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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엑스트라바간자 [한글자막] - 베르비에 음악제 10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
키신 (Evgeny Kissin) 외 / 소니뮤직(DVD)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런 실황은 사서 보는 게 결국은 이득이란 게 평소의 지론.
미디어와 통신의 발달을 쌍수 들고 환영할 때는 바로 이런 때다.
클래식이나 오페라, 연극 등 과거 소수 있는자들을 위한 고급 유흥거리가 일반 서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다 기록장치의 발달 아니겠는가.
마음이야 스위스 베르비에로 날아가 그 현장에서 팔딱팔딱 뛰는 생생한 콘서트를 두 눈으로, 두 귀로, 오감, 육감 다 동원해서 즐기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 가까운 일본도 힘든 판에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근 5년 전에 큰 맘 먹고 갖춰놓은 홈 씨어터 덕에 그나마 그럭저럭 맛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 해야겠지.
오프닝 크레딧부터 두근두근이다.
익숙한 몬스터들의 얼굴들이 하나 하나 스쳐지나가는데, 스위스 베르비에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 얼굴들에 묻혀버린다.
이윽고 시작하는 모짜르트 4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 세상에 아르헤리치와 키신의 협연이라니 ;ㅁ; 아이고, 이런 근사한 광경을 어디가서 또 볼 수 있을까나. 근데 아르헤리치 아줌마, 젊었을 때보다 많이 착해진 얼굴;;; 하핫, 모님 덕에 아르헤리치를 알고 그녀의 치열한 쇼팽을 듣고 반했는데, 영화 오라버니는 무션 아줌이라며 연주는 좋지만 인간성이 별로라고 에비에비하는 것을, 친구도 아닌데 그녀의 인간성이 어떨지 어떻게 아냐며 발끈, 난 연주만 좋으면 다 좋아~♡라는 오묘한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각설하고 아르헤리치 여사님과 우리의 키신 옵빠의 연주는, 그저 두 사람이 이따금 한번씩 눈빛을 교환하며 미소를 나누기만 해도 행복하기만 했다.
개인적으로 몹시나 좋았던 것은 급조된 해피버스데이 오케스트라(웃음)의 해피 버스데이 변주곡들.
세상에 저렇게 유쾌한 변주곡이라니. 한 마디로 향연이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여전히 잘 웃는 장영주는 참으로 예뻤고(하지만 연주활동을 오래하면 왜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가들은 좀 느끼해지는 걸까?) 은근히 기돈 크레머와의 친근함이 드러나서, 괜히 흐흠~하며 지켜보고,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아저씨! 아저씨 골드베르그 베리에이숑 디게 좋아해요;ㅁ;), 미샤 마이스키등과 함께 즐겁과 화사한 협연을 보여준다. 처음엔 기본 테마를 간단히 소개하고 나서(웃음) 하이든 풍으로, 베토벤 곡과 더불어, 그리고 탱고 리듬에 맞춰, 앤드 마지막으로 집시풍의 헝가리 차르디쉬로 마무리하는 연주 릴레이에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저런 생일 축하 노래 받으면, 황홀해서 잠 다잔다.
전체 연주곡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바흐의 4대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아아, 정녕 황홀했다. 해피버스데이 오케스트라와 아르헤리치, 키신, 르바인, 플레트네프가 함께 하는 바흐라니.
시작부터 감동에 취하는 나머지 어쩌구 저쩌구 분석할 틈 없었다.
그냥 몸으로 느끼고 귀로 즐기고 눈으로 황홀해하면서 빠져들었음 ;ㅁ;
나중에 또 들어야지!
그리고 이어지는 8대의 피아노가 화려하게 협연하는 연주곡들.
크으, 개인적으로는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 가장 좋았다. 특히 젊은 연주가들을 많이 비춰주는데, 나의 사랑 키신과 너무 나대는 랑랑의 손가락이 부러질 듯 파워풀하게 뿜어내는 에너지가 그대로 클라이막스로~~(쓰러짐).
근데 랑랑, 얘 왜 이렇게 튀냐? 보니까 재미난 게 개 중에 그래도 젊은 장영주, 키신, 랑랑의 옷차림이 다른 연주가들과 차이가 졌다. 장영주는 화려한 반짝이 드레스를, 키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크림색 턱시도, 그리고 랑랑은 파란색 실크의 중국풍 의상을 입고 나왔는데, 나름 베리에이션이고 기획이란 생각이 들어 재미났다. 그런데 랑랑! 얘 키신 옆에 바로 앉아서 카메라가 참 많이도 비춰주는데... 아, 그래! 만일 노다메가 연주하면 요런 스타일이 아닐까 싶게 연주한다(웃음) 어쨌든 정말 튄다. 만화에 나올법한 음악에 취해 캐오버해서 연주하는 스타일. 조신하게 앉아서 차분히 연주하는 키신과 어찌나 대조가 되는지. 눈도 왕방울처럼 떴다가 막 눈을 감고 감정에 취했다가, 대따 웃긴다. 혼자만의 연주였으면 그래도 귀엽게 봐줬을텐데 이 놈 땜시 키신이 자주 나오질 못해서(이, 이쁜 녀석 ;ㅁ;) 괜히 미워짐.
왕벌의 비행은 기대는 가장 많이 했는데(곡의 특성상 그 붕붕 거리는 소리가 8대의 피아노로 펼쳐질 때의 장관을 막 황홀하게 상상했음) 역시나 쓸데 없는 망상적 기대 탓에 감동은 쫌 반감. 예상외로 좋았던게 stars and stripes와 한물 흘러간 파퓰러 곡들의 변주곡들. 유쾌하고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연주하는 이들도 부담없이 즐기면서 연주하는 게 보여서 좋았다.
근디 타이틀에 문제가 있는 건지 원래 그런 건지,
9번째 트랙에서 10번째로 넘어갈때 듀얼레이어라서 그런건지 화면 멈춤이 생기는데,
문제는 그냥 멈추기만 하는게 아니라 막 지직댄다는 거.
두번째는 스페셜 피처로 제작과정을 보는데 르바인의 인터뷰 한참 하다가 뚝 끝난다;;; 이거 원래 이런 건지 어떤건지. 알라딘에 문의는 해놨는데 품절로 되어있어 좀 걱정;;;; (-> 오 이유를 알았다. Pal 방식 dvd를 NTSC로 전환하면서 생긴 문제란다.. 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