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츠바이크 책도 출판하시나 보내요! 좋은 책을 계속 많이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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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
김승완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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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은 서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이 특이한 것은, <귀촌>이나 <귀농>을 다루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저자들은 모두 서울에서 가지고 있던 직업을 향촌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 도시는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고...' 이렇게 묘사된다. 뭔가 오염되지 않고, 순수한 지역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방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의외로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였다. 

예를 들어 제주도 지역의 사람들은 육지 사람들과 뭔가 다른 문화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농촌에 계신 어르신들은 도시에서 내려온 젊은이들이 한가롭게 지내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신다. 서울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진다. 거기에다 애인 혹은 결혼 배우자가 이사를 반대하거나, 시골 정착에 힘들어 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예전부터 나는 고민이 있었다. "이것 저것 다 안 되면, 지방이라도 내려갈까? 집값도 싸고,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일년 전에는 제법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다. 서울에서 적응 못할 바에야, 지방에서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책에 나온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지방 생활이 서울에 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않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만족하는 수준이 훨씬 높다. 그렇다면 나도 스스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윤택한 경제 생활을 꿈꿀 때가 아닌 듯 하다. 조금 덜 벌더라도,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것이 내 자신에게 좋을 듯 하다. 마치 이 책의 저자들이 자연을 즐기며 삶의 다른 의미를 깨닫듯이 말이다. 

- 추가 : 지금 생활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그래도 나는 귀촌에 대한 꿈이 있다. 내가 만약 조건이 맞고, 내가 마음대로 한 지역을 선택하라고 하면, 인천 공항 근처를 선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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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리장정
홍은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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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여행을 다녀 온 사람은 많습니다. 심지여 몇 년 씩 중국에 산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분들에게 중국에 대해 물어 보면, 대답이 시원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좋았어." 혹은 "싫었어." 이러한 대답을 듣습니다. 그러고보면,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해서 그 나라에 대하여 많이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처음 <중국 만리장정>을 집어 들었을 때, 고민했습니다. 아니, 겨우 80일 정도 중국을 여행한 다음 이렇게 책을 찍어 내어도 될까? 몇 년 씩 중국에서 살던 사람도 중국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여행기 책을 펴 내기에 그 기간은 너무 짧은 것은 아닐까? 게다가 저자가 경력도 화려하고, 돈도 많아 보여서,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또 돈 많은 부자 아저씨가, 퍼스트 클래스 타고 가서, 5성급 호텔에서 희희낙락(?)거리다가, 심심해서 글 좀 썼나 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이분이 정말 중년 아저씨가 맞나 싶었습니다. 어느 청년 못지 않은 정열이 느껴졌습니다. 중국 여행을 위하여 중국어를 배웠다는 것도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중년 아저씨들은 어떤 낯선 곳을 여행하려 할 때 그 나라의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대충 영어로 때우거나, 현지 통역을 고용해서 소통하려고 하지요. 저는 저자가 중년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로 중국어로 소통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자가 미국에서 생활한 것도 큰 이점입니다. 이 분은 미국-중국-한국을 비교 선상에 놓고, 각 나라의 장점과 단점을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특히 저자가 펄벅에 대하여 쓸 때, 무척 놀랐습니다.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미국인 펄 벅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 저자는, 아마 이 홍은택 씨 외에는 드물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여행기와 이 여행기가 가장 다른 점은, 저자의 글 속에 기자 정신이 묻어 있다는 것입니다. 글 자체가 '누가, 어떻게, 왜...'같은 육하 원칙이 보입니다. 아주 질서정연합니다. 중국 현지인을 인터뷰할 때도  빈틈이 없습니다. 대개의 일반 사람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어려워하고, 하고 싶은 질문을 하지 못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이 홍은택 작가는 인터뷰하는 데에 있어서는 도가 튼 듯 합니다. 젊을 때 기자였으면, 나이 들어서도 기자인가 봅니다. 글 곳곳에 유머가 녹아 있습니다. 특히 산동 지역을 여행하다 한 여관에 들러 '인육만두'를 상상하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여행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외국인이 서울을 하루 이틀 여행하고 글을 썼다고 합시다. 서울에서 오래 산 사람 입장에서는, 그 글은 그다지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글을 쓴 사람이 아무리 유명한 작가라 해도, 그 글이 아무리 참신한 관점을 보여 주었다고 해도 말입니다. 80일 동안 몇 천 킬로미터를 이동했다고 해서, 통과한 지역의 실상을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말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 홍은택 저자가 하루 빨리 회사를 그만 두고, (퇴직이 힘들다면 장기 휴가라도 내어서), 만리장정 2탄과 3탄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자 이력을 보니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가정 형편인 듯 합니다. 회사에서 일하면 그 회사 직원들만의 존경을 받지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수십만 독자의 사랑을 받습니다. 홍은택 저자의 가족들은 무슨 소리냐며 만류할 지 모르지만, 독자인 저는 2탄과 3탄이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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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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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창덕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창덕궁은 궁궐 해설사 분과 함께 동행하며 관람해야만 합니다. 해설사 분께서 낙선재를 가리키시며, 이곳이 덕혜옹주가 사셨던 곳이라고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책으로만 알고 있었던 덕혜옹주를, 실제 건물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라는 타이틀을 들었을 때, 저는 그렇게 실감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답사를 통하여 덕혜옹주에 더 다가간 듯 합니다.
소설 <덕혜옹주>에서 눈길을 끈 것 중 하나는, 옹주와 복순의 관계였습니다. 옹주는 복순의 목숨을 구해주고, 복순 역시 옹주를 위하여 자신을 아끼지 않습니다. 둘 사이의 관계는 정말 애틋하고 정이 넘칩니다. 세상의 어떤 연인들이 복순과 옹주의 사랑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요? 옹주가 복순을 구해주었을 때는 아주 어릴 때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복순을 무시하고 상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옹주는 끝까지 복순을 지켜줍니다. 옹주는 마음이 어려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은 끝까지 밀고 가는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덕혜옹주는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앞선 시대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녀는 전근대적인 ‘황녀’로서의 위치를 지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조선’이라는 전근대적 왕정체제 국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왕정 체제가 무너지고, 왕족이나 귀족이 자신의 신분적 지위를 버리고 살았던 민주주의의 시대입니다. 덕혜옹주가 남편의 정성을 거부한 것을 올바른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만일 덕혜옹주의 이전 신분 – 조선 황녀 – 을 감안하면, 그것은 민족적 저항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민주주의의 시대, 국민국가의 시대가 되었지 않습니까? 귀족 남편 앞에서 아내가 황녀로서의 자존심을 꺾지 않고 꼿꼿했던 것은 그렇게 멋있어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녀는 민족을 버리지 못한 만큼이나 자신의 왕족으로서의 신분적 특권도 버릴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정혜와의 관계에서 덕혜옹주는 더 무너집니다. 남편 다케유키는 아내가 자신에게 차가운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딸에게까지 무관심한 것까지는 참지 못합니다. 남편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정혜는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안타깝게 세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저는 덕혜옹주가 ‘조선의 황녀’의 신분보다,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하고 소망해 봅니다. 물론 그녀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시대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겠지요. 덕혜옹주가 좀 더 인간적이고, 좀 더 영악하기를 바라는 것은 저의 과도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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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세라 2010-11-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았습니당^^
 
