옮긴이 : 박지선  

🔺 출판사 : 북로망스  


🎯 평화로운 도싯의 농장과 양떼의 울음, 그리고 그 고요를 가르는 총성 한 발. 세상은 그렇게 쉽게 무너졌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건 ‘누가 죽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무너졌는가’였다. 클레어 레슬리 홀은 인간의 마음속 균열을 정교하게 따라가며, 사랑과 죄책감의 경계를 한 줄 한 줄 묘사한다.  


🔖 총성으로 시작된 들판의 균열  


이야기는 농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도싯의 들판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평화는 부서지기 직전의 유리처럼 위태롭다. 작가는 목가적인 풍경을 인물의 내면으로 변환시킨다. 풀잎의 결, 흙의 냄새, 저녁의 바람 모든l 감정의 언어로 재배열된다. 한 발의 총성은 단순한 사건의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오래된 죄책감이 터지는 순간이며, 사랑이 끝나버린 자리에서 남은 책임의 울림이다.  


🔖 사랑과 상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베스

  

베스는 남편 프랭크와 함께 양치기 농장을 꾸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이미 상실의 무게로 기울어 있다. 몇 해 전 잃은 아들 바비의 죽음은 시간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그녀 앞에 첫사랑 가브리엘이 아들과 함께 돌아온다. 그는 과거의 상처이자 미완의 감정이다. 베스는 사랑과 죄책감, 욕망과 책임 사이에서 끝없이 흔들린다. 클레어 레슬리 홀은 이 미묘한 흔들림을 선악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그저 인간의 복잡함, 그 안의 따뜻한 결함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 재판정의 침묵과 진실의 그림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재판정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완성된다. 법정은 진실을 가르는 장소지만, 동시에 진실을 왜곡시키는 무대이기도 하다. 누가 옳고 그른가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그 무게를 감당하는가이다. 작가는 재판의 긴장감을 이용해 인간의 내면을 비춘다. 증언보다 더 강렬한 건 침묵이며, 판결보다 더 잔인한 건 기억이다.



🔖 상처 이후 다시 걸음을 내딛는 용기

  

마지막 장면에서 베스는 들판에 선다. 바람이 불고, 하늘은 잿빛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들고, 양떼 너머 먼 곳을 바라본다. 상실은 여전하지만, 이제 그 상실은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사랑은 완전함이 아니라, 부서진 채로도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걸 이 책은 말한다. 


 


💬 책을 덮고 창문을 열자 바람이 들어왔다. 여전히 차가웠지만 그 안에 묘한 따뜻함이 있었다. 사랑은 진실을 미루는 방식으로 다가오고, 책임은 그 미루기를 끝내는 용기로 찾아온다. 베스는 상처를 안고도 앞으로 나아갔고, 나 또한 그 용기를 빌려 오늘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 이 책은 상실을 겪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믿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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