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상처받는 나를 위한 심리학 - 마음속 상처를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꾸는 20가지 방법
커커 지음, 채경훈 옮김 / 예문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왜 사람들이 상처받는지 그 이유를 심리학적인 설명과 예시를 들어서 매우 잘 설명해준 책이다.

그럼에도 지하철에서 쉽게 읽을 수 있게 쓰여져서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사람은 상처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했다는 것.

그 사실이 잘못된 게 아니라,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걸 전제하고 쓰여졌다는 거다.

 

책에서 상처입은 사람들에 대한 결론으로 내놓는 방법은 '승화'와 '자조'다.

열등감을 다른 부분으로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다른 대상에게 사랑을 배푸는 사람, 자기의 실수에 유머를 더해 비꼬고 웃어 넘기는 사람의 예시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받게 되는 상처를 치유하고 더 발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는 점이 단순한 설명 열거적인 책들에 비해 인상적이었다.

 

최후의 결론, 사람은 사람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장은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마음에 들었던 책이라 목차 보존-_-

프롤로그 : 더 이상 과거의 기억으로 아프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PART 1. 나는 왜 과거의 상처를 잊지 못하는가
1. [상처를 부정하는 나] 나는 나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2. [현실을 외면하는 나] 마음이 불안할 때는 한 치 앞도 안 보인다
3. [스스로를 억압하는 나] 잊으라고 쉽게 말하지 마라
4. [항상 참기만 하는 나]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이유

PART 2. 나는 왜 갖지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가
1. [진실을 은폐하는 나] 생각보다 남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
2. [공상에 빠져있는 나] “나는 특별하다”는 착각이 나를 외롭게 한다
3. [남을 따라하는 나]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 필요하다
4. [좋고 싫음이 분명한 나] 한 가지 근거로 모든 것을 단정짓는 습관

PART 3. 나는 왜 사람을 깊이 사귀지 못하는가
1. [어려지고 싶은 나] 마음속에 말 안 듣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2. [남에게 상처를 주는 나] 화를 내지 못하면 엉뚱한 곳에 분풀이를 한다
3. [남의 탓만 하는 나] 왜 나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가?
4. [속마음을 숨기는 나]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할 수 없을까?

PART 4. 나는 왜 항상 남의 말에 흔들리는가
1. [현실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나] 왜 내 눈에만 예뻐 보일까?
2. [아픔에 의지하는 나] 계속 아프고 싶은 이상한 심리
3. [우상을 숭배하는 나] 대세가 되고 싶은가, 대세에 따르고 싶은가?
4. [남을 의식하는 나] 나를 속이는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PART 5.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1. [보상받고 싶은 나] 열등감을 없애주는 아들러의 보상 심리
2. [슬픔을 승화하는 나] 상처는 나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
3. [유머를 잃지 않는 나] 난처하고 부끄러울 때는 그냥 웃어보자
4. [이타적인 나] 사람은 사람에 의해 구원 받는다

에필로그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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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 내 안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는 새로운 자아 관리법
다사카 히로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이 가진 '다중적인'면을 다중인격이라고 풀어 놓은 책.

 

책의 시사점은 '당신 스스로를 특정한 사람이라고 규정짓지 말라'고 말해준 데 있다.  flexible하게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하며 인격을 전환할 수 있는 건 모든 사람의 자연스러운 능력이라는 게 작가의 주된 관점.

 

특정한 성향이 강할 순 있겠지만 운동하며 근육을 키우듯 발전 시킬 수 있으니 스스로를 단정적으로 규정하지 말고, 상사, 부모, 친구, 다정한 사람, 냉정한 사람의 역할을 연기하듯 해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대략, 나는 적극적이다, 혹은 소극적이다, 어둡다, 밝다,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수동적이다, 적극적이다... 같은 건 자신을 재는 지표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특성이 발휘할 수 있는 성격중 일부만 발휘한 거라는 게 책 내용이다.

