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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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세계를 읽는 가장 유쾌한 좌표

🔺 저자 : 맷 파커 

🔺 옮긴이 : 이충호

🔺 출판사 : 해나무


🎯 교과서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를 외우던 그 시간 이후, 삼각형은 내 삶에서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맷 파커가 말하는 거리와 각도의 세계,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와 DNA까지 뻗어 있는 삼각형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숫자와 공식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감각이 깨어난다. 이 책은 그 감각을 되돌려주는 안내서다.


🔖 거리와 각도가 그리는 첫 장면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출발해 측량과 도로, 속도계와 바퀴의 둘레처럼 익숙한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속도위반 공방 같은 일화를 통해 수학이 어떻게 오해되고 남용되는지 보여주며, 삼각형이 단순한 교과 개념이 아니라 현실을 읽는 단위임을 설득한다. 직선으로 길을 내려 하면 오히려 갈 수 없는 지형이 나타나고, 그때 삼각형이 길을 우회시키며 최적의 경로를 만든다. 고대 로마의 도로가 오늘의 도시 구조에 남긴 흔적, 지도 위 가상의 직선과 실제 도로망이 맞부딪치는 균열을 따라가다 보면, 거리는 숫자가 아니라 서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각도 하나가 풍경을 바꾸고, 각도가 바뀌면 목적지까지의 서사도 달라진다는 명확한 감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첫 장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친 삼각형의 흔적을 감각의 전면으로 끌어올린다. 딱딱한 증명이 아니라, 발로 걷고 눈으로 보는 수학의 시작이다.


🔖 삼각형 메시로 덮인 세계


책의 한가운데에서 저자는 공학과 건축의 현장으로 들어간다. 정이십면체를 팽창시켜 유리 돔을 설계하는 장면, 바닥을 빈틈없이 채우는 타일링의 미학, 그리고 마침내 비주기적 단일 타일이라는 낯선 발견까지. 삼각형은 구조물의 비틀림을 억누르고 힘을 분산시키며, 표면을 계산 가능한 단위로 쪼개 세계를 시뮬레이션 가능하게 만든다. 견고함과 우아함이 같은 수식의 결과로 도착하는 순간, 수학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 된다. 


🔖 파동, 소리, 그리고 푸리에의 낙관


 나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익숙한 곡을 다시 들었다. 같은 소리인데 다른 층이 들리는 느낌, 파동의 간섭이 만들어낸 비밀의 골목을 걷는 듯했다. 책은 통신과 광섬유, 디지털 신호 처리로까지 시선을 확장한다. 결국 우리는 파동을 이해하기에 연결될 수 있고, 연결되기에 세계를 더 멀리 본다. 삼각형에서 시작된 여정이 파동으로 끝나는 곡선은 논리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 


🔖 유쾌한 수학 커뮤니케이터가 보여준 용기의 각도


맷 파커의 강점은 지식을 재미로 번역하는 능력이다. 스탠드업 무대에서 익힌 리듬과 교실에서 다듬은 설명이 책의 문장에 스며 있다. 고대 파피루스부터 NASA의 충돌 실험까지, 행성의 궤도와 오리의 물결, 디제잉 파티의 미러볼까지 이어지는 선들은 종종 엉뚱하고 자주 유쾌하다. 그러나 웃음 뒤에는 단호한 태도가 있다. 수학을 이용한 억지와 허세를 비판하고, 기하학적 정확성에 무심한 사회를 꼬집는다. 내가 읽은 맷 파커는 잘 설명하는 사람을 넘어, 잘 의심하는 사람이다. 덕분에 독자는 더 나은 질문을 배우고, 질문의 각도를 조금씩 조정한다. 


💬 읽고 나면 길을 걷는 방식이 달라진다. 표지판의 화살표, 유리창의 프레임, 다리의 트러스, 골목의 기울기까지 모든 것이 각도와 거리의 이야기로 보인다. 세상은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인데, 나의 시선만 새로워진다. 이 변화는 작지만 단단하다. 지식이 생활로 내려올 때 생기는 작은 환희가 오래 남는다. 


📌 이 책은 세상을 읽는 좌표를 다시 정렬하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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