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몇 평자들은 카메라의 객관성을 문학 작품 속에 빌려왔다고 하여 로브그리예의 문학을 '객관적 문학'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메라가 결코 객관적이지 않듯, 시선도 객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시선은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시선이야말로 인간의 욕망에 철저하게 종속된 감각이다. 여기서 불어 단어 objective는 '객관적인'과 '대물렌즈'라는 두 가지 뜻 사이에서 미묘한 역설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