 

쉽게 읽히는 책이고 장자 및 일부 자기계발서를 인용한 부분들이 있어 무난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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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통해 혜민 스님은 특별한 이야기,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엄청난 이야기를 하진 않으신다. 또한 이 책은,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종교적 교훈에 대해 설파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우리가 삶에서 고민할만한 일들에 대해 간결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그런 말들을 조곤조곤 풀어 놓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인간 관계 때문에, 사랑 때문에 많이 힘든 마음이 혜민 스님의 말씀을 통해 많이 위로 받았다.

특히,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말, 모임에 가면 항상 내마음에 드는 사람 몇 명, 괜히 싫은 사람 몇 명이 있다는 그런 말들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지쳐왔던 내게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위안을 주었다.

 

 살면서 마음이 괴로운 것은,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마음때문이다.

직업을 구할 때도 그렇고, 인간관계를 이어갈 때도 그렇고, 사랑을 할 때도 그렇다.

 

책의 잔잔한 글들은 주체적으로 살아가라고 윽박지르지도 않고, 열정적으로 꿈을 쫓으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당장 무언가를 하라고 윽박지르지도 않는다. 그냥 내 마음에 일어나는 괴로움을 인정해주고, 내가 겪는 갈등이 오로지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려주면서 불안하고 바쁜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준다.

 

혜민 스님은 좋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다고 했다. 그 사람으로 부터 출발하는 마음이, 칼린 지브란을 인용하여 순수하게 그 사람의 존재가 신으로 존재하는 그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고 했다.

 

그 글을 읽고 생각해봤다.

 

누군가가 내 신으로 다가올 정도로, 절실하고 진실되게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었느냐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비록 상호적인 관계를 맺진 못하고 전부 짝사랑으로 끝나긴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온 사랑들은 정말로 순수했던 것 같다.

 

짝사랑을 하면서 물론 힘든 적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런 감정들.....을 느끼며 보냈던 긴 시간이 허무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내가 진심으로 순수하게 다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혜민 스님은 사랑은 감수하는 거라고 했다. 아쉬움이 남는 건 그런 부분이다. 나는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그 사람의 존재를 깊이 사랑했지만 '결과'를 감수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했으니깐....

스님은 자신을 선한사람이라 보는 건 당신이 선한사람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스님의 글귀를 통해서 위로받게 되는 건, 스님이 쓴 글을 통해 우리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되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글을 통해 나를 보고, 지금의 잘못된 문제들이 실은 별것 아님을 깨달아가며 얻는 안도감 덕분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스님의 글을 통해 나는 지난 사랑에 대한 반성이나 앞으로의 사랑을 위한새로운 다짐을 쥐어짜기보다는...... 그냥 내 소소한 슬픔, 지난 시간을 위로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쉬운 말을 하는데도 깊이 와닿는 건, 혜민 스님 스스로가 삶에서 겪은 바를 이야기 하기 때문이기도 할 거다. 우러나온 말이기에 진심으로 와닿는 것일 거다.

 

이 책은 논리 정연하게, 너는 이래서 잘못 되었고, 이런 일을 했기에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이다, 라는 설명과 분석, 질책과 비판대신, 이 책은 소박하게 이런 일이 닥쳤을 경운 이렇게 하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다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베스트 셀러로 남아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소장을 위해 구입하는 책인 것 같다.

 

 

글과 함께 실린 우창헌님의 그림도 마음을 편안히 해주는 데 많이 도움이 되었다. 우창헌님의 그림은, 몽환적인 색채, 단조로운 느낌, 작은 사람, 그리고 상하 대칭적인 그림들이 특징이다. 나무나 풍경을 그릴 때 물에 비친 상像, 혹은 그림자의 느낌으로 펼쳐지는 끝없이 이어지는 형태나, 단조로운 꽃이나 별을 여러 개 그려내 무한한 공간감을 주는 그림들은 혜민스님의 좋은 말씀과 더불어 마음을 편안히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론 '황혼'과 '길'이라는 그림이 감명깊게 다가왔다.