춘천옥 능수엄마 - 춘천옥 성공 리얼스토리
김용만 지음 / JANA문학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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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크게 능수엄마라고 불리는 여종업원입니다. 춘천옥 식당의 사장은 능수엄마를 지켜보는 입장에 서서, 소설의 화자가 됩니다. 능수엄마는 친절한 태도와 아름다운 미모로 춘천옥의 대표 여종업원이 됩니다. 하지만 교양이 높지 않고 성격이 좋지 못하여, 동료인 미스 강이라는 사람과 자주 다투게 됩니다. 한번은 화투에서 빠져 식당에 무단으로 결근하기도 합니다. 사장은 고기 써는 대칼을 가져오게 하여 능수엄마의 오른쪽 손목을 자르려고 합니다. 겁먹은 능수엄마의 남편이 싹싹 빌고 나서야 능수엄마는 겨우 용서를 받습니다.
왜 사장은 능수엄마에게 이렇게 모질게 대했던 것일까요? 사실 사장도 대구에서 노름을 하다 망한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장은 자신이 도박 때문에 망했던 것을 떠올렸기 때문에 능수엄마에게 모질게 대한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장이 능수엄마의 육체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도, 좀 더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 것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장은 능수엄마를 단순한 종업원이나 ‘몇 번 부려 먹고 버릴 사람’ 정도로 여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사장은 능수엄마의 근로미(勤勞美)를 숭배하기 까지 합니다. 춘천옥 사장은 능수엄마의 묘비에 이런 글도 새겨 넣을 사람입니다. “이 시시한 대중문화 시대, 이 절망적인 기회주의 시대에 / 인간답게 살다간 위대한 여성 여기에 잠들다.” 사장에게 능수엄마는 꽃가루로 가득 채워진 ‘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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