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내가 여성임을 눈뜨면서 '나만의 방'을 꿈꾸었다. 내 방이 없었나..아니지..있었지만,글쎄..상징적인 나만의 세계를 혼자 상상했었지. 울프는 정말로 '방'얘기를 했는데..결혼하고 나니 정말나만의 공간이란 게 왜 이리 아쉬운지..나 이럴라구 결혼했나..
하루키를 첨으로 알게 한 작품이다. 일본작가에 대한 이유없는 뜨악함으로,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하루키를 만나게 한 것은 나의 끝없는 절망감때문이었다. 우습게도 원작과 전혀 상관없는 번역제목때문에..이 책을 읽으면서 난 땅바닥으로 가라앉는 상실감속을 헤메고 헤메다 다시 일어났었지..
흔히들 말하는 러시아 소설의 난해함.. 난 아마도 도스토예프스키를 다 이해하고 읽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저 빠져들었을 뿐..내 대학시절의 한 귀퉁이를 채웠던 나만의 작가(누구 맘대로..^^),내가 사랑했던 그..그 사람의 최고의 작품.
이건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흔한 이유지만..너무나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내가 갖기 못한 것,조르바가 가진 것..삶의 부단한 열정..내가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 하면서도나 자신은 오히려 화자와 동일시 되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는 이중 잣대...어쩌면 지켜볼 수 있기에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오노 나나미의 작품을 좋아했었다. 문학적인 가치는 모르지만,그녀의 명쾌한 문체가 좋아서였다. 나름대로 역사에 대한 자잘한 호기심을 충족할 수도 있었고..난 한 작가가 맘에 들면 그 사람의 작품을 연달아 읽는다. 이것도 그러한 습관의 발로로 구입한 책인데,유감스럽게도 캐나다까지 끌고와서도 읽지 못한 책이다. 이번엔 꼭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