 

최근엔 삽화가 이영철님으로 바뀐듯 하다, 이영철님의 작품은 우연히 도서관서 '그린 꽃은 시들지 않는다.'는 작품 에세이집을 읽게 되면서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순수하고 맑은 그림을 그리는 분이셔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행복해 졌었다. 새 판본에 나온 이영철님의 그림도 궁금하다.

 

인상 깊었던 글귀 일부...

누군가를 험담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그 사람이 나에게 와서 아주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그때 너무나 미안해져요. 복수는 이렇게 멋있게 하는 거예요. 사랑으로.

 

 아무리 소박한 꿈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보세요. 열 명 정도에게 말을 했을 때 쯤에는 꿈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아무리 서운해도 마지막 말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고 사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의 가장 큰 스승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얻는 배움이에요. 깨달았다고 해도, 관계속에 불편함이 남아있다면 아직 그 깨달음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삶은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겠지만 백퍼센트 확신이 설 때 까지 기다렸다 길을 나서면 너무 늦어요. 설사 실패를 한다해도 실패만큼 좋은 삶의 선생님은 없습니다.

 

한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깨지고 난 뒤에도 그 사람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했다는 증거입니다.

 

사랑은 같이 있어주는 것.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그를 믿어 주는 것. 사랑하는 그 이유 말고 다른 이유가 없는 것.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 그를 지켜봐 주는 것.

 

나를 욕했을 때 울컥하고 올라오는 그 마음이나 나를 칭찬했을 때 헤헤거리는 마음은 실은 둘이 아닙니다.

 

+

뱀꼬리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것은 혜민 스님 역시 나폴레온 힐이나 잭 웰치 같은 사람의 글을 읽으셨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미국 생활을 하면서 그런 사람들의 저서를 한 번도 읽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이겠지만, 성공을 위해 종교를 차용한 숱한 성공학 저서들의 글귀 일부가 스님의 저서에 차용되었다는 사실이 다소 흥미로웠달까나.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성공학과 뉴에이지, 기독교, 동양 종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상호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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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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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서문을 '아직도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다르다 믿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서문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같다.'는 것이다. 많은 진화생물학적 통계들이 과학의 이름을 빌어 '기존 사고 방식과 다름없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은 우리를 안심시킬 따름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적확해 보인다.

 

결국, 남자도 사람이고, 여자도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 '치밀한 계획'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자들이 연애 지침서를 읽고 그대로 행동해서 남자들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실패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지침서는 집어 던지고, 당신만의 사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사랑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과의 관계 중 일부를 지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이 대단한 것이라도 되는 양, 사랑 자체를 '미화'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때문에 사랑이 그저 타인과의 관계맺기, 삶의 과정의 일부라는 걸 종종(아니, 실은 거의) 잊고 살아간다.

저자는 다양한 예시와 사례, 그리고 자신만의 철학을 덧붙여 우리에게 이런 점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연애를 프로젝트화 하지 말라.]

사실 우리 주변에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을 보면,(물론 한국에 쏟아져 나오는 책 중 많은 책들이 미국 번역서라는 걸 감안한다면, 미국은 한국보다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 본다.) 삶의 모든 부분을 계획하고 조종하고, 예측 가능한 범위에 두기 위해 애를 쓰는 '기법'을 가르쳐 준다.

