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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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고 말하며 시몽은 전화를 끊었다. 전화박스를 나오면서 그녀는 화장실의 거울 앞에서 기계적으로 머리에 빗질을 했다. 거울 속에는 방금 누군가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들은 얼굴이 있었다.

그녀의 귀에 대답하는 그녀 자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다시피 나는 경솔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스물 다섯 살이야. 당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진 않았지만, 앞으로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진 않아. 당신은 내 인생의 여인이고, 무엇보다 내게 필요한 사람이야. 나는 알아. 당신이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신과 결혼하겠어."

그의 품 안에서 사랑을 속삭였고, 때로는 아주 능란한 연인이나 어린아이만이 끌어낼 수 있는 몸짓, 그녀 자신도 그 강도를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소유욕에 찬 동시에 그 모든 소유가 덧없다는 생각에 두려워하는 그런 몸짓으로 그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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