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경제를 파탄으로 몰았는가
이교관 지음 / 동녘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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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IMF체제라고 하던 시절이 지난간지도 꽤 지났다. 하지만 그 때보다 우리의 수준이 많이 나아졌냐고 하면 그것은 의심스럽다. 아직도 우리의 모습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어쩌면 더 나빠졌다. 청년실업은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구멍난 독에 물을 붇는 것처럼 어떠한 처방에도 약효가 먹히지 않는다. 경제!경제! 외치지만 그럴수록 희망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고, 우리의 아픈 현실만 상기시켜주는 것 같다.


왜 이런 현실이 온걸까? 누가 이렇게 만들었던 것이고, 언제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걸까? 그걸 연구하고 책으로 쓴 사람이 한국에서 가장 탄압받는 기자중 한사람으로 선정된 이교관이다. 그는 왜 우리가 IMF체제에 들어가야했고, 왜 그렇게 한국국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을 전체적인 면에서 알려준다. 그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처럼 보이기도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왠지 잘 꾸며진 소설처럼 구조가 탄탄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허구의 소설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그럼 누가 한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았는가?


우선 나의 생각은 부실경영을 일삼는 재벌기업들과 사치와 향락에 빠진 국민들이라고 생각하고 거기다 약간으로 초국적기업의 초단기기금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미디어에서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사치를 문제 삼고, 국민성 등을 많이 문제 삼았다. 일찍 터트린 샴페인이라고 하면서 그 전부터 자주 예견이 되어왔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에게 '한국경제 파탄이 나에게 있구나 반성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맞다. 나도 잘못하고 국민들도 모두 잘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경제파탄의 원인에 넣는다면 가장 밑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가 한국경제를 파탄으로 몰았는가? 그 대답은 명쾌하다. 미국이다. 미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월가의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합작이라는 것이다. 말만 들으면 음모론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저자는 체계적인 논리로 이를 뒷받침해준다. 일본, 한국등이 IMF에 맞선 금융기구 창립에 반대하고, 한국의 금융개방을 위해, 그리고 미국의 부의 원천인 금융자본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국을 파탄의 지경으로 몰았던 것이다. 그 내부사정은 아주 쪼잔하면서도 치밀한 이익에 우선을 둔다.


이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만약 저들의 이익이 군사적인 것으로 해결할려고 했다면, 그래서 북한을 군사력으로 침공하여 이익을 대변했다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한편으로 생각해본다. 다행히(?) 그 군사력에 의한 이익은 이라크에서 얻으려는 모습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알수록 두려운 나라이다. 다른 이데올로기도 아닌 오직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돈에 눈이 멀었기때문에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환자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힘이 있는 환자이기에 더 두렵다.


미국이 한국의 외환위기에 강력한 역활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한가지 이유로만 돌릴 수는 없다. 내부적인 이유도 있다. 문제는 알면서도 고칠 수 없었던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그리고 이리저리 표만 보고 정권의 이익만 보던 정치인들에게도 큰 원인이 있다. 그들이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거머리에게 피를 보이지 않으면 거머리는 붙어도 신경쓸바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피를 보였으니 그들이 피를 빨아가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내면을 알면 알수록 내 가슴이 아팠다. 세계경제공황은 공부하면서 자칫 한국의 공황은 보지 못하는 경제를 공부할 뻔했다. 아직도 우리의 경제체제는 미국식이다. 미국의 주류경제학속에 속해있지만, 연구자료와 통계, 그리고 교수님들의 박사학위조차도 그들의 경제모습을 보고 논문을 작성한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는 알 수가 없는 것이고, 누구하나 한국경제에 대해서 책임질 사람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 내가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뜻있는 지식인들의 움직이는 모습이 기대된다. 한국적인 경제학, 우리체질에 맞는 경제학, 허준처럼 우리체질에 맞는 처방을 내릴 경제학자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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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05-11-21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체질에 맞는 경제학' 언제 나올런지 기다려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http://blog.naver.com/ritter13/20006044726