 

그런 책들을 읽고, 그런 게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우리는(특히 모범생이라 불리는 하버드생을 비롯, 한국의 평범한 교육과정을 지나 에스컬레이터식으로 대학에 진학한 많은 미혼 남녀들은) 쉬이 컨트롤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앞에 더더욱 조바심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사랑의 신비를 종중하는 사람은 영속성에 대한 충성 서약은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열정적인 감정이 사랑이 아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이라는 걸 주장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연애 지침서를 읽고 쓰는 각종 시나리오들은 실은 무의미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 조금 더 주고 받고, 타인을 조종하며 자기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건 결국 사랑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간 짝사랑만 줄기차게 해오며 느낀 결과... 사랑에 빠지면 생각하게 되는 건 오로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집중되는 것 같다.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할지 보다는 '내가 상대방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사랑의 본질을 없애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 아님을, 그저 격정에 그치는 카섹시스에 불과함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우리가 상대방이 가진 다양한 면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비로소 그의 본질을 사랑하게 될때에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것이며, 열정에 빠지고, 사랑을 알아가고 또 헤어지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성숙해질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이 중 '첫눈에 반해' 열정을 불태우는 그 사람의 다른 부분 역시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특히 더 깊이 와닿았다.

그리고 우리는 라캉이 말한 '그것'을 가진 사람에 첫눈에 빠진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는 무언가이다.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때문에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또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이 '그것'을 지녔기에 무한히 우상화 하는데, 연애 후 연인들이 서로에 대해 분노와 짜증을 느끼게 되는 건  '그것'과 배치되는 또 다른 연인의 특성을 발견하면서 이런 우상적 느낌이 배신당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생각해 봤다.

내가 홀로 몇 년간 짝사랑을 했던 사람 둘 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사랑할만한 남자들은 아니었다. 그 남자들은 전혀 다른 외모,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묘한 분위기상의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내게만 느껴졌던 어떤 분위기 말이다.

 

그게 바로 라캉이 말한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는 '그것'때문에 이들을 그렇게 열렬히 홀로 사랑했던 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그것'과 배치되는 어떤 특성을 발견하게 되어도 여전히 그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들과 내 관계가 어떤 상호성 하에 이어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나 역시 일정 부분에서 그들을 우상화 했던 건 사실이었고, 저자의 글을 읽으며 상대방에게서 '그것'과 배치되는 어떤 특성을 발견하게되어도 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줄 아는 성숙함을 길러야 겠다는, 그런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손쉬운 해결책이 아니다. 사랑에서는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가장 큰 수확을 얻는다.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지만, 대박을 터트릴 수 도 있다.

 

오랜기간 내가 짝사랑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상대방의 거절이 두려웠다.

타인이 보는 나를 생각하면서 나는 가장 무난하고 편안한 길을 택했을 뿐, 진심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하진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저자의 글 중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저자의 젊은 시절 연애가 실패로 끝났던 경험담에 관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연애에 실패한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대학시절 연애 실패담을 예로 든다.

 

여러번 장학금을 받았지만, 하버드(학비가 비싼...)를 다니며, 학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저자는 불어나는 학자금 대출, 자신의 초라한 집안 배경 때문에 자주 위축감을 느꼈고, 남자친구들과 헤어지면서 '너는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졸업후 독립해 자신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떳떳한 직장을 가지고는 연애가 잘 되지 않아도 그런 이유 때문에 이별하게 되진 않게 되었다.

 

저자의 상황은 내 상황하고 너무도 비슷했다.

지금까지 지고 있는 학자금 대출, 또 앞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지게될 빚들, 초라한 집안 배경....... 이런 부분들이 내게 큰 짐으로 다가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게 했던 것 같다.

심지어 내 마음이 일방통행이 아니었다는게 확인되었던 경우에도 나는 자신감 부족 때문에 관계를 쉽게 파탄내곤 했었다. 이런 자신감 부족은 후에 버림받으면 어떻게하지, 하는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내게 그런 두려움은 상호적으로 함께 나누는 사랑을 피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진실되고 성숙한 연인은 당신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도와줄 수 있고, 그런 문제로 당신을 버릴만한 남자라면 삶에서 스쳐지나간 사람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이야기 해준다.

 

결국, 상실 역시 사랑의 한 부분이고 이 모든 것이 삶의 한 과정인데....... 나는 지나치게 몸을 사리느라 아무것도 취하지 못한 것이다.

