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런던의 히스로우 공항에 도착해 피웠던 첫 담배의 맛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첫 장을 펼쳤을때 나온 첫 글이다. 이 글은 순간 나를 사로잡았고 이 첫 느낌이 책 전체를 읽을 때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이 첫마디에 사로잡혔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끝낼 때까지 한 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되어버리는 마술과도 같은 글입니다. 두번에 걸친 유럽여행과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 감상했던 그림들, 자신의 삶을 교차시키며 너무나 수려하게, 그러나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최영미씨의 글은 그저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더군요. 시중에 나오는 수많은 기행문들을 읽었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웠던 저에게 이 책은 성서와도 같은 소중하고도 경건한 느낌마저 주었습니다. 과연 이 분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어떻게 여행할 수 있었을까. 여행을 좋아하는 저에게 그동안 나는 무슨 생각으로 여행을 했나 부끄럽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적극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