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도 역시 말이 축적된 책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친 불굴의 정신만이 진정한 희망을 초래한다는 걸 체현하는 서적이자, 사람의 예지의 결정이다. - P317
뭔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말이 필요하다. 기시베는 문득 옛날 생물이 탄생하기 전에 지구를 덮었다고 하는 바다를 상상했다. 혼돈스럽고, 그저 꿈틀거리기만 할 뿐이었던 농후한 액체를. 사람 속에도 같은 바다가 있다. 거기에 말이라는 낙뢰가 떨어져 비로소 모든 것은 생겨난다. 사랑도, 마음도 말에 의해 만들어져 어두운 바다에서 떠오른다. - P271
한정된 시간밖에 갖지 못한 인간이 힘을 다해 넓고 깊은 말의 바다로 저어 나간다. 무섭지만 즐겁다. 그만두고 싶지 않다. 진리에 다가서기 위해 언제까지고 이 배를 계속 타고 싶다. - P186
힘을 좀 빼, 마지메. 그러지 않으면 네 주위 사람들은 전부 언젠가 숨이 막힐 거야. 너무 큰 기대와 요구는 독이야. 너 자신도원하는 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해 이윽고 지쳐 버릴 테고. 지치고, 포기하고,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혼자가 돼 버릴 거라고. - P182
이미 존재하는 사전을 아무리 비교해도, 아무리 많은 자료를 조사해도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말은 마지메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위태롭게 무너져 실체를 무산시킨다. -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