 

나와 비슷한 저자의 과거 상황이 그 어떤 예시와 설명보다 더 큰 위안으로 다가왔고.......

덕분에 나는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며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우려되는 위험정도는 기꺼운 마음으로 감사히 감수할 용기를.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바들을 이렇게 정리한다.

 

1. 너무 애쓰지 말기.

2. 너무 조심스러워 말기.

3.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말기

4. 자신의 강인함을 미안해하지 않기.

5. 자신의 약점을 두려워 말기.

6. 자신을 원하지 않는 남자를 쫓아다니지 말기

7. 문제 없는 남자 그만 찾기

8. 사랑하는 사람을 조종하지 말기.

9. 지나간 잘못을 후회하지 않기.

10. 상실을 순전히 상실로 생각하지 않기.

 

저자의 요약은 내가 짝사랑을 할 수 없었던 이유와 부합한다..

 

결국 사랑은 삶의 한 과정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사랑을 삶의 과정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한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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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지음, 이영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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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 몇년간 지독한 짝사랑을 하며 지쳐있던 중이었다. 대상은 한 번 바뀌었지만, 상황은 여전했고,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졌었다. 그러면서 사랑에 대한 이런 저런 책들을 열심히 끼고 읽은 것 같다.

 

사실, 남자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연애 지침서야, 짝사랑에 시달리는 사람에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내게 지침서에 제시된 상황이 다가오지 않으면 의미도 없거니와 사실 그런 책들에 제시된 사례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는 마당에 그냥 만약을 위한 연애 시나리오를 몰래 써보며 위안과 만족을 얻는 것 뿐이다.

 

그렇기에 실은 정말로 심적인 위안을 주는 건 '사랑'에 대해 깊이,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다른 사람들의 글인 것 같다. 남자는 이래. 여자는 저래. 연애는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하며 다그치는 책이 아니라...  당신은 '이런 마음 때문에 괴롭게 사랑의 열병을 앓는 거다.'라고 친절히 말해주는 책이 짝사랑에 몸부림 치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다독여주는 것 같다. 에리히 프롬의 책, 롤랑 바트르의 책, 그 외 많은 불교나 성서의 사랑 이야기는 짝사랑을 앓고 있는 내게 많은 위안이 되었고,

그리고, 저자의 책 역시 그러했다.

 

특히 무엇보다 [올 어바웃 러브]는 내게 '사랑할 용기'를 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남아있다.

 

저자는 모든 열정을 대상에 쏟아붓는 '카섹시스'는 사랑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스캇 펙scot peck의 사랑에 대한 정의를 빌어 자신이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을 이야기해나간다.

 

스캇 펙은 자신의 저서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사랑을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렇기에 저자는 사랑을 이성간의 강렬한 감정, 우리가 로맨스라고 생각하는 그런 감정이라 말하지 않는다. 제일 마지막 쳅터에서 저자가 로맨스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이러한 견해를 정리하기 위함인듯 하다.

 

저자는 우리가 왜, 진실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지 우리의 눈을 가리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거짓말, 돈, 자기에 대한 집중.......

쉽게 말해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많은 역할과 환상 때문에 우리는 솔직해 지지 못하고, 진정으로 함께 발전해가는 사랑을 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사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 사랑은 사랑하려는 의지가 발현될때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랑은 의도와 행동을 모두 필요로 한다. '의지'를 갖는 다는건 선택한다는 뜻이다.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

 

결국 사람은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고 사랑에 빠지기만을 기다리는 건, 말도 안된다는 걸 알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데 그치는 건 '사랑하기로 결정할 용기'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많은 게 달라진다.

