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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옥 능수엄마 - 춘천옥 성공 리얼스토리
김용만 지음 / JANA문학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크게 능수엄마라고 불리는 여종업원입니다. 춘천옥 식당의 사장은 능수엄마를 지켜보는 입장에 서서, 소설의 화자가 됩니다. 능수엄마는 친절한 태도와 아름다운 미모로 춘천옥의 대표 여종업원이 됩니다. 하지만 교양이 높지 않고 성격이 좋지 못하여, 동료인 미스 강이라는 사람과 자주 다투게 됩니다. 한번은 화투에서 빠져 식당에 무단으로 결근하기도 합니다. 사장은 고기 써는 대칼을 가져오게 하여 능수엄마의 오른쪽 손목을 자르려고 합니다. 겁먹은 능수엄마의 남편이 싹싹 빌고 나서야 능수엄마는 겨우 용서를 받습니다.
왜 사장은 능수엄마에게 이렇게 모질게 대했던 것일까요? 사실 사장도 대구에서 노름을 하다 망한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장은 자신이 도박 때문에 망했던 것을 떠올렸기 때문에 능수엄마에게 모질게 대한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장이 능수엄마의 육체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도, 좀 더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 것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장은 능수엄마를 단순한 종업원이나 ‘몇 번 부려 먹고 버릴 사람’ 정도로 여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사장은 능수엄마의 근로미(勤勞美)를 숭배하기 까지 합니다. 춘천옥 사장은 능수엄마의 묘비에 이런 글도 새겨 넣을 사람입니다. “이 시시한 대중문화 시대, 이 절망적인 기회주의 시대에 / 인간답게 살다간 위대한 여성 여기에 잠들다.” 사장에게 능수엄마는 꽃가루로 가득 채워진 ‘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