서로를 치유해 주는 사랑, 나와 너(I and thou)를 넘어서 모두에 대한 사랑을 해나가며 삶이 더 성숙해 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해나갔을때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상실'에 대해 다룬 것도 그런 맥락에서 였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는 것은 더 큰 성숙의 길이니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하기로 결정하자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결국 저자가 다양한 쳅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용기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으며, 또 진정한 사랑을 해 나가며 더욱더 성숙해진다는 게 아닐까 한다. '진정한'사랑은 물론 저자가 초반에 언급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나는 거절을 두려워 하고 있었고, 거절로 인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 하고 있었고,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랑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그게 끝날 것인지마저 무의식중에 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위해서.

생각해 보면 내 짝사랑에는 '그'는 없고 '나'만 있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나는 그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고민해 보았다.

아니, 고민할 것도 없었다.

어떤 행동도 뒷받침되지 않은 사랑. 그냥 혼자 보면서 좋아하며 번민에 시달리는 사랑. 나는 모든 시간을 '그'에 대해 생각하며 '카섹시스'에 도취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결정해보았다.

나는 지금부터, '그를 사랑한다.'고.

 

 

 

2.

책에는 자주 스캇 펙의 저서들이 인용된다.

한 두 저서가 아니라 여러 저서들이 인용되는 걸 보면 저자가 스캇 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검색해보니 그의 저서는 번역된 것은 물론 수입되어 재고가 있는 책도 없는듯 했다.(물론 알라딘 검색 한정이지만.) 아쉽다.

 

3.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사랑을 언급하며 불교나 뉴에이지 영성 서적이나 하여간 이런 저런 것들을 전부 다 뭉뚱그려 쏟아넣을까봐 걱정했었다. 목차상으로 볼 때 저자는 뉴에이지 영성서적이 이야기하는 사랑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뉴에이지 영성서적을 좋게 평가하진 않는다. 그녀는 뉴에이지 영성 서적이란 지배계층을 정당화 하는 것이고, 문제에 대해 '행동'을 취하는 것을 소극적으로 만든다고 평가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사랑을 위해 행동하라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주된 요지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저자의 뉴에이지 영성서적에 대한 이해는 조금 잘못되어 있는 것 같긴 하다. 아니면 이에 대한 이해 자체는 잘 했으나, 이를 잘못 이해한 다수의 사람들을 비판하고자 뉴에이지 영성서적 자체를 비판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뉴에이지 영성을 잘못 이해하였을 경우 사랑이 '모두에 대한 사랑'이 아닌 '나의 만족을 위한 사랑'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이 점을 경계하고자 언급한 후자쪽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영성적인 것들을 믿는다고 밝히길 꺼려하는데 저자가 자신이 거쳤던 영성과정들을 상담 학생들에게 친절히 말해준 바 있다는 저자의 태도가 용기있게 느껴졌다.

 

4.

오히려 불편했던 부분은 뉴에이지 영성 서적에 대한 저자와 나의 견해차보단 책 곳곳에 묻어있는 저자의 페미니즘적 성향이었는데, 사회 현상 및 몇 몇 책의 저자들이 글로 제시한 부분들을 '남성주의적으로' 살짝 꼬아서 생각한 부분이 문득문득 보인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면 상당히 넓은 시야에서 사랑에 대해 조망했는데도 특정 저서를 지칭하거나 소설을 지칭하며 비하한 부분을 비롯해 군데군데 편협한듯한 시각이 드러나는 걸 보면, 저자는 아직은 에리히 프롬 정도의 경지에 오른 것 같진 않다. 요지만 보면 전체적으로 맞는 말을 하는데도 지엽적으로 파고들어가면 싸움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저자의 글에는 자주 묻어난다.

 

물론 저자의 글이나 책의 내용을 비하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흑인 여성으로 태어나 공부하며 지금까지의 지위를 쌓기 위해 그녀가 살아왔을 투쟁적인 삶을 생각해본다면(이런 가정은 물론 내 편협한 선입견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녀의 글은 매우 온건해 보인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에리히 프롬은 저자에 비해 편안한 입장에서 자기 입지를 굳혀나가고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저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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